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제주에서도 무장애 여행을 할 수 있을까요?”
“제주에서도 무장애 여행을 할 수 있을까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3.11.27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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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나라 전국 무장애 여행지 39’
전윤선 작가, 휠체어로 누빈 전국 곳곳 소개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장애를 지닌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가장 큰 차이라면 바깥나들이가 아닐까. 특히 휠체어 장애인들은 가고 싶은 곳이 있으나, 쉽게 선택을 하지 못한다. 때문에 스스로 여행을 떠나는 일도 어렵기만 하다. 그렇다고 매번 단체여행이나, 아니면 집 안에만 머무는 걸 선택할 수도 없다. 어쩌면 과감하게 맞서는 일도 필요하다.

바퀴로 걷는 사람이 있다. 전동 휠체어를 작동하는 전윤선 작가는 휠체어를 ‘타는’ 게 아니라, ‘걷는다’고 말한다. 그가 최근 펴낸 <아름다운 우리나라 전국 무장애 여행지 39>는 휠체어 장애인들도 여행을 즐길 수 있다고 말한다.

전윤선 작가는 우리나라 곳곳을 돌며, 휠체어 장애인들도 갈 수 있는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따. 책의 부제 ‘휠체어 타고 직접 확인한 바로 그곳’은 그의 열정을 말한다.

작가는 우리나라 곳곳을 돌며 글도 쓰고 사진도 찍었다. 수원화성도 직접 돌고, 섬도 되고 육지도 되는 제부도 여행도 즐겼다. 동트는 동해의 추암해변도 그의 발길에 닿았다. 휠체어 장애인에겐 더더욱 어려운 제주도 여행도 그의 39선에 들어 있다.

작가는 20대까지 자전거로 전국을 일주했고, 우리나라의 명산도 오르곤 했다. 발길이 닿는 곳이라면 다 갈 수 있었다. 그러다 20대 후반에 ‘중증 진행형 희귀성 난치질환’을 앓는다. 이른바 근육병이었다. 장애를 가지게 된 그는 인생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인도로 향했다. 거기서 그는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무는’ 장면을 본다. 장애인이라고 여행을 할 수 없다는 편견을 깨게 되고, 휠체어를 타고 세계일주를 꿈꾸는 새로운 버킷리스트를 만든다. 북미, 아시아, 호주 등 낯선 대륙을 그는 휠체어랑 함께했다.

작가의 책은 그가 휠체어로 누볐던 세상 곳곳의 일부이다. 그는 무장애 여행을 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오늘도 세상 구경에 나선다. 책에 등장하는 제주도는 우도, 서귀포시 치유의숲, 올레 코스 등이다. 여행을 꿈꾸는 장애인들에겐 최고의 책이다.

작가는 여행에 앞서 준비를 하라고 권한다. 어떤 게 필요할까. 우선 복지카드와 여권이 있어야 한다. 분실에 대비해 여권이나 장애인 복지카드 영문 증명서를 한 부씩 복사해서 배낭에 분리해줄 것을 당부한다. 활동지원 바우처카드, 복용약 여유분, 휠체어 배터리, 휠체어 소모품, 기내 휠체어 서비스 요청, 여벌 옷과 물티슈, 일회용 비닐, 미끄럼 천 등 준비할 게 많다. 이런 준비물이 왜 필요한지는 책에 담겨있다.

책은 여행지 39선에 대한 개별 정보도 담았다. 호텔에 무장애 객실은 몇 개인지, 장애인 화장실은 어디에 있는지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있다. 렌터카를 이용할 경우 ‘특장차 렌터카’를 이용할 수 있는 연락처도 있다.

작가는 장애인들이 쉽게 여행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더 많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어찌 보면 세상을 사는 이들은 ‘함께’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의 속도에 맞춰 세계를 여행하는 건 여전히 즐겁다. 그렇지만 장애인, 고령인, 유아차를 탄 아이들 등 관광 취약계층이 여행하기 위해선 계단과 턱이 더욱 줄어들어야 한다. 엘리베이터와 무장애 보행로가 생기면 그곳은 모든 교통약자가 함께 누린다.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고 버스 단차를 낮추는 일 등은 장애인의 요구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공감’과 ‘호소’가 연대를 이룰 때 성사된다.”
책은 제10회 브런치북 특별상 수상작이며, 한국접근가능 관광네트워크 추천도서이기도 하다. 나무발전소에서 펴냈으며, 가격은 2만2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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