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필리핀에서 펼칠 나눔에 가슴이 쿵쾅쿵쾅해요”
“필리핀에서 펼칠 나눔에 가슴이 쿵쾅쿵쾅해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3.12.23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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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꼼슬로 작은도서관, 청소년 주도 캠페인
23일 동광초 체육관에서 어른도 함께 참여
‘세계도시 외교 옷 나눔 환경캠페인’ 주제로
호꼼슬로 작은도서관에서 활동하는 '티나는제주 청소년기자'들이 필리핀에 보낼 옷가지를 정리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호꼼슬로 작은도서관에서 활동하는 '티나는제주 청소년기자'들이 필리핀에 보낼 옷가지를 정리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청소년이 주도하는 세계 평화의 섬 지정 18주년 기념 캠페인이 23일 하루를 뜨겁게 달궜다. ‘청소년이 이끄는 세계도시 외교 옷 나눔 환경캠페인’이라는 주제를 단 이날 캠페인은 청소년들이 사회를 보는 등 행사의 모든 걸 지휘했다.

캠페인은 호꼼슬로 작은도서관이 주최했고, 행사를 진두지휘한 이들은 이 도서관에서 활동하는 티나는제주 청소년기자들이다.

청소년기자들은 평화 골든벨도 열고, 필리핀에 보낼 옷을 상자에 나눠 담기도 했다. 행사장에 한가득 쌓인 옷가지를 정리하는 데만도 2시간 넘게 걸렸다. 이날 청소년들이 손을 댄 옷가지는 무게로만 따지면 족히 800kg은 된다.

개별 상자에 담긴 옷가지는 필리핀에 보내지고, 청소년기자들이 필리핀으로 직접 가서 플리마켓을 열고 싼값에 우리나라 옷을 판매할 예정이다. 여벌 옷이 없는 필리핀 지역의 사람들에게 좋은 옷을 아주 싸게 줄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건 물론이다.

청소년기자들의 봉사활동 소식이 알려지자 주변에서 옷가지를 무더기로 보내오기도 했다. 호꼼슬로 작은도서관과 이웃한 주민들이 보낸 옷도 있고, 단체도 힘을 보탰다. 아이들의 활동에 공감하며 옷가지를 보낸 단체는 소도리쟁이와 혼디로타리클럽 등이다. 체육관에 수북이 쌓인 옷은 분류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아이들 옷을 따로 분류하고, 바지, 가방, 신발, 모자 등도 따로따로 골라 담았다.

이날 캠페인은 ‘나눔’이면서 ‘환경’이다. 나눔과 환경은 서로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단어지만, 아이들에겐 환경이 곧 나눔이며, 나눔은 곧 환경이다.

나눔은 누군가를 위한 봉사이다. 이날 청소년들이 보낸 시간은 다른 사람을 위해 손길을 주는 나눔이 된다. 그렇다면 환경은 뭘까? 옷가지를 버리곤 하는데, 이날 나눔은 옷을 새롭게 태어나도록 하는 것이어서 환경을 지키는 행위가 된다.

캠페인이 참여한 아이들은 어떤 반응일지 궁금하다. 이날 캠페인 자리에서 ‘평화 스피치’로 실력을 뽐낸 김하윤 학생(제주동여중 1)의 얘기를 먼저 들었다.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상황에서 벗어나 필리핀으로 봉사활동을 떠날 수 있게 됐어요. 옷을 정리하는데 어른들과 함께 행사를 하게 돼 뜻깊었어요. 봉사는 ‘착한 마음’이라고 봐요. 나만 잘 사는 세상이 아니라, 모두가 잘 살아야죠. 모두 협력하고 도와야 앞으로 미래는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김하윤 학생 곁에 있던 길현영 학생(탐라중 1)도 한마디 거들었다.

“추운 날 함께해줘서 고마워요. 청소년들이 주체가 돼 게임도 하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어요. 봉사는 의무적으로 하는 게 아니잖아요. 마음이 먼저 나서서 해야 하는 일이 바로 봉사겠죠.”

티나는제주 청소년기자들이 국제로타리 3662지구 윤성민 총재(오른쪽)를 인터뷰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티나는제주 청소년기자들이 국제로타리 3662지구 윤성민 총재(오른쪽)를 인터뷰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여기는 춥지만 필리핀은 다른 날씨다. 이날 캠페인 자리에서 상자에 담긴 옷은 필리핀으로 이동한다. 돈이 들 수밖에 없다. 국제로타리 3662지구 윤성민 총재가 이날 행사장을 찾아 200만원을 후원했다. 필리핀으로 보낼 물류비로 쓰일 예정이다.

호꼼슬로 작은도서관은 그동안 소리소문없이 필리핀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오늘처럼 대대적인 캠페인을 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청소년들이 뭔가를 주도적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티나는제주 청소년기자들은 필리핀에서도 그들을 알리게 된다. 청소년들의 마음은 벌써 필리핀에 가 있다. 현지에서 펼칠 나눔에 청소년들의 가슴은 쿵쾅쿵쾅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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