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문제 있다" 부정적 의견 가득 '제주 신규 광역폐기물 소각시설'
"문제 있다" 부정적 의견 가득 '제주 신규 광역폐기물 소각시설'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9.14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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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신규 소각시설 전략환경영향평가 관련 의견수렴 결과 공개
신규 입지 상천리로 예정 ... 인근 마을 주민 및 골프장 등 모두 반대
사진은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소각시설에 가연성 폐기물이 반입되고 있는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사진은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소각시설에 가연성 폐기물이 반입되고 있는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가 상천리에 신규 광역폐기물 소각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이와 관련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신규 입지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14일 신규 광역폐기물 소각시설 설치사업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과 관련한 의견수렴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번 사업은 하루 처리용량 380톤 규모의 소각시설을 안덕면 상창리 일대에 설치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 시설을 통해 제주도내 생활폐기물과 도내에서 처리가 어려운 하수슬러지 및 해양폐기물 등의 처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소각시설은 당초 서귀포시 색달동에 설치되는 것으로 추진됐었으나, 색달동 주민들의 반발로 추진이 무산됐다. 제주도는 결국 새로운 입지 선정을 위해 2021년 12월부터 소각시설 입지 주민공모에 나섰다.

도는 이와 관련해 각 지역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소각시설 입지로 선정된 지역에는 폐기물처리 시설 설치 및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260억 상당의 주민 편의시설의 설치 등에 대해 지원을 하고, 폐기물 반입수수료의 10% 상당의 주민지원기금 조성 지원도 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이 공모에는 모두 3개 마을이 신청서를 제출했고, 지난해 9월 안덕면 상천리가 신규 광역폐기물이 신규 입지로 최종 선정됐다.

하지만 제주도가 내놓은 각종 편익시설의 지원은 상천리에만 국한됐다. 시설이 들어서게 될 경우 상천리는 상당한 규모의 지원을 받지만, 인근 마을에는 별다른 지원이 이뤄지지 않게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신규 소각시설의 입지는 행정구역상으로는 상천리였지만 거리상으로 광평마을에 더욱 가까웠다. 이에 광평마을 주민들이 반발했다.

사진=카카오맵.
사진=카카오맵.

이번 사업과 관련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주민설명회도 인근 마을주민들의 반발로 파행을 빚기도 했다. 주민설명회는 당초 7월4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주민반발에 시작 20분만에 결국 무산됐다.

이외에 입지 선정과정에서 반대마을 측과의 중재자 역할을 맡았던 ‘제주 광역폐기물 소각시설 안덕면 상생협의회’ 역시 제주도의 일방적 추진에 반발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공개된 의견수렴 결과에서도 상천리의 소각시설 구축에 부정적인 입장이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주민들은 “주민설명회가 열리긴 했지만 참석자가 부족하고, 대표성도 부족하다”며 “더욱이 이미 입지가 선정된 상황에서 주민설명회가 열린다는 것은 주민설명회가 단순한 행정절차의 하나로 여겨지는 것”이라는 의견을 냈고, 이외에 상천리 입지선정 과정에서 절차적으로 하자가 있었다는 의견도 내놨다.

또 다른 주민은 주민공모를 통해 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부터가 사전에 반대 의견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또 다른 의견은 “계획지구는 한라산과 가깝고, 주변에 영아리 오름이 있으며, 안덕매립장에서도 지하수 오염을 많이 시킨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굳이 입지를 이곳으로 했어야 했는가”라는 의견도 내놨다.

광평리 마을 주민은 “광평리는 신규 입지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는데다, 소각장에서 나오는 구름도 마을 주변으로 생성될 것으로 보인다. 또 쓰레기 차량들이 마을 앞으로 통과하면서 마을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또 “해당 입지에 소각시설이 생기면 제2산록도로에 5톤 쓰레기차량들이 지나가게 되는데, 8시간 근무로 계산을 해봤을 대 15분마다 1대씩 지나가게 된다. 이에 따라 소음과 악취 등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낸 주민도 있었다.

인근 골프장에서도 신규 소각시설 입지에 부정적 의견을 냈다.

인근 골프장은 먼저 “지난 7월4일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 주민설명회가 주민 반대로 무산된 점을 감안할 때, 상천리 입지 선정에 따른 인접 마을 주민의 반대가 반드시 관철되야 한다”며 “소각시설 설치 사업의 상천리 입지 선정은 공정성 시비가 일 수 밖에 없고, 정당화될 수도 없다. 중문동은 인접 마을의 반대가 한 곳도 없는데, 오히려 이 곳이 입지로 타당할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해당 골프장은 또 “골프장과 함께 야영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사업 특성상 야외활동이 많은 곳으로, 남동풍 불 경우 직접적인 피해를 가장 많이 받는 위치”라며 “이에 대한 영향예측이 반드시 필요하다” 등의 의견을 냈다.

이처럼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상황인 가운데, 제주도는 향후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올해말까지 전략환경영향평가 마무리와 함게 기본계획을 수립한 후 고시하고, 내년부터 환경영향평가 절차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과정을 진행하면서 주민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필요하다면 협의도 진행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되면 신규 소각시설의 착공은 2026년에 이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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