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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축산업 이대로 괜찮나? 하천에 흘러간 ‘똥물’ 또 적발
제주 축산업 이대로 괜찮나? 하천에 흘러간 ‘똥물’ 또 적발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9.05 11:2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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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분뇨 처리 업체, 3개월 동안 분뇨 무단 배출 적발돼
배출된 분뇨 1500톤 ... 1.5리터 페트병 100만 개 분량
애월읍 금성천 등에 '똥물' 흘러들어가 ... 주민들 민원도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가축분뇨 1500톤 분량을 무단으로 배출한 처리업체가 최근 제주도 자치경찰단에 적발됐다. 사진은 인근 토지로 유입된 가축분뇨. /사진=제주도 자치경찰단.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가축분뇨 1500톤 분량을 무단으로 배출한 처리업체가 최근 제주도 자치경찰단에 적발됐다. 사진은 인근 토지로 유입된 가축분뇨. /사진=제주도 자치경찰단.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에서 3개월 동안 무려 1500톤의 가축분뇨를 무단으로 배출한 재활용업체가 적발됐다. 이 업체가 무단으로 방류한 분뇨는 인근 토양은 물론 주변을 지나는 하천인 금성천으로 흘러들어가 악취는 물론 오염까지 유발시켰다. 문제는 이와 같은 가축분뇨의 무단배출 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가축분뇨 재활용업체의 대표 A씨를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하고, 나머지 공범 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A씨와 공범 3명은 축산농가에서 수거한 가축분뇨를 법령에 규정된 방법과 기준에 따라 자원화한 후 살포해야 했지만, 2020년부터 연 적정처리량의 2.5배에서 3.5배가 넘는 양의 가축분뇨를 처리하면서 자원화가 이뤄지지 않은 가축분뇨를 초지에 배출한 혐의다. 이들이 무단으로 버린 가축분뇨는 이후 인근 하천인 금성천에 유입됐고, 토양에도 스며들었다.

이들은 이외에도 올해 3월경 무단 배출한 가축분뇨로 인해 민원이 발생하자 이를 은폐하기 위해 임야를 훼손하고 하천구역을 토사로 복토해 무단점용하는 등 ‘산지관리법’ 및 ‘하천법’을 어긴 혐의도 받고 있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가축분뇨 1500톤 분량을 무단으로 배출한 처리업체가 최근 제주도 자치경찰단에 적발됐다. 사진은 인근 하천인 금성천으로 유입된 가축분뇨. /사진=제주도 자치경찰단.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가축분뇨 1500톤 분량을 무단으로 배출한 처리업체가 최근 제주도 자치경찰단에 적발됐다. 사진은 인근 하천인 금성천으로 유입된 가축분뇨. /사진=제주도 자치경찰단.

자치경찰단 수사 결과 이들은 ‘가축분뇨 전자인계시스템’에 허위로 살포량을 입력하거나 위치추적 장치가 없는 트랙터를 이용하는 등 시스템의 허점을 악용해 축산농가에서 수거한 가축분뇨를 액비화시설에 투입 후 중간처리 과정에서 다시 빼내 살포하는 방법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방법으로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불법배출된 가축분뇨량은 1.5리터 페트병 100만 개 분량 약 1500톤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동안 자치경찰단은 제주시와 협업으로 2차례 현장 굴착조사 및 액비적합도 검사, 압수수색영장 집행을 통한 운반차량 블랙박스 확인,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및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등을 통해 범죄 혐의와 추가 범행 입증에 주력해 왔다.

축산업의 부산물이 이처럼 무단으로 버려지는 것은 수년 동안 이어지는 문제지만 좀처럼 뿌리가 뽑히질 않고 있다.

지난 2017년에는 무려 1만3000톤에 달하는 축산분뇨를 제주 지하수로 연결되는 숨골에 배출하거나 액비를 무단으로 살포한 이들이 적발되면서 도민사회에 충격을 안겨준 바 있다.

당시 도내 한 농장은 2013년부터 4년에 걸쳐 가축분뇨를 불법배출하거나 가축분뇨가 저장돼 있는 저장조를 그대로 매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농장에서는 돈사 해체 과정에서 발생한 폐콘크리트와 철근 등 폐기물 1000여톤을 불법매립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그 외 또 다른 농장은 2015년부터 5000여톤의 가축분뇨를 숨골로 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와 관련해 도내 양돈농가들이 대도민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외에 2019년에는 한림읍의 한 농가에서 관리 부실에 따라 가축분뇨가 넘처 유출되는 일이 있었고, 2020년에도 한림읍 소재 농가 등에서 인근 초지에 가축분뇨를 무단 배출했다 적발됐다.

이처럼 가축분뇨 무단 배출 등으로 적발된 건수는 2019년 42건, 2020년 32건, 2021년 29건, 2022년 16건 등이다. 매년 건수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문제는 지속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서귀포시 표선면에서 폐업 신고된 양돈장에서 나온 건설폐기물과 분뇨 등 1600여톤이 그대로 땅에 묻힌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다. 당시 이와 같은 행위를 한 사업주는 “건설폐기물과 분뇨 등을 땅에 파묻는 것은 업계 관행”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분뇨 무단배출에 토양과 하천이 오염되면서 축산업계가 몰려 있는 제주시 서부의 지하수는 오염도가 심화되고 있다.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해 상·하반기 2차례에 걸쳐 도내 133곳 지하수 관정을 대상으로 지하수 수질모니터링에 나선 결과 제주 서부의 질산성질소 수치가 다른 지역에 비해 2~4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그 외에 악취 민원도 끊이질 않고 있다. 제주시 서부 한림읍과 한경면, 대정읍 등의 일부지역에서는 낮 시간대에도 마을 등에 축산악취 냄새가 진동을 하기도 하며, 한림읍과 한경면 등에서는 하천 하류 지역에서도 “악취가 심해 잠을 이루지 못할 지경”이라고 민원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이 때문에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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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흑돼지 2023-09-09 14:58:50
일본처럼 처리똥이라 이름지어주고 바다에 버려야 대통령이 보호해주고 광고도찍어주고 총리가 처리똥은 과학이라고 포장해주지. 머리 좀 써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