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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한 번째 4.3 해원상생굿 “진정한 상생의 시간으로”
스물한 번째 4.3 해원상생굿 “진정한 상생의 시간으로”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3.10.16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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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주민예총, 찾아가는 현장위령제 ‘한라산 아미봉 해원상생굿’ 개최
22일 관음사 영락원 인근 4.3유적지 … ‘산’에 대한 기억 소환의 자리
지난해 구좌읍 연두망에서 열린 해원상생굿 모습. /사진=(사)제주민예총
지난해 구좌읍 연두망에서 열린 해원상생굿 모습. /사진=(사)제주민예총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4.3항쟁 75주년을 맞아 스물한 번째 찾아가는 현장위령제가 한라산 관음사 영락원 인근 4.3 유적지에서 열린다.

(사)제주민예총은 오는 22일 오전 10시부터 ‘한라산 아미봉 해원상생굿’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2002년 다랑쉬굴에서 처음 시작된 해원상생굿은 20여 년째 도내 곳곳에 산재한 아픔의 현장을 찾아다니면서 사람과 자연을 치유하고 보듬는 현장 위령제로 이어져 왔다.

올해 해원상생굿은 ‘산’에 대한 기억을 소환하고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애써 지워내려는 기억에 대한 저항이자, 먼저 꿈을 꿨다는 이유로 처참한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이들에 대한 위무의 자리이기도 하다.

특히 해원상생굿이 열리는 관음사는 4.3 당시 무장대라고 알려진 인민유격대의 근거지였다가 초토확전 이후 1949년부터는 토벌대의 주둔지가 됐던 곳이기도 하다.

유격대와 토벌대가 첨예하게 대치했던 4.3 당시 관음사는 1949년 2월 12일 토벌작전 중에 불에 타 소실됐을 정도로 지리적으로도 4.3을 전후한 시기에 중요한 요충지였던 곳이다.

올해 해원상생굿은 제주큰굿보존회의 초감제를 시작으로 유족 증언과 시 낭송, 현기영의 소설<제주도우다>, 김석범의 소설 <화산도>의 일부를 발췌한 ‘산, 사람들’ 낭독극, ‘산오락회’의 노래와 ‘마로’의 진혼무 등 추물공연을 통해 산 자와 죽은 자, 아픔의 현장을 위무하고 서천꽃밭 질치기로 마무리하게 된다.

현장에는 탐라미술인협회 회원들이 움막과 열두문 등을 설치해 공간이 구성되며, ‘4.3 통일의 길 마중물’이 한라산 곳곳에 남아있는 4.3의 흔적들을 조사한 결과물 전시가 진행될 예정이다.

(사)제주민예총은 이번 해원상생굿과 관련해 “이제 우리는 단단한 침묵을 부수고 진정한 상생의 시간을 만들고자 한다”며 “가해의 책임을 외면한 강요된 상생이 아니라, 기억의 자살에 동조했던 시간을 고백하는 자기반성이자 외면과 회피의 시간을 선택했던 스스로를 고해하는 참회”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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