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고승철 관광공사 사장 예정자, ‘새로운 리더십’이 안보인다”
“고승철 관광공사 사장 예정자, ‘새로운 리더십’이 안보인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3.10.30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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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제주관광공사 사장 예정자 인사청문회, ‘전문성 미흡’ 집중 추궁
“지정면세점 ‘제로 베이스’ 검토 등 발언, 업무보고 풀어낸 수준” 지적
30일 속개된 고승철 제주관광공사 사장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예정자의 전문성 부족 문제와 함께 배우자가 대표를 맡고 있는 농업회사법인의 농업경영체 등록 당시 농지 소유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사진은 고 예정자가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30일 속개된 고승철 제주관광공사 사장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예정자의 전문성 부족 문제와 함께 배우자가 대표를 맡고 있는 농업회사법인의 농업경영체 등록 당시 농지 소유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사진은 고 예정자가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6대 제주관광공사 임용 후보자로 지명된 고승철 예정자가 제주 공기업의 수장으로서 이렇다할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인사청문회에서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승아)는 30일 제421회 임시회 회기 중 제3차 회의를 속개, 고승철 제주관광공사 사장 예정자를 출석시킨 가운데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고 예정자는 이날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관광공사의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다져나가겠다는 첫 번째 목표를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공사의 유일한 수익사업인 지정면세점도 중문이라는 접근성의 한계가 있고 해외여행 재개로 인한 내국인 고객 감소 등으로 안정적인 수익 실현을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지정면세점 영업이 조속히 개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특히 그는 “공사의 지정면세점에 대해서는 ‘제로 베이스’에서 검토하겠다”면서 “JDC와 ‘경쟁과 갈등’보다 협력과 동반성장 방안을 마련해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하지만 고 사장 예정자의 이같은 발언은 청문위원인 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의원들로부터 “공사의 업무보고 내용을 풀어낸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공사 사장 후보자로서 ‘새로운 미래 비전을 제시하려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정민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삼도1‧2동)은 예정자의 모두발언 내용이 올해 2월 있었던 관광공사의 업무보고 자료와 사실상 판박이라는 점을 들어 “관광공사 사장으로서 새로운 비전도 없고 도전적인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고 예정자가 “업무보고에서 다뤄진 내용과 순서상 제가 풀어나가야 할 가장 시급한 상황이 일치했던 것 같다”고 답했지만, 정 의원은 “지금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곳이 관광공사 사장 자리인 만큼 후보자가 그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관건인데, 제가 보기에는 그런 내용이 없어 안타깝다”면서 고 예정자의 ‘미래 비전’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는 부분을 거듭 지적했다.

최근 도 차원에서 컨설팅 용역이 진행되고 있는 컨벤션뷰로와 통합 문제에 대해서도 이렇다 할 입장이 없는 부분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정 의원의 “컨설팅 결과 관광공사 사장이 컨벤션뷰로 이사장을 임명하도록 결론이 나올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고 예정자는 “합쳐졌을 때 두 조직간 화학적인 결합이 가능한지, 아미면 두 조직이 합쳐지면서 문제는 있지만 오히려 제주 관광의 컨벤션을 위한 효과가 더 큰지는 분석이 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통합에 따른 효과가 좋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오면 ‘겸직이 바람직하다’는 결과물이 나올 거다”라면서 “인사청문회에 나올 거라면 이 정도는 대비책을 준비해놓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고 예정자는 정 의원의 이같은 질의가 이어지자 “일단 조직 통합에 따른 예산이 어느 정도 확보가 될 것인지, 그리고 통합 조직에 의해서 운영되는 새로운 사업에 대한 에산과 조직의 융합 부분을 봐야 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정 의원은 이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통해 이런 현안에 대한 입장이 공개되면 도에서도 나름대로 준비를 해서 제안을 해올텐데, 그냥 업무보고 자료를 미사여구로 풀어내 채워버리면 어쩌겠다는 거냐”고 거듭 예정자의 준비가 미흡한 부분을 지적했다.

예정자의 자질과 능력도 중요하지만, 공사 사장으로서 앞으로 닥쳐올 현안에 대한 입장을 어필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얘기였다.

이승아 위원장도 “2020년에도 한 차례 관광공사 사장 공모에 지원을 했었고, 그동안 장시간 마음의 준비를 했다면 미리 뭔가를 하겠다는 포부나 그림이 있을 거 같은데 그런 게 없다”면서 “전 세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제주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공사 사장에 응모하게 된 이유를 밝힌 걸 보면 혹시 급여를 받지 않고 제주 관광을 위해 봉사 기부를 하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고 예정자는 “그런 의미로 쓴 것은 아니고, 여러자기 생각을 포함해서 적다 보니 그렇게 표현이 된 것 같다”고 ‘봉사’에 대한 의미에 그런 내용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외에도 이날 청문회에서는 오랫동안 관광협회 부회장을 역임하는 동안 관광공사와 협회간 역할이 중복되는 부분에 대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예정자가 대표를 맡고 있는 업체에서 분리, 배우자가 대표를 맡고 있는 농업회사법인이 지난 2015년 농업경영체로 등록할 당시 농지도 없이 농업경영체를 등록한 것 아니냐는 부분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강상수 의원(국민의힘, 서귀포시 정방‧중앙‧천지‧서홍동)은 이와 관련, “예정자가 처가로부터 농지를 증여받은 시점은 2020년 7월인데 농업경영체 등록 시기는 2015년이기 때문에 근거가 없다”면서 “농지를 다른 사람에게 임대했다면 농업경영체를 설립할 당시 임대차 계약서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강 의원은 최근 해당 농지에 파종이 이뤄진 흔적이 있는 데 대해서도 “배추가 아니면 얼갈이인 거 같기도 한데, 밭 고량 형태가 유채를 뿌린 것처럼 해놨다”면서 “농업경영체 운영에 대한 점검에 대비하기 위해 이렇게 뿌려놓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오후에 다시 속개된 청문회 과정에서 고 예정자가 당시 농업경영체 등록 과정에서 체결한 농지 임대차계약서를 제출, 농지 임대 여부에 대한 의혹이 해소될 수 있게 됐다. 

한편 고 예정자는 이날 오후까지 이어진 청문회를 마무리하면서 “20여 년간 관광 일선에서 제주 관광인들이 제주의 자연과 환경을 보존하고 제주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생각하는 분들이 사실 매우 많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관광으로 인한 수익이 도민사회에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소회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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