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버스가 왜 안오나" 어르신 이용 불편해진 제주의 호출버스?
"버스가 왜 안오나" 어르신 이용 불편해진 제주의 호출버스?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11.08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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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10월31일부터 일부 읍·면 호출버스 시범운영
일주일 동안 433건 호출, 이용인원 389명 ... 노쇼도 있어

호출 익숙치 않은 일부 어르신, 무작정 정류소에서 기다려
제주도 "옵서버스 홍보 보다 적극 강화 ... 민원 적극 대응"
호출버스가 시범운영에 들어갈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 일대. 붉은색 선으로 표시된 루트는 기존 공영버스 노선이며 파란색 점은 호출버스를 부를 수 있는 버스정류장 위치, 빨간색 점은 버스 대기 장소이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호출버스가 시범운영에 들어갈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 일대. 붉은색 선으로 표시된 루트는 기존 공영버스 노선이며 파란색 점은 호출버스를 부를 수 있는 버스정류장 위치, 빨간색 점은 버스 대기 장소.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에서 본격적으로 ‘호출버스’가 시범운영에 들어갔지만, 오히려 읍면지역의 어르신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불편해졌다는 불만들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는 시범운영기간 동안 이와 같은 민원에 대해서도 적극 모니터링을 해 보다 어르신들이 이용하기에도 불편하지 않도록 적극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8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범운영에 들어간 수요응답형버스(DRT·Demand Responsive Transit)인 ‘옵서버스’ 호출이 일주일 동안 모두 433건 접수됐다.

이 ‘옵서버스’는 대중교통 수요가 적은 교통취약지역에 고정형 버스노선을 배치하는 대신, 이용자의 수요에 따라 호출하는 시스탬을 통해 노선, 정류소, 운행 시간 등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대중교통 서비스다.

이용자가 전화나 앱(APP) 등의 플랫폼을 통해 버스를 호출할 경우 버스가 승객이 있는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승객을 태우고 지역 내에서 원하는 버스정류장까지 태워주는 형태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호출버스’로도 불린다.

제주시에서는 애월읍 수산리 일대에서, 서귀포시는 남원읍 태흥리 일대에서 시범운영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전화와 앱을 통해 이뤄진 433건의 호출 중 지역별로는 제주시에서 324건, 서귀포시에서 109건의 호출이 있었다.

제주시에서는 전화를 이용한 호출이 192건, 앱을 통한 호출이 132건이었다. 제주에서 일주일간의 이용인원은 모두 300명이었다. 하루 평균 호출 건수는 46.3건, 평균 이용인원은 42.8명이다. 아울러 호출을 했지만 이용자가 버스정류장에 나타나지 않은 이른바 ‘노쇼’도 60건에 달했다.

서귀포시의 경우 109건의 호출 중 전화를 통한 호출은 60건, 앱을 통한 호출이 49건으로 분류됐다. 이용객은 89명이었다. 하루 평균 호출건수는 15.6건, 평균 이용인원은 12.7명이다. 노쇼’는 19건으로 집계됐다.

이렇듯 수치로만 보면 호출버스는 어느 정도 수요층을 확보하면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어르신들이 이전에 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워진 부분들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호출버스가 시범운영에 들어갈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 일대. 붉은색 선으로 표시된 루트는 기존 공영버스 노선이며 파란색 점은 호출버스를 부를 수 있는 버스정류장 위치, 빨간색 점은 버스 대기 장소. /사진=제주특별자치도.
호출버스가 시범운영에 들어갈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 일대. 붉은색 선으로 표시된 루트는 기존 공영버스 노선이며 파란색 점은 호출버스를 부를 수 있는 버스정류장 위치, 빨간색 점은 버스 대기 장소.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이 호출버스와 관련해 현재까지 제주도에 접수된 민원은 모두 10건으로 파악됐다. 대부분이 버스 시간대와 관련된 민원으로 전해졌다.

시범운영 중인 이 ‘옵서버스’는 제주시의 경우 출·퇴근 및 등·하교 시간 이외인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40분까지, 오후 6시부터 오후 9시30분까지만 운행이 이뤄진다. 서귀포시는 오전 9시10분부터 오후 12시50분까지, 오후 6시부터 오후 9시20분까지 운행된다. 다만 기존 노선버스에서 호출버스로 전환되는 시간대에 버스를 이용하려는 이들이 혼란과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읍면 지역의 어르신들은 아직은 버스가 특정 시간대 ‘호출’ 형태로 운영된다는 것을 모르는 이들도 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예전처럼 시간이 되면 버스가 버스정류소에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해 무작정 버스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어르신들도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이렇게 무작정 버스를 기다리는 어르신들은 다른 이가 호출한 버스가 해당 버스정류장에 와도 버스를 탈 수 없다. 호출버스는 버스를 호출한 이를 목적지까지 수송해야 하는데, 무작정 버스를 기다리던 어르신 등을 그냥 버스에 태우게 될 경우 버스를 호출한 이를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것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청 홈페이지에도 “어르신들이 그냥 버스정류소에 나와 기다리다가 버스가 도착했는데도, 차량에 탑승하지 못하는 것을 여러번 목격했다”며 “어르신 분들은 왜 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느냐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하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쓴이는 그러면서 “옵서버스를 이용하려고 해도 전화번호를 몰라 이용할 줄 모르는 어르신들과 마을사람들이 있다는 점에서 홍보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제주도는 앞으로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버스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어르신에게 버스 기사가 호출방법을 상세하게 알려줄 수 있도록 교육을 한다는 방침이다. 버스를 기다리던 어르신에게 호출방법을 알려주고, 버스를 호출할 수 있도록 도와줘 빠르게 다음 버스를 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 외에 ‘옵서버스’에 대한 홍보에도 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시범운영지역 내 버스정류장 등에 관련 내용을 담은 홍보물을 더욱 많이 부착하고, 호출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버스정류장 등도 더욱 적극 홍보할 방침이다.

아울러 향후 한달 동안은 적극적으로 민원에 대응하면서 ‘옵서버스’의 불편함 등을 파악, 수시로 시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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