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오영훈 도정 업무추진비, ‘쪼개기’ 집행 관행 등 여전
오영훈 도정 업무추진비, ‘쪼개기’ 집행 관행 등 여전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3.10.16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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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도 본청 및 기획단 업추진비 분석 결과 공개
연말 몰아쓰기, 조례 위반 등 사례 확인 “도민 혈세가 쌈짓돈인가?”
제주도청 전경.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도청 전경.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오영훈 제주도정 출범 이후 1년간 집행된 업무추진비 내역을 분석한 결과, 업무추진비를 연말에 몰아서 집행하거나 이른바 ‘쪼개기’ 집행 등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16일 지난해 8월 1일부터 올해 7월 31일까지 도 본청 61개 부서와 기획단에서 집행된 업무추진비 7301건‧17억3400만 원에 대해 공개된 모든 정보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오영훈 도정 1년간의 업무추진비가 과거의 집행 행태와 달라지지 않았다는 진단을 내렸다.

우선 참여환경연대는 업무추진비를 12월에 몰아 집행하는 행태는 ‘지방자치단체 회계 관리에 관한 훈령’에 규정된 “업무추진비는 연간 집행계획을 수립하고 그 계획에 근거해 월별 또는 분기별로 균형있게 집행한다”는 부분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떻게든 업무추진비를 집행해 다음 해의 예산 삭감을 막겠다는 관행적인 예산 집행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사용 내역을 자세히 공개하라는 취지의 ‘제주도 업무추진비 집행기준 및 공개에 관한 조례’ 제5조에서 사용 내역을 상세히 공개하도록 한 부분을 위반한 업무추진비 집행도 다수 확인됐다.

정보공개 업무를 담당하는 총무과의 경우 2018년 10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4년에 달하는 기간 동안 업무추진비를 게시하지 않은 부분이 지적됐고, 특히 참여환경연대는 이른바 업무추진비의 ‘쪼개기 집행’ 관행이 사라지지 않은 부분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집행 대상에 대한 상세 정보를 밝히지 않기 위해 비슷한 시간대 같은 장소에서 집행된 업무추진비를 같은 부서가 분할 결재하거나, 서로 다른 부서나 도지사, 정무부지사, 행정부지사가 나눠 집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쪼개기'식 업무추진비 집행 사례로 지목된 경우. /자료=제주참여환경연대
이른바 '쪼개기'식 업무추진비 집행 사례로 지목된 경우. /자료=제주참여환경연대

이에 대해 참여환경연대는 “이른바 원희룡 도정의 ‘오마카세 논란’으로 불렸던 고가의 음식점에서 업무추진비를 집행하고 1인당 4만원(공직자 3만원)이라는 제한 규정을 뛰어넘기 위해 인원 수를 부풀린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발견된다”고 지적했다.

주점에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내역이 확인되기도 했다. 대변인실의 경우 와인주점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6차례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내역이 확인됐고, 환경정책과는 호프집에서 환경 현안 간담회를 개최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참여환경연대는 “주류 판매를 주목적으로 하는 업종에서 업무추진비 집행은 직무 관련성이 입증되는 객관적인 증빙서류를 제출한 경우에 한해 사용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주점 등에서 업무추진비 사용에 엄격성을 기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신중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얘기다. 원칙적으로 업무추진비 사용이 금지된 주말이나 공휴일에 집행된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참여환경연대는 관련 성명에서 “도정 스스로 업무추진비를 엄격하게 집행하지 않으면서 민간에 지원하는 각종 사업에는 까다로운 증빙을 요구한다”면서 “도민 입장에서 보면 제주도가 예산을 마치 ‘주머닛돈’으로 착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오영훈 도정의 업무추진비 분석 자료를 모두 공개하면서 제주도의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감사위원회 집중 감사와 함께 내년 예산에서 불필요한 업무추진비 예산 삭감을 촉구하고 나섰다.

또 참여환경연대는 “도정의 업무추진비는 전체가 통합 공개되는 것이 아니라 부서별로 따로 파일을 공개하거나 공개하지 않는 경우, 파일이 열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면서 “결과물이 초라해 보일 정도로 업무추진비 공개 시스템 자체가 소극적이고 불투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정보를 일일이 정리하고 분석한 것은 이를 통해 오영훈 도정의 업무추진비에 대한 태도 변화를 일구겠다는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자평했다.

연말에 몰아쓰기 관행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분석 결과. /자료=제주참여환경연대
연말에 몰아쓰기 관행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분석 결과. /자료=제주참여환경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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