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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방류, 인류무형문화유산 제주해녀 ‘숨비소리’는?
오염수 방류, 인류무형문화유산 제주해녀 ‘숨비소리’는?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3.10.27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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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9주년 맞이하는 <미디어제주> “초심으로 돌아가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최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2차 방류가 끝났습니다. 내년 3월까지 두 차례 더 오염수가 방류된다고 합니다. 오늘도 바다로 향하는 제주 해녀들의 숨비소리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제주도민들은 두렵습니다. /사진=사진 작가 강주경
최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2차 방류가 끝났습니다. 내년 3월까지 두 차례 더 오염수가 방류된다고 합니다. 오늘도 바다로 향하는 제주 해녀들의 숨비소리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제주도민들은 두렵습니다. /사진=강주경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지난 10월 23일,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2차 방류가 종료됐습니다. 이제 겨우 두 번째 방류가 끝난 것입니다.

2차 방류가 완료된 후 방류구 인근에서 삼중수소(트리튬) 농도가 리터당 22베크렐로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지난 8월 오염수 방류 이후 최대 수치를 기록한 것입니다. 더구나 1차 방류 때는 삼중수소 검출이 한 차례에 불과했지만, 이번 2차 방류 이후에는 보름 동안 8차례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이번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삼중수소 검출 횟수도 늘고 있고 농도도 계속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일본 교도통신과 NHK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도쿄전력의 오염수 2차 방류는 지난 5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됐습니다. 지난 8월 24일부터 9월 11일까지 7788톤이 방류된 데 이어 이번 2차 방류에서는 7810톤이 바다로 방출됐습니다.

도쿄전력은 내년 3월까지 두 차례 더 방류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4회에 걸쳐 모두 3만1200톤의 오염수를 내보낸다는 계획입니다.

“아이고, 우리 해녀들은 다 죽으라는 거나 마찬가지죠. 원전 오염수가 제주 바다에 오려면 3년에서 10년까지 걸린다고 하는데, 독일에서 모니터링한 결과 200일 내에 들어온대요. 그러면 우리 앞으로 6~7개월이면 우리 바다에 올 건데 그 후에는 어떻게 할지, 우리 해녀들은 그 원전 오염수가 우리 바다에 온다면 바다에 들어갈까요?”

이 방송 인터뷰는 지난 8월, 김계숙 제주도해녀협회 회장님의 얘기입니다.

가뜩이나 고령화 등으로 인해 자연적인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제주 해녀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제주해녀 문화 보호와 전승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2차 방류를 앞두고 이달 초 김건희 여사가 제주를 찾아 해녀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은갈치 축제 행사장을 찾기도 했지만, 한평생 바다에서 물질을 하며 살아온 해녀들과 도민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 인근 탱크에 저장돼 있는 오염수의 양은 약 133만 톤에 달한다고 합니다. 기준치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이번 지금까지 진행된 1‧2차 방류 때와 비슷한 방식으로 내년 3월까지 회당 7800톤씩 4차례에 걸쳐 방류되는 양은 3만1200톤에 달합니다. 하지만 4차례 방류가 끝난다고 해서 말 그대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은 불보듯 뻔한 일입니다.

더구나 대한민국 정부는 원전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언론 보도를 ‘가짜뉴스’로 규정, 과징금을 물리는 등의 방법으로 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태세입니다. 심지어 도쿄전력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내용의 홍보 영상과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기도 합니다.

최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2차 방류가 끝났습니다. 내년 3월까지 두 차례 더 오염수가 방류된다고 합니다. 오늘도 바다로 향하는 제주 해녀들의 숨비소리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제주도민들은 두렵습니다. /사진=김성욱 미디어제주 객원기자
최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2차 방류가 끝났습니다. 내년 3월까지 두 차례 더 오염수가 방류된다고 합니다. 오늘도 바다로 향하는 제주 해녀들의 숨비소리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제주도민들은 두렵습니다. /사진=김성욱 미디어제주 객원기자

올해 창간 19주년을 맞은 <미디어제주>는 이제 스무 돌을 앞두고 ‘성년’을 준비하고자 합니다.

제주 해녀들이 잠수를 하는 동안 내내 숨을 참다가 물 밖으로 나오면서 토해내는 ‘숨비소리’가 제주에서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제주 섬에는 상상도 못할 큰 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억척스럽게 물질을 하고 농사를 지으면서 자식들을 키워낸 제주 해녀는 제주인의 표상이자 거울입니다.

청정 제주 바다에서 울려퍼지는 해녀들의 ‘숨비소리’가 사라지지 않기를, 무궁무진한 제주 바다의 가능성을 지켜낼 수 있도록 <미디어제주>도 오염수 방류 문제 뿐만 아니라 창간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제주의 현안을 심층적으로 파헤치면서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해녀들이 물질 작업을 시작하면서 벗어두고 간 다양한 색의 슬리퍼들이 이채로운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사진=김성욱 미디어제주 객원기자
해녀들이 물질 작업을 시작하면서 벗어두고 간 다양한 색의 슬리퍼들이 이채로운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사진=김성욱 미디어제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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