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2-28 17:20 (수)
제주4.3 도화선 3.1사건, 피해자 신고 ‘사각지대’
제주4.3 도화선 3.1사건, 피해자 신고 ‘사각지대’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3.11.02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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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도민연대, 3.1사건 및 3.10총파업 피해자 244명 실태조사 결과 공개

설문조사 결과 ‘신고 대상인지 몰랐다’는 답변 상당수 “행정이 적극 나서야”
양동윤 대표 “교사‧공무원 등 지도층이 대부분 … 4.3은 미 군정 탄압 때문”
양동윤 제주4.3도민연대 대표가 도민연대 자체적으로 조사한 '1947년 3.1사건 및 3.10총파업 피해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양동윤 제주4.3도민연대 대표가 도민연대 자체적으로 조사한 '1947년 3.1사건 및 3.10총파업 피해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4.3이 발발하기 전 3.1 사건과 3.10 총파업 관련 피해자들이 아직도 4.3 진상규명과 피해자 신고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는 것으로 드러나 이 부분에 대한 조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이하 4.3도민연대)는 2일 오후 제주시 하니크라운관광호텔에서 ‘1947년 3.1사건과 3.10 총파업 피해자 실태조사 보고 및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보고회에서 양동윤 4.3도민연대 대표는 ‘3.1사건 및 3.10 총파업 피해자 실태조사’ 결과를 소개하면서 “2003년 발간된 4.3진상조사보고서에 3.1사건이 제주도 현대사에서 분수령으로 기록될 만큼 역사 흐름의 한 획을 그었고 4.3으로 가는 도화선, 즉 기점이 됐다고 기술하고 있지만 정작 이 사건으로 인한 도민 피해 사실은 구체적으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도민연대 자체적으로 조사에 나서게 된 취지를 설명했다.

지난해 4월부터 8개월 동안 도민연대 자체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는 국가기록원의 수행인명부에 등재된 3.1사건 피해자 244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지만 실제 조사에 참여한 인원은 212명이었다.

하지만 정작 희생자 신고를 한 경우는 132명(62.3%)으로, 아직 희생자 신고조차 이뤄지지 않은 사례가 80명(37.7%)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희생자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신고대상이 아닌 것으로 알았다’는 답변이 48.8%(39명), ‘신고하고 싶지 않아서’라는 답변이 3.8%(3명)였다.

신고 대상이 아닌것으포 생각한 이유를 묻는 질문데 대해서는 ‘희생자인 줄 몰라서’가 46.2%(18명)였고 ‘3.1사건 등은 4.3피해자가 아닌 것으로 알았다’(4명)거나 ‘4.3만 신고하는 줄 알았다’(7.7명)는 답변이 18.0%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대목에서 양동윤 대표는 “행정 당국도 4.3 신고기간만 얘기할 것이 아니라 신고 대상자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피해자들이 체포된 장소는 ‘알지 못한다’는 답변이 87.3%(185명)를 차지했고, 집에 있다가 체포됐다는 답변은 9.0%(19명)였다.

체포된 이유를 모른다는 답변도 82.5%(175명), 체포된 후 갇힌 곳이 어디인지 모른다는 답변도 89.5%(188명)나 됐다.

양 대표는 이에 대해 “체포 당시 다른 사람이 있었거나 가족들이 봤다면 당연히 알 텐데, 당시 피해자들을 체포하면서도 정작 가족들에게 잘 알려주지 않았던 것 아니겠느냐”며 피해자달을 체포하면서 최소한의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양 대표는 “그동안 전주형무소의 경우 여성만 수용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조사를 통해 전주형무소에 수감된 남자도 상당수가 확인됐다”면서 “심지어 전주형무소에서 옥사하신 분들도 있어 가족들에게 통보된 사례가 있는데, 정부와 재단이 이런 부분에 대한 조사도 해줬으면 한다”는 당부를 전했다.

3.1사건으로 재판을 받은 피해자들의 재판 관련 문서와 판결문 등 관련 자료가 구체적으로 제시되기도 했다.

해당 자료는 당시 애월초등학교 교사였던 이경천, 안덕면 민청위원장 장진봉, 덕천리 민청위원장 박원길, 금악리 자위대장 박남섭씨 등 4명과 관련된 자료로 이 4명은 모두 일반재판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자료가 확인된 경우였다.

양 대표는 판결문 내용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이 자료들은 당시 미 군정이 직접 이 사건에 관여했다는 증거 자료”라면서 “미국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이런 자료가 반드시 필요한 만큼 미군정 당시 문서를 더 적극적으로 찾아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덕면 민청위원장이었던 장진봉의 경우 3.1절 기념식 날 안덕국민학교에서 씨름대회(각력(脚力)대회)를 개최했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특히 양 대표는 이번 조사대상에 포함된 244명 중 20대가 132명, 30대 74명, 40대 25명, 50대 10명으로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었다는 점을 들어 “이들은 대부분 교사 또는 경찰‧공무원 등 지역사회에서 존경받는 분이거나 마을 지도자들이었다”면서 “이듬해 4월 3일 무장대가 지서를 습격했을 때 왜 도민들이 호응했는지 생각해보면 3.1사건 이후부터 미 군정의 탄압이 시작됐기 때문에 ‘탄압이면 항쟁이다’라는 구호를 내걸고 들고 일어선 것 아니겠느냐”고 3.1사건의 의미를 재차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박찬식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관장은 “3.1사건은 정부의 진상조사보고서에 따라 당연히 4.3특별법이 적용되는 사건”이라며 “민간단체인 도민연대가 예산 지원조차 받지 않고 2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방향을 제시해준 것은 모두가 고마워해야 하겠지만, 이 일은 당연히 정부(4.3위원회)와 제주도, 재단이 나서서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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