최종편집 2024-04-16 17:57 (화)
하늘 뒤덮는 매연이 선박에서 ... 제주항, 대기오염 괜찮나?
하늘 뒤덮는 매연이 선박에서 ... 제주항, 대기오염 괜찮나?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4.02.16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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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제주항에서 상당히 많은 매연 뿜는 선박 확인돼
"매연 내뿜어대는 선박, 상당히 많아 ... 화물선이 심해"
지난 13일 제주항에 정박한 한 선박에서 상당한 양의 새까만 매연이 배출되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지난 13일 제주항에 정박한 한 선박에서 상당한 양의 새까만 매연이 배출되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지난 13일 오후 제주항 서부두 방파제를 걷던 A씨는 제주내항에서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화재라도 발생한 듯 새까만 연기가 배에서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 연기는 하늘을 뒤덮을 듯 피어오르고 있었다.

13일은 구름 한 점 없이 선명하게 맑은 날이었기 때문에, 그 새까만 연기는 푸른 하늘과 더욱 대비돼 보였다. 하지만 화재는 아니었다. 그 새까만 연기는 선박의 배기가스 배출구에서 뿜어지고 있었다. 선박의 배기가스, 흔히 말하는 '매연'이었다. 

선박이 뿜어대는 엄청난 양의 검은 매연을 보던 A씨는 "너무 새까만 매연이 뿜어져 나오는 것 보다보니 무섭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거대한 화물선이 뿜어대는 매연이 어느 정도인지를 수치로 파악하면, A씨가 말한 "무섭다"는 언급이 단순히 막연한 감정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지난 13일 제주항에 정박한 한 선박에서 상당한 양의 새까만 매연이 배출되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지난 13일 제주항에 정박한 한 선박에서 상당한 양의 새까만 매연이 배출되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대기오염물질은 크게 산불 등의 자연적 요인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사람들의 다양한 활동 과정에서 만들어져서 대기중으로 배출되며, 크게는 제조업 분야에서의 공장가동과 이동수단의 가동 등에서 발생한다. 

아울러 이동수단의 경우는 도로 위를 주행하는 차량이 주가 되는 '도로이동오염원'과 철도 및 항공, 선박, 건설장비 등이 주가 되는 '비도로이동오염원'으로 나누기도 하는데, '비도로이동오염원'이 대기오염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한 편이다. 

제주도가 2020년 12월 수립한 '제주특별자치도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를 위한 세부시행 계획'에 따르면 제주의 경우 '미세먼지'를 뜻하는 PM10의 배출에서 비도로이동오염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9.5%에 달한다. 도로이동오염원이 미세먼지 배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2%인 것을 고려하면, 차량 등보다 항공기나 선박, 건설장비 등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의 양이 더욱 많은 샘이다. 

'초미세먼지'를 뜻하는 PM2.5의 배출에서 비도로이동오염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진다. 제주도내 초미세먼지 배출에서 비도로이동오염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8.9%다. 제주에서 만들어지는 초미세먼지의 약 3분의1이 항공기나 선박, 건설장비 등에서 만들어진다. 초미세먼지 배출에서 도로이동오염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비도로이동오염원의 절반 이하인 12.8%다. 

비도로이동오염원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배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건설장비'이지만, '선박'에 의한 배출도 상당한 수준이다. 비도로이동오염원에서의 총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배출량 중 선박의 비중은 각가 39.7%와 39.3%다. 비도로이동오염원이 배출하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10분의 4가 선박에서 나오는 것이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이외에 '탄소' 배출의 경우는 선박보다는 항공기에서의 배출 정도가 더욱 높지만 그 외에 질소산화물이나 휘발성 유기물질 등 주요 대기오염물질의 배출에선 선박의 비중이 항공기 비중을 압도한다. 

이외에 대형 선박 1척이 배출하는 탄소가 자동차 7만대, 질소산화물은 자동차 200만대, 미세먼지는 자동차 250만대가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을 정도다. 

한편, 제주도내에서 선박의 이동이 가장 많은 곳이 제주항이다. 2021년 기준 제주도내 전체 해운화물수송량에서 제주항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1%에 달한다. 화물 운송만이 아니라 여객운송 분야에서도 제주항의 비중이 상당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제주외항 전경.
제주외항 전경.

이렇듯 상당한 양의 선박이 제주항을 이용하고 있는 가운데, 선박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정도를 생각하면 제주항 인근의 대기오염도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군다나 제주항에서 A씨가 목격했던 새까만 매연을 내뿜는 선박과 같이 매연을 내뿜는 선박이 상당히 많다는 증언도 나온다. 

제주항에서 근무하는 B씨는 <미디어제주>에 "많은 선박들에서 매연이 배출되고 있다"며 "그 중에서 유독 화물선에서 많은 매연이 배출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매연을 볼 때마다 불편한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A씨 역시 매연이 배출되는 선박을 목격하고 제주해양경찰에 이를 신고했지만, 해경에서는 "통상적으로 이 정도의 매연이 배출된다"는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전했다. 

지난 13일 제주항에 정박한 한 선박에서 상당한 양의 새까만 매연이 배출되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지난 13일 제주항에 정박한 한 선박에서 상당한 양의 새까만 매연이 배출되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선박에서 유독 새까만 매연이 배출되는 것은 일각에서는 '연료'의 문제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선박이 사용하는 연료는 '벙커C유'로 연료다. 벙커C유는 연소시 대기오염물질 배출의 주 원인으로 판단되는 황 함류량이 다른 연료에 비해 높기 때문에, 연료로 사용되는 기름 중에서도 가장 많은 불순물을 배출하는 기름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항만지역 등 대기질 개선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022년 1월1일 이후 선박연료류의 황함류량 기준이 0.1% 이하로  할 것으로 규정되고 있다. 이 기준을 넘어서는 연료유를 사용하다 적발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제주항에서의 선박 연료에 대한 점검은 미비하게 이뤄지고 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제주항을 오가는 수많은 선박 중 불과 41척에 대해서만 점검이 이뤄졌다. 2023년과 2022년에는 각각 겨우 9척에 대해서만 점검이 이뤄졌고, 2021년 13척, 2020년 6척, 2019년에 4척에 대해 점검이 진행됐다. 이 중 기준치를 넘어선 연료를 사용해 적발된 선박은 모두 4척이다. 

제주도정 차원에서도 제주항의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대책은 아직까지 단 하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바로 '고압육상전원공급설비(AMP)'의 설치다. 

AMP는 선박이 항만에 정박할 시 선박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 정박하고 있는 동안 '벙커C유'를 연소하지 않을 수 있게 하는 장치다. 제주외항에 3개, 제주내항에 모두 7개가 설치돼 있다. 

제주도는 올해 5월까지 모두 17억원을 투입, 5개의 AMP장치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외에 다른 대책은 전무하다. 제주항에서 선박들이 얼마나 많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는지에 대한 현황 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주항 인근의 대기질이 어떤지, 혹은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의 배출량이 어느 정도인지도 알 수 없다. 제주도내에서 미세먼지 측정이 이뤄지는 곳은 제주시 6곳과 서귀포시 5곳 등 모두 11곳인데, 한림과 성산 등 항만시설이 들어선 곳에서의 측정도 이뤄지지만, 이를 제외하면 모두 인구가 밀집된 내륙지역이다. 

수많은 선박이 제주항을 오가면서 매연을 내뿜고 상황이라 제주항 인근의 대기질이 날이갈수록 악화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선박에 대한 점검은 물론 대기오염정도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조사 등도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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