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80년 세월에 녹슬어버린 제주 '증기기관차', 보존은 어떻게?
80년 세월에 녹슬어버린 제주 '증기기관차', 보존은 어떻게?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10.19 14: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가지정문화재 미카형 증기기관차 304호, 녹슬고 부식돼
1944년 제작된 후 국내 곳곳 운행 ... 1978년 제주에 들어와
제주도, 보전계획 수립 등 위한 용역 진행 중 ... 용역비 2억
같은 기종이 전국에 단 4대 밖에 남아 있지 않은 미카3형 증기기관차 304호. /사진=미디어제주
같은 기종이 전국에 단 4대 밖에 남아 있지 않은 미카3형 증기기관차 304호.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같은 기종이 전국에 단 4대 밖에 남아 있지 않은데다 그 역사성 등을 인정받아 국가지정문화제로도 지정된 제주시 삼무공원의 ‘증기기관차’가 녹슬고 부식되고 있다. 제주도는 이에 해당 기관차의 보전을 위한 용역에 들어갔다.

제주도는 지난달 ‘미카형 증기기관차 304호 보존처리계획 수립 및 보존처리 용역’을 수행할 업체 선정을 위한 공고를 내고, 현재 업체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미카형 증기기관차는 1900년대 초부터 미국과 국내에서 널리 사용된 기관차다. 이 중 미카형 증기기관차 304호는 미카3형 304호로도 불린다.

이 미카3형은 국내에서 운행된 증기기관차 중 가장 많은 양이 생산된 기관차다. 다만 국내에는 현재 모두 4대가 남아 있다. 1938년 제작된 미카 3형 129호가 대전의 국립현충원 호국철도기념관에 남아 있고 1939년에 제작된 미카3형 161호는 현재 철도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1944년에 제작된 미카 3형 244호는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 있다. 삼무공원에 있는 미카3형 304호도 역시 광복 이전인 1944년에 제작된 기관차다. 미카3형 304호는 일본에서 제작됐으며 미조립 상태로 국내로 건너와 당시 조선총독부 철도국 경성 공장에서 조립됐다. 이후 부산에서 신의주를 비롯한 전국 철도 주요 간선에서 운행됐다.

같은 기종이 전국에 단 4대 밖에 남아 있지 않은 미카3형 증기기관차 304호. /사진=미디어제주
같은 기종이 전국에 단 4대 밖에 남아 있지 않은 미카3형 증기기관차 304호. /사진=미디어제주

이 304호 기관차가 제주에 오게 된 것은 1978년이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기차를 보기 힘든 도서지역의 어린이들을 위해 국내 도서지역에 철도를 보낼 것을 지시했고, 이에 따라 304호 기관차가 제주에 오게 됐다.

하지만 당시 도서지역 보내진 기관차 중에서는 현재 제주의 304호만 유일하게 남아 있다. 특히 제주의 304호는 객차 1량은 물론 석탄과 물을 싣는 탄수차와 함께 원형이 보존돼 있다.

이 기관차는 이후 45년 동안 제주의 삼무공원을 지키고 있다. 그 사이 가치를 인정받아 2008년 10월에는 국가지정문화재 414호로 지정됐으며, 객실공간은 어린이도서관으로 탈바꿈됐다.

하지만 보존상태는 현재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제주에 온 이후 40여년이 넘는 기나긴 세월이 지나는 동안 기관차 곳곳의 도장이 벗겨지거나 녹이 슬었다. 부식도 일어나 기관차의 일부분이 파손되기도 했다. 2011년 기관차에 대한 정비가 이뤄진 바 있지만 그 이후로도 10년 이상이 지나면서 현재는 관리가 안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같은 기종이 전국에 단 4대 밖에 남아 있지 않은 미카3형 증기기관차 304호. 1944년 생산된 이후 국내에서 운행되다, 1978년 어린이날을 맞아 제주에 들어와 40년 이상 전시 중이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곳곳이 부식되고 녹이 슬어 망가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같은 기종이 전국에 단 4대 밖에 남아 있지 않은 미카3형 증기기관차 304호. 1944년 생산된 이후 국내에서 운행되다, 1978년 어린이날을 맞아 제주에 들어와 40년 이상 전시 중이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곳곳이 부식되고 녹이 슬어 망가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같은 기종이 전국에 단 4대 밖에 남아 있지 않은 미카3형 증기기관차 304호. 1944년 생산된 이후 국내에서 운행되다, 1978년 어린이날을 맞아 제주에 들어와 40년 이상 전시 중이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곳곳이 부식되고 녹이 슬어 망가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같은 기종이 전국에 단 4대 밖에 남아 있지 않은 미카3형 증기기관차 304호. 1944년 생산된 이후 국내에서 운행되다, 1978년 어린이날을 맞아 제주에 들어와 40년 이상 전시 중이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곳곳이 부식되고 녹이 슬어 망가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같은 기종이 전국에 단 4대 밖에 남아 있지 않은 미카3형 증기기관차 304호. 1944년 생산된 이후 국내에서 운행되다, 1978년 어린이날을 맞아 제주에 들어와 40년 이상 전시 중이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곳곳이 부식되고 녹이 슬어 망가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같은 기종이 전국에 단 4대 밖에 남아 있지 않은 미카3형 증기기관차 304호. 1944년 생산된 이후 국내에서 운행되다, 1978년 어린이날을 맞아 제주에 들어와 40년 이상 전시 중이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곳곳이 부식되고 녹이 슬어 망가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제주도는 이에 기관차의 현재 상태를 과학적 조사를 통해 정확히 진단하고, 이에 대해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문화재의 역사성과 가치 등이 드러날 수 있도록 보존처리게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이를 위한 용역을 발주하고, 현재 용역을 수행할 기관을 선정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용역 수행 기관이 선정되면 이후 304호의 훼손 현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이뤄지게 되고, 그 외 보존처리 방법과 계획 등을 마련하게 된다. 아울러 계획이 수립되면 이에 따라 물리적·화학적 청소작업은 물론 보전을 위한 강화처리 등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용역에 투입되는 비용은 모두 2억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