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주 의원 질타 "모든 전문기관, 제2공항 안된다고 검토"
"환경부만 손바닥 뒤집듯 입장 바꿔서 입지타당성 인정"
한화진 "결정에 잘못된 부분 없었다 ... 개발·보전 조화 차원"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국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대부분의 전문기관의 검토의견이 ‘부정적’으로 나왔던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환경부가 조건부로 동의한 것에 대해 “모든 과정이 합리적인 절차에 의해 추진이 됐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제주 제2공항과 관련한 질의에 이와 같이 답했다.
이날 한 장관에게 제2공항과 관련된 질의를 한 이는 정의당 이은주 의원(비례대표)이다. 이 의원은 올해 들어 환경부가 살펴봄 각종 사업들을 언급하며 환경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파괴하는 부서로 전락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 의원은 “올해들어 환경부의 모습은 역주행과 눈가림, 후퇴로 요약된다”며 “특히 2월27일은 환경부로서는 국치일이나 다름 없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환경영향평가서 제보완서를 조건부로 동의한 날이자 전국의 국립공원에 케이블카 설치 등 난개발의 빗장을연 날”이라고 말했다.
뒤를 이어 제2공항을 언급했다. 이 의원은 “3월6일에는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조건부로 협의했다”며 “불과 2년 전에 항공기 조류충돌 영향 및 서식지 보호방안이 미흡하고, 항공기 소음 영향평가 미흡, 법정 보호종 보호방안 미흡 등의 이유로 환경부가 반려했던 사업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하지만 이번에 다시 다시 제출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서는 반려 결정을 뒤집을 만한 저감 방안이 없었다”며 “전문검토기관들 모두 환경적인 측면이나 안전과 관련된 측면에서 성산읍 부지에 제2공항은 안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만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바꿔서 입지타당성이 인정된다고 통과시켰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의 말처럼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검토한 6곳의 전문기관 중 단 1곳만 제외하고는 모두 제주 제2공항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제2공항에 대해 검토의견을 낸 곳은 국립생물자원관과 국립생태원, 국립수산과학원, 국립환경과학원, 한국환경공단, 한국환경연구원 등이다.
이 중 국립생물자원관은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중 조류 조사 등과 관련해 오류가 있다고 판단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울러 조류 예측 및 충돌 위험성 평가도 부족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환국환경연구원은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 “보호대책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문제 해결이 미흡하다”며 부정적 입장을 냈고, 특히 항공기 안전과 조류 서식지 보전 둘 중 하나는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계획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국립생태원 역시 제2공항이 멸종위기종에 대해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고, 수산과학원도 입지 타당성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국립환경과학원도 추가적인 환경영향 보완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한국환경공단은 의견을 내지 않았다. 의견을 내지 않은 기관 1곳을 제외하곤 모두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문제가 없다며 조건부 동의 입장을 보였다.
이처럼 부정적 검토의견 투성이었던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조건부 동의에 대해 한화진 장관은 “모든 과정이 합리적인 절차에 의해 추진됐다고 확신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지금까지의 결정에 대해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없다. 환경부의 결정은 개발과 보전을 조화시키는 차원이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