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지키려는 실천, 무대 위에 다양하게 녹여내
제주 문화와 다양성을 강조하는 뮤지컬도 펼쳐져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음악을 통해 제주의 문화와 환경을 지키려고 하는 청소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아름다운 선율을 선보였다.
<미디어제주>가 주최하는 제10회 전국 청소년 음악캠프 발표회가 30일 오후 3시30분 제주교육박물관 뮤지엄극장에서 열렸다.
이번 음악캠프는 지난 7월1일부터 30일 발표회까지 30일 동안 진행됐다. 발표회자리에서는 전국에서 모인 청소년들이 한달 동안 연습했던 음악 실력을 선보였다.
이날 음악캠프의 시작을 알린 공연은 3R환경음악 뮤지컬이었다. 3R은 ‘절약(reduce)’과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을 뜻한다. 이와 같은 실천을 통해 환경을 지키려는 움직임이다. 이날 무대에선 아이들은 이와 같은 실천의 마음과 태도를 음악을 통해 표현해 냈다.
환경음악 뮤직컬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4R을 강조하기도 했다. 4R은 앞서 나온 3R에 ‘거절(refuse)’를 더한 것이다. 절약과 재사용, 재활용에서 나아가 굳이 필요하지 않은 소비를 거절할 수 있는 태도를 기르자는 메시지가 음악 속에 묻어났다.
이날 발표회의 총연출과 기획을 맡은 제주문화기획연구소의 양태현 감독은 “처음에는 3R로 시작을 했지만, 아이들과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환경을 생각하는 실천의 범위를 좀더 늘려보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4R까지 나아게 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제주의 환경을 지키려는 다른 뮤지컬 공연 무대에서도 펼쳐졌다. 이날 무대에 선 아이들은 모두 다 함께 안심하고 뛰어놀 수 있는 제주를 환경오염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펼쳐놓기도 했다.
제주의 중심에서 높게 솟아나 그 높이 만큼 다양한 동식물을 품고 있는 한라산이, 그 다양성을 상징하는 ‘일꼽빛깔 무지개’로 표현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환경오염으로 색을 잃게 되자, 아이들이 노래와 실천을 통해 한라산의 색을 되찾아준다는 내용이다.
이날 뮤지컬에 참여한 아이들은 이를 통해 한라산 식생의 다양성과, 제주와 한라산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더욱 즐겁게 깨우쳐 나갔다.
발표회에서는 음악을 통해 제주의 문화를 표현하는 무대가 펼쳐지기도 했다. 제주의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직접 작곡을 하고 대본을 만든 뮤지컬 ‘검은인어공주’를 통해 제주해녀에 대해서 소개하고 제주해녀가 가진 문화가 계승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이날 무대에 선 아이들은 제주어를 자연스럽게 구성하면서 복잡한 무용과 노래를 한 번에 소화해 내면서 관객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이외에도 이날 무대에서는 다양성 주제로 하는 자리가 마련되기도 했다. 아이들은 다양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주제로 한 노래인 ‘모두 다 꽃이야’라는 곡과 ‘아무 이유 없이 좋은 친구’ 등의 노래를 합창했다.
아울러 화려한 조명을 받는 무대가 아닌 그 뒤에서 최선을 다해 무대를 만들어내는 백스테이지 스탭들의 이야기를 뮤지컬로 풀어내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는 이들의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플룻의 합주도 펼쳐졌다. 플룻을 들고 무대에 선 아이들은 국내에서도 많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일본의 대표 음악가인 히사이시 조의 ‘이웃집 토토로’ OST 수록곡을 멋지게 연주해내면서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무대를 총지휘한 양태현 감독은 이번 무대에 대해서 “이번 발표회는 아직 정식 무대는 아니다”라며 “본격적인 무대에 서기 위해서 어떻게 연습을 하고 어떻게 준비를 해야하는지 미리 체험해보는 시간으로 오늘의 시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지속적인 연습을 통해 제주의 천혜의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정식 뮤지컬 작품을 공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음악캠프에서 대표로 수료증을 받은 제주동중학교의 박혜진 학생은 “다른 동생들과 함께 이번 무대를 준비하면서 힘든 부분들도 있었지만, 그런 힘든 순간도 잊을 수 있을만큼 재밌게 준비를 하기도 했다”며 “그 결과로 이번과 같은 무대를 선보일 수 있어서 뿌듯하다”며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