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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바다 유영하는 멸종위기 푸른바다거북, 영상에 담겨
제주바다 유영하는 멸종위기 푸른바다거북, 영상에 담겨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12.15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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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버 단체 '물고기반' 10일 섶섬 인근서 푸른바다거북 촬영
제주자연의벗 "제주해역에 함께 살아가지만 보호대책 부족"
지난 10일 제주 서귀포시 섶섬 인근 바닷속을 헤엄치고 있는 푸른바다거북. /사진=스쿠버 단체 '물고기반'의 박충훈 강사.
지난 10일 제주 서귀포시 섶섬 인근 바닷속을 헤엄치고 있는 푸른바다거북. /사진=스쿠버 단체 '물고기반'의 박충훈 강사.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좀처럼 보기 힘든 푸른바다거북의 유영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제주도내 환경단체인 제주자연의벗에 따르면 스쿠버 단체인 '물고기반'이 지난 10일 서귀포시 섶섬 인근 바닷속에서 푸른바다거북의 유영 모습을 촬영했다. 

푸른바다거북은 전세계 바다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되는 바다거북 종으로 국제자연보호연맹(IUCN)과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상업적인 국제거래를 규제하고,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채택된 협약인 사이테스(CITES) 등에 따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보호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법정보호종으로 지정돼 있다. 

제주해역에서도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수면 위로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없기 때문에 관찰이 쉽진 않다. 다만 스쿠버들 사이에서는 서귀포 섶섬 인근에서 종종 관찰된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번처럼 푸른바다거북의 수중 유영 모습이 가까이서 촬영된 것은 드문 일이다. 영상 속엔 많은 물고기들 사이로 여유롭게 헤엄치는 모습이 담겼다. 

지난 10일 제주 서귀포시 섶섬 인근 바닷속을 헤엄치고 있는 푸른바다거북. /사진=스쿠버 단체 '물고기반'의 박충훈 강사.
지난 10일 제주 서귀포시 섶섬 인근 바닷속을 헤엄치고 있는 푸른바다거북. /사진=스쿠버 단체 '물고기반'의 박충훈 강사.

스쿠버들 이외에 일반인들이 바다거북을 확인하는 경우는 대체적으로 다치거나 숨진 후 해안에 떠밀려왔을 때다. 

제주해안에선 매년 10마리 이상의 바다거북이 다치거나 죽은 후 떠밀려 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는 30마리 이상의 바다거북이 다치거나 죽은 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다거북이 다치거나 죽는 주요 이유는 해양쓰레기와 버려진 폐그물 및 낚시 도구 등이다. 해양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해 먹었다가 소화를 하지 못해 죽거나, 버려진 물 등에 걸린 후 숨을 쉬지 못해 죽는 경우 등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자연의벗 양수남 사무처장은 이와 같은 바다거북의 폐사를 막기 위해 제주해역에 서식하는 바다거북에 대한 보다 면밀한 조사와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 등을 강조하고 있다. 

양수남 사무처장은 "작년과 올해 제주해안에서 발견된 바다거북인 30마리 이상임을 고려할 때, 제주해역에는 많은 수의 바다거북이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얼마나 많은 바다거북이 제주해역에 살아가는지 대략적으로도 확인되지 않고 있따"고 말했다. 

양 사무처장은 그러면서 "바다거북은 법정보호종인데다 국제적으로도 멸종위기종이기 때문에 보다 면밀한 조사 등을 통한 체계적인 보호대책 방안이 마련돼야 하는데, 그런 것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양 사무처장은 또 "바다거북은 해양쓰레기에 매우 민감한 생물이기도 하다"며 "플라스틱이나 비닐 등을 먹고 죽는 사례가 많다. 해양쓰레기 문제에 가장 고통을 받고 있는 생물이 바다거북인 것이다. 바다거북을 지키기 위해선 해양쓰레기 문제에서도 보다 확실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일 제주 서귀포시 섶섬 인근 바닷속을 헤엄치고 있는 푸른바다거북. /사진=스쿠버 단체 '물고기반'의 박충훈 강사.
지난 10일 제주 서귀포시 섶섬 인근 바닷속을 헤엄치고 있는 푸른바다거북. /사진=스쿠버 단체 '물고기반'의 박충훈 강사.

해안가의 개발 문제도 바다거북의 생존에 어려움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붉은바다거북의 경우 중문해수욕장의 해안사구에 1998년부터 2007년까지 4차례 산란을 한 것이 확인된 바 있다.하지만 2007년 이후 16년이 지난 현재까지 중문해수욕장에서의 추가 산란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양 사무처장은 이와 관련해 해수욕장의 개발로 인해 바다거북의 산란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을 내놨다. 

양 사무처장은 "바다거북은 매우 민감한 동물"이라며 "특히 조명에 민감하다. 휴대폰 불빛 등만 봐도 도망을 간다. 이런데 중문해수욕장을 중심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야간조명 등도 만들어지면서 바다거북이 산란을 하기에 어려운 조건들이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바다거북은 보통 6월에서 8월에 걸쳐 산란을 하는데, 이 때 중문해수욕장은 많은 피서객과 서핑을 즐기려는 이들로 붐빈다. 특히 바다거북이 알을 낳는 해안사구 등에 천막 등이 설치되면서 바다거북이 알을 낳을 수 있는 장소가 사라지고 있다. 이런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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