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종합] 낚싯줄에 고통받던 제주남방큰돌고래, 급박했던 구조작전
[종합] 낚싯줄에 고통받던 제주남방큰돌고래, 급박했던 구조작전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4.01.30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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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돌고래 긴급 구조단, '종달' 구조작전 진행상황 공개
1월2일 긴급회의 이후 속전속결로 구조작전 승인 및 실행
2.5m 낚싯줄 제거 성공 ... 향후 기상상황 등이 변수로 남
제주돌고래 긴급 구조단이 낚싯줄에 몸이 엉킨 남방큰돌고래 '종달'에 대한 구조에 나서고 있다. /사진=제주돌고래 긴급 구조단. (무단복제 및 베포, DB화 금지)
제주돌고래 긴급 구조단이 낚싯줄에 몸이 엉킨 남방큰돌고래 '종달'에 대한 구조에 나서고 있다. /사진=제주돌고래 긴급 구조단. (무단복제 및 베포, DB화 금지)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낚싯줄 등에 걸린 야생이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구조작업이 이뤄지는 가운데, 일부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다만 앞으로 기상상황 등이 악화되는 등의 변수가 있어서, 이어지는 구조작업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핫핑크돌핀스와 해양다큐멘터리 이정준 감독,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마크(MARC) 등으로 구성된 '제주돌고래 긴급 구조단'은 지난해 몸에 낚싯줄이 엉킨 상태로 발견된 어린 남방큰돌고래 '종달'에 대한 구조 진행상황을 일부 공개했다. 

종달이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해 11월1일이었다.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인근 해역에서 꼬리에 뭔가가 걸린 상태로 헤엄을 치고 있는 모습이 제주대 돌고래연구팀에 의해 관찰됐었다. 

같은해 11월8일에도 해양다큐멘터리 이정준 감독이 종달리 앞바다 등에서도 이 남방큰돌고래의 주둥이와 꼬리 등에 낚시줄 등이 걸려 있는 모습을 포착하기도 했다. 당시 이 어린 남방큰돌고래를 발견한 이정준 감독 등이 이 돌고래에게 '종달'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해양다큐멘터리 이정준 감독이 지난해 촬영한 '종달'의 모습. /사진=제주돌고래 긴급 구조단.
해양다큐멘터리 이정준 감독이 지난해 촬영한 '종달'의 모습. /사진=제주돌고래 긴급 구조단.

이 이후에 종달에 대한 모니터링이 진행되면서 종달의 상태가 보다 명확하게 알려졌다. 꼬리에 걸려 있는 것이 낚싯줄인 것으로 확인됐고, 나아가 이 낚싯줄이 꼬리만이 아니라 종달의 몸 전체에 걸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둥이에 낚시바늘이 걸렸고, 이 낚시바늘에서 시작된 낚싯줄이 종달의 몸통을 지나 꼬리까지 엉켜서 늘어진 것이었다. 더군다나 이 낚싯줄이 몸을 파고 들고 있는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돌고래 긴급구조단은 이 상태로는 종달의 생존이 앞으로 더욱 힘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해양수산부에 종달의 현재 상황에 대해 전달했고, 올해 1월2일 해수부와 제주도, 돌고래 긴급구조단 등이 모인 긴급회의가 마련됐다. 이 이후 3주만에 구조계획이 해수부를 통과했고, 지난 24일 제주도로부터 종달에 대한 구조작업 승인이 떨어졌다. 

몸통에 낚시줄이 걸린 상태로 헤엄을 치고 있는 남방큰돌고래 '종달'./사진=제주돌고래 긴급 구조단.(무단 복제 및 배포, DB화 금지)
몸통에 낚시줄이 걸린 상태로 헤엄을 치고 있는 남방큰돌고래 '종달'./사진=제주돌고래 긴급 구조단.(무단 복제 및 배포, DB화 금지)

해수부는 당초 이 종달과 관련해서 최대한 서둘러서 2~3개월 안에 계획을 마련하고 실행 나선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 늦어도 4월 안에는 구조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구조단에서 종달이 현재 상황에서 4월까지 버틸 수 없을 것이라 판단했고, 이에 대해 해수부에 적극적으로 알린 결과 3주만에 구조계획 마련과 최종 승인까지 이뤄지는 초고속 절차 진행이 이뤄지게 됐다. 

돌고래 긴급구조단은 이 구조작업 승인 직후 기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종 승인 절차가 이뤄지기 전부터 구조에 사용할 선박 등을 준비했고, 종달과의 친근감 형성에 나섰다. 

이어 최송 승인이 이뤄지고 바로 구조 작업에 돌입, 29일 꼬리에 늘어져 있던 낚싯줄을 제거할 수 있었다. 선박 위에서 칼날이 부착된 장대를 가지고 종달에게 접근, 장대 끝의 칼날로 낚싯줄을 잘라내는 방법을 사용했다. 

종달의 꼬리에 늘어져 있던 낚싯줄은 길이만 2.5m에 해조류 등이 붙어 자라나 점차 무게가 무거워지고 있었다. 종달의 헤엄을 방해할 수 밖에 없었다. 

이 낚싯줄을 제거하자 종달의 움직임은 눈에 띄게 좋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헤엄 속도가 예전에 비해 더욱 빨라졌으며 더욱 깊은 바다까지 잠수를 했다. 

29일 종달의 몸에서 제거된 낚싯줄. /사진=제주돌고래 긴급 구조단.
29일 종달의 몸에서 제거된 낚싯줄. /사진=제주돌고래 긴급 구조단.(무단 복제 및 배포, DB화 금지)

구조단은 30일에도 종달에 대한 구조를 지속, 종달의 몸통에 엉켜 있던 낚싯줄을 제거하려 했지만, 종달이 움직임이 더욱 빨라진데다, 기상상황까지 악화되면서 추가적인 낚싯줄 제거는 성공하지 못했다. 

구조단은 향후 기상상황 등을 고려하면서 추가 구조에 나설 방침이다. 2월 중에는 종달의 몸에 엉킨 낚싯줄을 모두 제거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종달의 구조를 위해 현재와 같은 칼날 달리 장대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직접 물 속에 들어가 제거를 한다거나, 가두리 형식의 그물을 이용해 종달을 포획한 후 제거를 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구조단 역시 이 방안들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사람이 직접 물 속에 들어가는 방법에 대해선 "사람이 물 속에서 돌고래를 따라다니면서 낚싯줄을 제거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며 "물 속에선 사람이 안정적으로 몸을 가누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동물에게 다가가는 것이 상당히 조심스럽고 위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과 같은 구조작업은 국내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번 구조 작업이 앞으로 하나의 선례로 남게 될텐데, 사람에게도 위험하지 않고 돌고래에게도 최대한 덜 위협적인 방법으로 계획을 짜야했다. 특히 현재 제주의 바다 환경이 사람이 들어가기에는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두리 그물 등을 활용한 방법에 대해서도 "시간이 급박했다"며 "가두리 등을 사용할 수도 있었지만, 종달의 건강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는 상황이었고, 구조를 위한 준비기간을 길게 잡기에는 위험했다. 이 때문에 현실적으로 돌고래에게 가장 필요하면서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구조 방안이 필요했고, 이 때문에 현재 방안이 선택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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