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한라산 사유지 매입, 2026년 목표 달성 사실상 불가능?
한라산 사유지 매입, 2026년 목표 달성 사실상 불가능?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4.01.03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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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국립공원, 올해 사유지 10만㎡ 매입에 10억 투입
2026년까지 전체 259만8000㎡ 목표 ... 38.7% 달성
목표 달성 사실상 불가능 ... 앞으로 10년 이상 걸릴 수도
눈에 덮힌 한라산 정상 백록담 풍경. /사진=미디어제주.
눈에 덮힌 한라산 정상 백록담 풍경.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한라산국립공원 내 사유지 매입이 올해도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수년 동안 좀처럼 사유지 매입이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한라산국립공원 측이 당초 목표로 설정했던 2026년까지의 모든 사유지 매입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지난 2일자로 '2024년도 한라산국립공원 사유지 매수계획 공고’를 내고 올해 국립공원 내 사유지 10만㎡를 매입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투입되는 예산은 10억원이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가 국립공원 내 사유지 매입에 나선 것은 2015년부터였다. 공원자원을 보전하고 자연생태계 훼손을 예방하면서 동시에 토지 소유자의 사유재산권 제한에 따른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2026년까지 151억5900만원을 투입, 국립공원 전체 면적의 1.7%에 해당하는 사유지 259만8000㎡를 구입한다는 목표였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이를 위해 매해 사유비 매입계획을 공고하고 토지소유자의 매도승낙서를 제출받은 뒤 해당 토지의 면적 범위 내에서 환경부 균형발전특별회계 예산으로 사업비를 편성, 협의 매수 절차를 거치고 있다.

하지만 목표로 한 2026년까지 불과 2년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의 매입 진도는 상당히 부진한 상황이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입량은 100만6000㎡ 정도로 전체 목표량의 38.7%에 불과하다. 

특히 2022년의 경우 당초 매입 목표는 22만7000㎡였지만, 실제 매입량은 목표의 28.1%에 불과한 6만4000㎡ 가량이었다. 

지난해에도 모두 10만㎡를 매입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이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지난해 매입량은 7만㎡였다. 

이처럼 한라산국립공원내 사유지 매입이 지지부진한 것은 국립공원내 사유지가 공동지분으로 돼 있는 것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사유지가 많은 편인데, 이 경우 한 소유자가 '팔겠다'고 나서도 다른 소유자가 '파는 것에 반대한다'면서 사유지 매입에 제동을 거는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 국립공원 내에 토지이다보니 상대적으로 토지 가격이 낮을 수 밖에 없는 것도 국립공원관리소 측의 사유지 매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매입을 위해 책정되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보니, 토지주들이 파는 것을 꺼려하는 것이다. 

동시에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기대심리도 토지주들이 땅을 파는 것을 머뭇거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보인다. 해당 지역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어 사실상 개발이 불가능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의 전체적인 부동산 가격 상승에 힘입어 앞으로 국립공원 내에서의 땅값도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국립공원 측이 당초 세웠던 2026년까지의 모든 사유지 매입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매입 추세를 고려하면 전체 사유지 매입까지는 길게는 10년까지도 걸릴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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