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서귀포 행정구역, 주민 혼란 "조정해달라"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서귀포 행정구역, 주민 혼란 "조정해달라"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8.29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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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동과 행정동 불일치 ... 송산동은 4개 법정동에 걸쳐
주소상에는 서홍동이지만 행정상 서홍동 아닌 천지동
일부 주민들 "지리적 괴리감 ... 행정구역 조정해달라"
서귀포시 앞 바다에서 바라본 서귀포시 전경. ⓒ 미디어제주
서귀포시 앞 바다에서 바라본 서귀포시 전경.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우리나라의 행정구역인 ‘동’은 법정동과 행정동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법정동은 대한민국의 법률에 따라 지정된 행정구역으로 공부상의 주소 등을 표기할 때 사용되는 동을 말한다. 이외에 행정동은 행정상 편의에 의해 설정된 행정구역으로 쉽게 말하면 주민센터의 관할구역이다.

일반적으로 법정동은 행정편의상 행정동에 포함되거나 산재된다. 제주시를 예로 들 경우 도남동의 경우는 법률에 따라 지정된 행정구역인 법정동이지만, 행정상으로는 이도이동에 포함된다. 

제주시의 경우는 법정동이 2개 이상의 행정동에 걸쳐있는 경우가 단 한 곳도 없다. 위에서 예로 든 도남동은 도남동의 모든 구역이 이도이동이라는 행정동에 포함되며 다른 행정동에는 걸쳐있지 않다. 도남동에 사는 사람은 자신의 신분증에 주소지가 도남동으로 명시되며, 관할 행정 주민센터는 이도이동 주민센터다. 

하지만 서귀포시는 상황이 다르다. 다양한 법정동과 행정동이 서로 얽히고 설켜 있다. 예를 들어 서귀포시의 법정동 중 하나인 토평동은 송산동과 영천동이라는 두 개의 행정동에 걸쳐 있다. 신분증에 주소지가 같은 토평동으로 나와 있더라도, 누구는 송산동 주민센터의 관할지역에 거주하고 있고, 또 다른 누구는 영천동 주민센터의 관할지역에 거주하고 있을 수 잇다.

또다른 법정동인 서귀동은 천지동과 정방동, 중앙동, 송산동 등 4개의 행정동에 걸쳐 있다. 같은 서귀동 주민이더라도 누군가는 천지동 주민센터 관할지역에, 또 누구는 정방동 주민센터의 관할지역에 거주하고 있을 수 있다. 

서홍동과 동홍동의 상황은 특히 복잡하다. 서홍동과 동홍동 모두 행정동으로서의 서홍동 및 동홍동이 있고 법정동으로서의 서홍동과 동홍동이 있다. 하지만 행정동과 법정동의 면적이 일치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법정동 서홍동에는 외돌개와 황우지 해안 등 해안가와 서귀포 예술의전당과 기당미술관 등 일부 시설이 포함되지만, 행정동으로는 외돌개와 황우지해안은 물론 서귀포 예술의전당과 기당미술관은 모두 서홍동이 아닌 천지동이다. 즉 서홍동 주민센터 관할지역이 아닌 천지동 주민센터 관할지역에 포함된다.

즉, 이 일대에 거주하는 이들은 주소지 상으로 서홍동에 포함돼 있고, 도보로 20여분 거리에 서홍동 주민센터가 있지만, 서홍동 주민센터가 아닌 천지동 주민센터 관할지역에 있는 것이다. 

동시에 천지동은 서귀동과 서홍동이라는 두 개의 법정동으로 구성되며, 따로 천지동이라는 법정동을 갖진 않는다. 즉 천지동 주민센터는 있지만, 공부상에 주소지로 천지동이라고 명시되는 곳은 없다. 

동홍동도 역시 법정동 동홍동에 정방폭포 공영주차장 등이 포함되지만, 행정상으로 이곳은 동홍동 주민센터 관할지역이 아닌 송산동 관할지역에 포함된다.

서귀포 동지역의 법정동과 행정동이 이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다보니, 일부 주민들은 이에 대한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특히 선거구와 관련된 내용이다. 법정동과 행정동이 복잡하게 서로 얽혀 있다보니, 행정동을 기준으로 하는 선거구 역시 복잡하게 얽혀 있을 수 밖에 없다.

특히 행정상 송산동은 서귀동과 동홍동, 토평동, 송산동 등 4개의 법정동에 걸쳐 있다. 이 때문에 이 지역의 선거구가 다소 복잡한 양상이다.

같은 서귀동에 살고 있더라도 어떤 이들은 정방·중앙·천지·서홍동 선거구에서 투표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송산·효돈·영천동 선거구에서 투표를 한다.

역시 같은 동홍동에 살고 있더라도 어떤 이들은 동홍동 선거구에서 투표를 하고, 어떤 이들은 송산·효돈·영천동 선거구에서 투표를 한다.

송산동 서귀마을회는 29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와 같은 복잡한 양상을 지적하면서 이에 대한 조정을 요구했다.

선거구가 이처럼 복잡하게 나뉘어 있다보니 송산동의 경우 기존 마을이 지니고 있는 문화와 전통을 서귀동과 연결짓지 못한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아울러 “지리적 괴리감도 느껴진다”며 “주민들의 정체성과 행복한 삶을 찾기 위해 하루 빨리 선거구와 행정구역을 조정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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