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철새들의 휴식처, 연안습지 외에 내륙습지도 있답니다”
“철새들의 휴식처, 연안습지 외에 내륙습지도 있답니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3.11.05 1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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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읍 습지조사팀, ‘성산읍 내륙습지 기록전’ 첫 전시회 개최
3월부터 8개월간 내륙습지 43곳 확인 … 순채 등 멸종위기종도
제주 제2공항 입지 예정인 성산읍 일대 내륙습지 현황. /사진=미디어제주
제주 제2공항 입지 예정인 성산읍 일대 내륙습지 현황.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2023년 3월 6일. 이 날은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 환경부가 ‘조건부 동의’ 의견을 국토교통부에 통보한 사실을 공식 발표한 날이었다.

지난 2021년 7월 보완내용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환경부에서 반려됐던 전략환경영향평가서가 환경부 동의를 얻게 된 것이다. 이로써 국토부는 기본계획 수립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됐지만, 입지 선정 발표 이후 8년 가까이 입지 선정의 부당성을 알리면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온 제2공항 반대 주민들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하지만 그 한 순간의 일로 무기력하게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 절실한 마음들이 모여 성산읍 일대의 습지를 조사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오랜 가을 가뭄을 적시는 비가 내린 11월 5일 오후 2시. 제주시 아라동에 있는 간드락공유북카페에서 열린 성산읍 습지조사팀의 ‘성산읍 내륙습지 기록전’ 전시회는 지난 3월부터 8개월간 이어진 습지 조사의 중간 결과물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현재 공식적으로 조사된 도내 내륙습지는 모두 322곳. 하지만 마을 주민들과 일부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 조사한 결과 성산읍 수산리와 삼달리, 온평리에서만 조사된 내륙습지가 무려 43곳이나 됐다.

습지조사팀과 함께 했던 고제량 람사르습지도시 전문위원은 <미디어제주>와 만난 자리에서 “‘습지’는 성산읍 일대에서도 고성리, 오조리 등 연안습지만 있는 게 아니라 내륙습지도 있다”면서 “연안습지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철새들에게는 내륙습지에도 활동하거나 휴식을 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연안습지 못지 않게 내륙습지도 중요하다는 데 뜻이 모아져 조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 일대가 오랫동안 마을목장으로 사용되면서 소와 말을 방목해왔던 곳이기 때문에 마을 주민들과 함께 조사해보면 대대로 불려온 습지 이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특히 이날 전시회가 ‘중간 보고회’ 성격의 전시회인 만큼 내년에는 각 습지별로 사계절 조사 결과를 담아낸 보고서 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야심찬 계획도 밝혔다.

실제로 습지조사팀의 조사 결과 성산 일대 습지에서는 전주물꼬리풀(통한못, 돌리미못)과 둥근잎택사(수산한못, 폭남못) 외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식물인 순채(월랑지알못, 갈마못, 삼달리습지 10) 등 희귀식물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번 내륙습지 조사와 전시회 준비에는 성산읍 습지조사팀 외에도 혼디자왈, 마을소식지 곱을락, 수산초등학교 학생들이 모두 힘을 보탰다.

한편 이번 습지기록전은 오는 19일까지 간드락 공유북카페에서 첫 전시회가 열리는 것을 시작으로 22일부터 28일까지 수산초등학교 도서관에서, 11월 30일부터 12월 30일까지 ‘책방무사 뒤에’에서 전시회가 이어질 예정이다.

다음은 조사팀이 내륙습지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한 습지 목록이다.

개나물, 이전물, 수산한못, 한못서못, 폭남못, 돌리미못, 퀸남못, 고기여물, 사려물, 직꾸물, 월랑지, 월랑지 알못, 난산리 습지 1~5, 삼달리 습지 1~12, 신풍리 습지 1~2, 미와미못(매미못), 갈마못(갈뫼못), 말먹는물, 사전이못, 논동네물(논물), 다래물(다려물), 혼인지못(흰죽), 혼인 저수지, 온평리 습지, 한지물(한짓물), 진남못.

 

2일 오후 제주시 아라동 간드락공유북카페에서 열린 ‘성산읍 내륙습지 기록전’  전시회 모습. /사진=미디어제주
2일 오후 제주시 아라동 간드락공유북카페에서 열린 ‘성산읍 내륙습지 기록전’ 전시회 모습. /사진=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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