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내의 각종 생활 인프라 시설 대부분이 제주시와 서귀포시 동지역에 밀집돼 있는 것이 확인됐다. 제주도내 읍·면 지역에서는 이와 같은 인프라 시설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동지역에 비해 5~8배 더 많은 시간을 소요해야 하는 상황이라, 앞으로 도내 읍·면 지역에 각종 생활 인프라 시설을 어떻게 확충할지가 주요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26일 오후 4시 제주웰컴센터에서 오영훈 제주도정의 핵심공약 중 하나인 ‘15분 도시 제주’ 조성을 위한 기본구상 수립 용역 중간보고회를 가졌다.

15분 도시는 거주지에서 도보와 자전거, 대중교통 등을 이용해 근거리에서 주민들이 교육, 의료, 문화, 쇼핑, 여가 등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도시를 말한다.

제주도내에서 이처럼 15분 이내에 각종 인프라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은 제주시와 서귀포시 동지역에 국한된다. 그 외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제주시와 서귀포시 읍면지역의 생활 인프라 시설 접근성은 매우 떨어지는 수준을 보인다.

용역진은 생활 필수 인프라 시설을 모두 5개 분야로 나눴다. ▲유아보육서비스와 ▲교육서비스 ▲사회복지서비스 ▲의료서비스 ▲문화여가서비스 등이다.

제주시 동지역에서는 이 5개 서비스 시설까지의 도달시간이 최소 3.2분에서 최대 7.3분이 나왔다. 평균거리도 모두 1km 이내였다. 서귀포시 동지역의 경우도 5개 서비스 시설까지의 도달시간이 최소 5.5분에서 최대 13분이 나왔다. 평균 거리 역시 모두 1km 이내로 나왔다.

하지만 읍면지역의 경우는 상황이 달랐다. 서귀포시 읍·면 지역의 경우는 사회복지서비스 시설까지의 도달시간이 33.03분이 나왔다. 제주시 동지역보다 4배 이상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수준이다. 의료서비스 역시 서귀포시 읍·면 지역은 평균 33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시 동지역보다 무려 8배 가량 오래 걸리는 수준이다.

이동 수단을 도보로만 국한하면 동지역과 읍·면지역의 격차는 더욱 극심해진다.

이동 수단을 도보로만 국했을 경우, 삼도동과 이도동은 지역내 교육시설인 유치원까지의 평균 도달 시간이 8.68분에 불과했지만, 한림읍과 조천읍의 경우는 평균 도달 시간이 무려 58.36분에 달했다.

여가기능을 담당하는 도시공원까지 가기 위해서는 삼도동과 이도동에서 도보로 평균 7.84분이 걸리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표선읍의 경우는 관내에 도시공원이 단 두 곳 뿐으로, 표선면 주민들이 도보로 이곳까지 가기 위한 평균 시간은 101.45분으로 나왔다. 남원읍과 한경면, 안덕면 같은 경우는 도시공원이 단 1곳밖에 없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지역주민들이 도보로 이곳을 찾아가는데 걸리는 시간도 80분 내외가 걸리는 것으로 나왔다.

돌봄기능을 담당하는 어린이집의 경우도 제주시 동지역은 도보로 5분에서 15분 내외에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지만, 그 외 읍면지역에서는 적게는 30분 내외에서 많게는 75분까지 걸리는 것으로 나왔다. 건강 기능을 담당하는 의원 시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와 같은 제주시 및 서귀포시 동지역과 읍·면지역의 격차를 해소하고 15분 도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읍·면지역의 인프라 시설을 어떤 방식으로 확충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니다.

읍·면지역의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15분 도시 구현을 위해 각종 시설을 늘리다보면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될 수 밖에 없고, 읍·면 지역 내에서도 시설 입지와 관련한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용역진은 15분 도시 제주의 생활권을 4개의 권역생활권과 30개의 15분도시생활권, 200~300개의 보행생활권으로 나눴다. 이 중 15분 도시 제주의 가장 기초가 되는 생활권은 30개로 나뉜 15분도시생활권이다. 이 생활권은 1~4개의 행정동을 기준으로 인구 규모와 지형지물 등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설정됐다. 보행생활권은 도보로 이용 가능한 근리생활환경을 고려해 설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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