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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천지연 담팔수, 대부분 고사돼 보전 위험
천연기념물 천지연 담팔수, 대부분 고사돼 보전 위험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4.01.15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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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팔수, 국내에서 제주에서만 자생 ... 천연기념물 지정
지난해 조사 결과 천지연 일대 어린 담팔수만 살아남아
"보존상태 매우 약해 ... 당장 정밀 조사와 조치 필요"
천연기념물 담팔수 자생지가 포함된 천지연 폭포 전경. /사진=문화재청.
천연기념물 담팔수 자생지가 포함된 천지연 폭포 전경. /사진=문화재청.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천연기념물인 제주 천지연 담팔수 자생지 내 담팔수 성목 대부분이 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지난해 진행한 '천연기념물 난대림 종합학술조사 용역'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천지연난대림의 일부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천지연 담팔수 자생지 내 거의 모든 담팔수 성목이 고사하고, 아직은 키가 작거나 새로 싹을 틔운 담팔수만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담팔수는 상록활엽수로 일본과 대만,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 자라고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제주도에서만 자생이 확인되는 나무다. 대체적으로 10m 내외로 자라며, 일부 나무는 이보다 더 크게 자라기도 한다. 푸른 잎사귀 사이사이로 1년 내내 빨간 단풍이 든 잎사귀가 드문드문 피어나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나무다. 

제주에서는 난대림 지대 곳곳에서 자라나는 것이 확인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제주가 담팔수 자생의 북방한계 지역이기 때문에 제주의 자생지는 특히 식물분포학상 높은 연구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은 가치를 인정받아 천지연폭포 일대 자생지 4995㎡의 면적이 1964년 1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해당 구역에서 '위기'가 감지된 시기는 2017년이었다. 잎이 누렇게 변하고 광합성에 문제가 생기면서 결과적으로 나무가 죽는 '위황병'을 유발하는 '파이토플라즈마' 세균에 감염된 것이 확인됐었다. 

제주에는 시내 곳곳에 가로수로 심어져 있기도 했지만, 2017년 이후 가로수로 심어진 담팔수 역시 위황병으로 인해 고사하면서 수많은 나무들이 잘려나가기도 했다. 

제주도는 이에 지속적으로 난대림 지대를 중심으로 담팔수 위황병 예방 나무 주사를 놓는 등 방제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방제에도 불구하고 최근 조사에서 천지연 난대림 내 담팔수 자생지의 담팔수 대부분이 고사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천제연 폭포내 건강한 담팔수(좌)와 천지연폭포 산책로 주변의 '파이토플라즈마' 세균에 감염된 담팔수의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천제연 폭포내 건강한 담팔수(좌)와 천지연폭포 산책로 주변의 '파이토플라즈마' 세균에 감염된 담팔수의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지난해 연구용역을 진행한 용역진은 "담팔수 자생지 내 거의 모든 교목성(5~6m 이상 자란 나무) 담팔수는 고사된 상태이고, 아교목상 내지 관목상(5~6m 이하 나무) 및 치수(어린 나무)가 자라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담팔수 자생지의 생육 및 보존상태가 매우 약해 위험한 상황"이라며 "자생지에 대한 정밀 조사와 당장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담팔수 자생지에 대한 위황병 매개충 방제를 연중 해야 하지만, 무태장어 서식지인 인접 하천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어 자생지 전반에 대한 약제 살포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담팔수만을 대상으로 국부적인 방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역진은 나아가 "담팔수 자생지에 대한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홍보로 인식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외에도 "자생지 이외에 가로수로 식제한 담팔수 및 천연기념물인 제주 강정동 담팔수에서도 모두 파이토플라즈마 감염이 확인돼 이에 대한 장기적인 집중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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