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하는 '문화관광축제'에서 제주들불축제가 빠지게 되면서 제주의 축제가 단 하나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9일 '2024-2025 문화관광축제' 25개를 최종 발표했다. 

문화관광축제는 관광자원과 지역특산물, 전통문화 등을 활용해 관광상품화한 전국 1200여개 지역 축제 중 문체부가 선정한 우수축제를 말한다. 

선정 결과 기존 2020-2023 문화관광축제 중 21개 축제를 재지정했다. 강릉커피축제와 광안리어방축제, 대구치맥패스티벌, 밀양아이랑대축제 등이 있다. 아울러 고령대가야축제와 목포항구축제, 부평풍물대축제, 화성뱃놀이축제 등 4개 축제를 이번에 새롭게 문화관광축제로 지정했다. 

이처럼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되게 되면 국비 지원과 함께 홍보 및 마케팅 등과 관련해 전문 상담 등의 종합지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문화관광축제로 제주들불축제가 이번에는 선정되지 못했다. 

제주들불축제는 문화관광축제가 유망축제와 우수축제, 최우수축제 등의 등급제로 운영되던 2000년대 초부터 유망축제로 지정돼 왔다. 이어 2015년 우수축제로 승급됐고, 2019년에는 '최우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돼기도 했다. 우수 및 최우수 등의 등급이 사라진 2020년부터는 지속적으로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돼 왔다. 

하지만 2022년 3월 열릴 예정이었던 들불축제가 강원도 일대의 산불로 인해 여론이 악화되면서 전면 취소됐고, 올해 3월에도 산불 등의 문제로 인해 축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오름불놓기가 취소된 상태로 축소 개최됐다. 

이어 앞으로도 기후변화 등의 문제로 오름불놓기 행사를 지속하는 것이 힘들 것이라는 판단하에, 내년 들불축제는 개최하지 않고 앞으로 들불을 놓지 않는 방향의 축제를 개최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한다는 방침이 정해졌다. 

이처럼 내년 들불축제가 열리지 않을 것이 확정되자, 문체부에서는 2024-2025 문화관광축제에서 제주들불축제를 제외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내년도 문화축제를 소개하는 자리에 개최가 취소된 축제를 넣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름불놓기 등이 취소된 상태로 축소 진행된 올해 축제에 대한 평가도 문화관광축제 제외에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제주들불축제가 문체부의 '문화관광축제'에 지속적으로 선정돼 온 수년 동안 제주도내 다른 축제는 문화관광축제에 한 번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도 축제육성위원회에서 평가를 진행하는 도내 축제는 올해 기준 28개에 달한다. 이 28개의 축제 중 문체부의 문화관광축제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제주들불축제 뿐이었고, 다른 축제는 문화관광축제에 이름을 올리기 위한 시도가 있었지만 끝내 이름을 올리진 못했다.  

제주해녀축제나 탐라문화제, 탐라국입춘굿 등이 예비 축제 등에 잠시 이름을 올린 적이 있지만 여기서 문화관광축제로 발전해 나가지 못했다. 

이는 제주들불축제 이외에 다른 축제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제자리 걸음만 해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더욱이 이번에 문화관광축제에서 떨어진 제주들불축제도 앞으로 다시 문화관광축제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제주들불축제가 다시 문화관광축제에 선정되기 위해선 먼저 문체부에서 선정하는 예비 문화관광축제에 선정돼야 하고, 이 이후에 다시 문화관광축제 선정 절차에 신청서를 올릴 수 있다. 

이와 같은 절차 이행 자체가 수년이 걸리는데다, 이 과정에서 앞으로 기존과 방향이 상당히 달라질 들불축제가 다시 문체부의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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