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해야할 제주도가 손을 놔 ... 피해는 청년들이"
정지수 센터장 "일부 지적사항, 사실과는 달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청년센터 내부에서 직원들 사이에서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제보에 따르면 욕설과 막말 등도 나오면서 직원 사이에 불만이 쌓이고, 일부 직원은 심리상담 등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 직원들의 퇴사율도 상당한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청년센터의 전문성까지 문제가 되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등에 따르면 최근 제주청년센터 내에서 직원들 사이의 갈등이 커지면서 청년센터 직원들의 퇴사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제주쳥년센터 내부에서의 갈등과 관련해서는 특히 욕설과 막말 등이 오가는 등의 물리적 충돌로 일부 직원들이 심적부담을 겪고 있다는 제보도 나오고 있다. 그 외에 어떤 직원들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심리상담을 받기도 하고, 심지어 성폭력 문제와 관련된 상담을 진행하는 ‘제주해바라기센터’에서 상담을 받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서는 16일 오전 열린 제주도의회 제421회 임시회 행정자치위원회 행정사무감사 자리에서도 지적됐다.
제주도 기획조정실 등을 상대로 이뤄진 이날 행정사무감사 자리에서 한권 의원(더불어민주당, 일도1·이도1·건입동)이 “제주청년센터 운영이 엉망이라서 도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한 의원은 “먼저 센터 직원들의 퇴사율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민선 8기 오영훈 도정이 출범한 2022년 7월 이후 퇴사한 직원이 모두 16명이다. 단적으로 말하면 한 달에 한 명씩 직원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청년센터 직원이 15명인 것을 감안했을 때 상당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올해만 해도 퇴사한 직원이 6명이고, 이들의 평균 근무기간은 2.5개월에 불과하다. 이런 근무 경력으로 제주청년센터의 전문성이 과연 담보되겠는가”라며, 이어 “직원들이 잦은 퇴사를 하는 이유가 뭘까 살펴봤는데, 센터 내부의 직원 간 충돌과 갈등이 도를 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각 사안별로 진위 여부는 객관적으로 조사가 돼야 하지만, 센터 내부에서 물리적으로 충돌이 발생했고, 그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허문정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이 내용에 대해서는 제주도 청년담당관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고, 확인 중에 있다”고 답했다.
이 답변에 대해 한 의원은 거듭 “지금 청년센터 내부에서 불미스러운 언행과 충돌·갈등 등으로 엉망진창이 되어가고 있는데도 퇴사 이유와 갈등 이유 등을 이 자리에서 명확하게 듣지 못하고 있는 것은, 청년센터를 지도감독해야할 제주도가 손을 놓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질타했다.
한 의원은 그러면서 “청년센터에 대한 제주도의 공기관대행 사업 지도점검은 2022년 7월이 마지막이었다. 그 이후 1년이 넘도록 지도점검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렇게 제주도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센터는 엉망진창이 된 것이다. 결국 그 피해는 제주청년들이 본다”고 질타했다.
한 의원은 이어 “청년센터 총 예산은 2022년 14억8000만원에서 올해 17억5000만원으로 2억7000만원이 늘었는데, 오히려 예산 집행률과 청년센터 프로그램 참여 청년수는 줄었다. 청년학교 참가자수는 54.3%가 줄었고, 취업 지원 사업은 64.7%가 감소했다.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제주도내에서 당장 지도점검을 해야하고, 필요하다면 감사위원회 특정감사까지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정지수 제주청년센터장은 한권 의원의 지적에 대해 <미디어제주>와의 통화에서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정지수 센터장은 “올해 퇴사한 6명은 센터내 갈등으로 인해 퇴사한 것이 아니다”라며 “대부분이 더 좋은 조건의 직장을 얻어서 센터를 나가게 된 것이다. 1명은 가업을 잇기 위해 센터를 나가기도 했고, 또 다른 1명은 수도권의 대기업 자회사에 취업을 하게 되어 불가피하게 센터를 나가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 의원이 말한 “평균 근무기간이 2.5개월에 불과하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팩트 체크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또 일부 직원들이 심리상담 등을 받은 부분에 대해서도 "직장내 갈등보다는 업무 부담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 예산이 전년에 비해 늘어났음에도 집행률이 떨어진 것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예산 지출을 줄인 것”이라며 “처음 센터에 왔을 때 과다지출되는 예산이 많았다. 사용되지 않는 사무실에 대한 임대료라던가 사용되지 않는 컴퓨터 등이 있어서 이를 정리했고, 청년들의 면접을 도와주기 위해 정장 등을 대여해주는 사업과 관련한 세탁비 등이 과다하게 지출되어서 이를 정했다. 홍보비 등도 사업마다 불필요하게 많이 나가서, 이를 정리하다보니 예산집행률이 떨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청년학교 등의 참여율이 떨어지는 것도 “예전에는 10명의 청년이 5일 동안 교육을 받으면 50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를 했는데, 올해부터는 10명이 5일 동안 교육을 받으면 참가자를 10명으로 집계했다. 그러다보니 참여율이 떨어져보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