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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스포츠인권과 장애인인권의 이중적 상황
[특별기고] 스포츠인권과 장애인인권의 이중적 상황
  • 미디어제주
  • 승인 2023.11.2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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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사단법인 제주장애인체육발전포럼 고람시민위원 김인숙(해안유진빌 원장)
김인숙 원장

우리나라는 2007년부터 국민체육진흥법이 시행되었다. 이 법의 목적은 국민의 체육활동을 진흥하기 위해 필요한 각종 정책지침과 제도에 관한 규정을 법률로 정하기 위함이라고 적시되어있다. 스포츠혁신위원회(2019)는, 이 법은 스포츠나 체육의 유용한 가치나 긍정적 효과를 견지하거나 제시하지 못할뿐더러, 체육을 수단과 목적 중심으로만 제시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제 장애인체육은 패러다임이 변화했다. 장애인체육 활동 및 체육정책은 시혜적 차원이 아니라, 향유권으로 스포츠 권리 차원의 접근이 필요해졌다. 또한 스포츠 혁신위원회가 권고하였듯이 기존의 전문체육이나 엘리트체육 중심에서 벗어나 ‘모두를 위한 스포츠’를 지향해야 한다. 장애인의 스포츠권리 정신을 반영한 모두를 위한 스포츠로 차별 없는 스포츠 정신을 반영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를 위해 스포츠인권과 장애인인권의 이중적 상황에 대한 깊은 이해가 절실하다.

조재훈(장애인체육 지원을 위한 법률 제정의 필요성의 방향, 2021)은 장애인체육진흥법 제정을 제언하며, 그 이유로 스포츠인권과 장애인인권의 이중적 상황에 대해 7가지의 차이를 들어 주장한다.

첫째로 스포츠 인권문제의 차이를 꼽았다. 장애인체육의 특성상 접근성, 이동권, 평등권차별 등 다양한 문제가 추가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차별’이라는 시각에서만이 아니라, 체육전반에서 나타나는 문제로 신중하고 다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둘째는 참여자 특징의 차이로, 조사된 체육참여율을 인용하여 비장애인 60.1%, 장애인 24.2%로 장애인이 열악함을 이야기한다.

셋째로는 지도자의 근무여건과 처우의 차이를 들었다. 일반체육과는 달리 지도 업무 외에 상담과 행정업무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장애특성에 관한 전문성을 요함에도 처우는 비장애인체육지도사와 동일하다는 것, 특히 생활스포츠지도사와 달리 장애인 스포츠지도사에 대한 의무배치 기준이 없는 것은 심각한 부분이며 이는 관련법의 부재가 원인이라고 꼬집고 있다.

넷째는 체육시설에 대한 배려로, 평창 동계올림픽이후 전국적으로 생활밀착형 장애인체육센터가 늘어나고 있지만, 장애인체육시설은 편의시설이나 장애인체육종목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못하고 있고, ‘경기도 체육시설 장애인 보호자 동반 탈의실 설치지원조례’의 사례를 들어 장애유형이나 장애의 정도에 따라 특별한 이동(보호자동반) 및 편의시설의 필요 등을 고려해야 함을 주장한다.

다섯째로 체육 프로그램이다. 장애인체육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중증장애인과 발달장애인의 경우로, 개별화 및 소그룹 위주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예산소요와 장소, 인력이 비장애인 체육에 비해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참여자의 욕구와 장애수준에 맞추어 진행될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이야기한다. 수익성 프로그램으로서는 분명 한계가 존재하므로 해결을 위한 특별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것이다.

여섯째는 체육구조 및 조직에 대해 이야기한다. 비장애인체육과의 가장 큰 차이는 재활체육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이다.(노형규, 이동철, 2016) 주무부처의 분산(재활체육 보건복지부, 생활체육과 전문체육 문화관광체육부, 학교체육 교육부 등)과 관련법령도 장애인복지법 등과 같이 별도로 존재하여 장애인체육정책 시행에 혼란을 가중하는 구조적인 난맥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주무기관 또한 대한장애체육회, 한국장애인개발원, 국립재활원 등 업무구분이 명확하지 않고 산발적으로 진행되어 적용의 일관성 등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체육 관련한 요소를 꼽았는데, 이는 체육장비나 기자재가 수입 장비이거나 장비의 희소성과 수요의 부족으로 고가 장비가 많아 장애인들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별도의 장비 지원정책이 필요하며 장애인의 체육권리보장을 위해 가칭 장애인체육지원법제정을 제언하고 있다.

제주도는 전국최초로 제주특별자치도 스포츠인권조례를 제정하였다. 하지만 스포츠인권과 장애인인권의 이중적 상황에 대한 고려까지 담아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장애인체육현장과 장애인체육인들의 요구에 의해 사단법인 제주도장애인체육발전포럼(대표이사 양용석)이 2018년 창립되어 현재는 민간보조사업 형식이지만, 제주장애체육인 인권상담실이 운영되고 있다. 제주지역사회에 또한 장애인스포츠인권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드러내며 인권친화적 장애인스포츠 환경조성과 관련하여 포문을 열었다. 최근 제주도의회는 장애인스포츠 인권조례를 제정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조례나 법령은 인권침해에 대한 처벌을 할 수 있고, 시정조치를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할 수 있는 구속력을 갖게 한다.

국제장애인연맹은 ‘손상’과 ‘장애’를 분리하여 개념을 정의하였다. “우리가 보기에 신체적으로 손상을 입은 사람들을 장애인으로 만드는 것은 사회이다. 장애는, 우리가 완전한 사회참여로부터 불필요하게 고립·배제되는 방식에 의하여, 손상의 위에 부과된 어떤 것이다. 그러므로 장애인은 사회에서 억압받는 집단이다(UPIAS 장애의 기본원칙, 1976).” 국가차원의 장애인체육지원법 제정에도 제주도 장애인스포츠인권조례 제정에도 장애인이 받고 있는 사회적 억압과 장벽을 허물어내는 것과 인권침해에 대한 규정들을 함께 담아내야 한다. 그 이유는 스포츠인권과 장애인인권의 이중적 상황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신중하게 담아내야 비로소 그 법과 조례의 목적인 장애인의 체육권리(향유권)가 발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체육과 일반체육의 차이는 기존법령들의 개정만으로 이루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조재훈, 2021). 장애인체육의 특이성과 차별성, 미래지향성을 이유로 장애인체육 활성화를 위해 장애인체육 분야의 법령은 반드시 필요하다.

인권이라는 것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기에 스포츠 자체가 크게 달라질 이유는 없겠지만, 장애인스포츠가 가진 특수성에 따라 차별을 통해 분리와 우대로써 비장애인 스포츠와 구분 짓고, 그 차별을 통해 장애인스포츠와 비장애인 스포츠에서 만들어진 차별을 상쇄시키기도 한다. 장애인스포츠가 가진 특수성에 의해 나타나는 제반문제들이 비장애인 스포츠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지만, 결국 ‘인간’, ‘구분짓기’, ‘차별’의 문제들은 하나의 공통된 시각에서 논해야 할 것이다. 안재찬(2022)이 제언하였듯이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나누는 것이 아닌, 하나의 스포츠로서의 스포츠에 가치를 더욱 견고히 쌓아올린 ‘인권친화적 스포츠’의 기틀을 다지는 것, 지금 제주는 중요한 시점에 있다. 부디 스포츠인권과 장애인인권의 이중적 상황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제주도 장애인스포츠인권조례 제정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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