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6 10:23 (금)
제주의 '굴러온 복덩이' 김창훈
제주의 '굴러온 복덩이' 김창훈
  • 김한철 인턴기자
  • 승인 2007.11.27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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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력 부재'로 고민했던 제주 유나이티드는 시즌 후 트레이드와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많은 수비 자원을 영입했다. 팀 전력이 향상되는 것에 대해 김현태 수석 코치는 "내실있는 팀이 구성되고 있다"며 득의의 미소를 짓고 있다.

무엇보다도 김현태 수석 코치를 흐뭇하게 하는 것은 바로 '굴러들어온 복덩이' 김창훈(20)의 가세다. 제주는 지난 15일 열린 '2008 K리그 신인 선수 선발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고려대 재학 중인 측면 수비수 김창훈을 지명하는 행운이 뒤따랐다. 김창훈은 애초 1라운드에 지명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뜻밖에 제주의 품으로 들어오면서 팀 관계자들을 흐뭇하게 했다.

김현태 수석 코치는 "사실 1라운드에서 지명되리라 생각했는데, 2라운드에도 남아 있기에 뽑았다" "팀의 취약 포지션인 측면 수비의 해결책이 될 수 있는 유능한 선수"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왼발잡이인 김창훈은 베어벡 감독 시절 올림픽대표팀에 깜짝 발탁되어 화제를 안겼던 선수이다. 왼쪽 윙백과 측면 미드필더를 소화할 수 있다. 현재도 올림픽대표팀을 오가며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유망주다.

아직 앳된 스무 살의 청년 김창훈, 온갖 세상 일에 관심을 쏟고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을 때이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김창훈의 얼굴에서는 제법 승부 근성이 배어났다. 그에게 프로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

▲ 또 다른 출발점

김창훈은 올해 가장 기억나는 순간으로 올림픽대표팀 승선이 아닌 신인 선수 선발 드래프트를 떠올렸다. 김창훈은 이제 막 시작하는 위치에 있다. 그의 제주 입단은 자신의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접근 방법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드래프트 순위는 그리 중요치 않다. 인생에서 출발점은 각자 다르다. 중요한 건 얼마나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느냐에 있다. 먼저 제주 유나이티드에 입단해 기분이 좋다. 젊은 팀이기 때문에 나에게 좋은 기회를 많이 줄 것으로 보인다. 후회 없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

"섬 생활은 처음 경험하는 일이다. 오히려 이런 점이 새롭게 각오를 다지게 하는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 일단 클럽 하우스 시설도 예상보다 너무 만족스럽고, 여러모로 축구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잘 마련되어 있다. 축구에 집중하기에 최적의 조건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김창훈은 동료와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하지만 컨디션 난조로 때문에 훈련장에서 자리를 비우게 돼 눈치도 보인다. 그라운드에서 축구를 할 때만큼 즐거운 시간이 없기 때문. 조만간 동료와 함께 경기장에 설 생각만 해도 고단함이 그새 달아난다.

"가벼운 부상 중이라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너무 아쉽다. 시작이 반인데,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도록 앞으로 노력할 것이다. 서둘지 않고 몸조리를 잘해 좋은 컨디션으로 훈련에 참가해 선배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도록 할 것이다."

▲ 내 꿈은 현재 진행형

김창훈의 플레이는 아직 미완성이지만 칭찬이 자자하다. 제주 유나이티드 정순기 단장은 "우리 팀에 왼쪽 수비가 다소 취약한데 김창훈이 이번 드래프트에 참가한 선수 중 왼쪽 수비수로는 최고의 기량을 가지고 있다. 경기 운영 능력과 판단력이 뛰어난 선수다"이란다.

"다른 건 몰라도 오버래핑 하나만큼은 자신 있다"는 김창훈은 역습 시 돌파하며 크로스를 올리는 측면 수비수로 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하지만, 박성화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아직 어리기 때문에 체력을 끌어올려야 하고, 공격력에 비해 수비력이 부족하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오버래핑과 크로스는 내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다. 이에 비해 수비력은 아직 부족하다. 올림픽대표팀에서 포백라인을 담당하고 있지만 아직 실수도 많고 배울 게 많다. 앞으로 이를 보완해서 제주 수비의 기둥으로 우뚝 자리 잡고 싶다."

귀여운 이목구비의 김창훈에게 다음 시즌 제주의 '차세대 꽃미남 스타'로 뜰 것 같다고 하자, 그는 "말도 안 되지만, 기분은 좋다"며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마추어 때는 좋은 선수로 평가받았지만, 프로에는 나보다 실력이 나은 선수들이 즐비하다. 올림픽 대표팀에서 뛰면서도 경험, , 수비 등 여러 부분에서 부족한 게 많다는 걸 절실하게 느꼈다"며 자신의 과제를 설정하기도 했다.

"부상 없이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이라고 다음 시즌 각오를 밝힌 김창훈. 과연 1년 뒤엔 어떤 모습일까. "앞으로 제주의 베스트일레븐이 된다면 정말 좋겠지만, 어느 자리라도 제 몫을 다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경기장에 나설 때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만큼 최선을 다해 뛸 것이다. 많은 제주팬이 경기장에 와서 신예의 활약을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제주유나이티드FC 홍보담당 한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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