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사랑의 집' 시설폐쇄 결정한 제주시, 대안 마련 손 놓고 있나?
'사랑의 집' 시설폐쇄 결정한 제주시, 대안 마련 손 놓고 있나?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7.17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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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사랑의 집 폐쇄 결정 후 임시 시설장 추천받아
추천 없을 시 대안에 대해 "깊이 생각 안했다" 시인
현지홍 "제주시 믿지 못할 듯 ... 빠르게 대안 마련해야"
제주도의회 현지홍 의원. /사진=제주도의회.
제주도의회 현지홍 의원. /사진=제주도의회.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이용자의 인권침해 등의 문제로 인해 논란이 일다가 결국 폐쇄가 결정된 중증장애인복지시설 ’사랑의 집’과 관련된 논란이 제주도의회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폐쇄가 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청에서 이용자들을 위한 대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는 17일 오전 제419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1차 회의를 갖고 제주도와 제주시 등을 상대로 도내 중증장애인복지시설인 ‘사랑의 집’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다.

2006년 2월 설립된 ‘사랑의 집’은 지난해 이용자들의 인권침해와 학대, 직장 내 괴롭힘, 경영 악화 문제 등이 언론보도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결국 ‘사랑의 집’을 운영하던 A법인은 지난해 8월 시설 자진폐지 신고서를 제주시에 제출했다.

제주시에 따르면 사회복지사업법 제40조 제2항에 따라 시설을 폐쇄하는 경우 그에 따른 조치 사항으로 시설 거주자의 자립 지원 및 다른 시설로 전원 조치 외에도 보조금‧후원금 등의 사용 실태를 확인하고 남은 재산 회수 조치와 함께 거주자 권익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 등을 이행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도내 다른 장애인 거주시설의 운영공간과 종사자 요건 등을 감안했을 때 ‘사랑의 집’ 이용자 37명 모두를 전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다.

시는 해당 법인이 이 전원과 관련한 내용이나 거주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노력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 자진폐진 신고서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는 아울러 우선 종사자 부족으로 인한 장애인 돌봄 공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법인에 종사자 채용을 요청했지만, 해당 법인은 이 역시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이에 따라  결국 법인이 요청한 ‘자진폐지’가 아니라 ‘시설폐쇄’ 행정처분 절차에 들어갔다.

법인이 요청한대로 ‘자진폐지’가 이뤄졌다면 바로 유사 사업을 진행할 수 있지만, ‘시설폐쇄’ 행정처분을 받게 된 경우에는 향후 3년간 유사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

시는 이와 관련해 “향후 3년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운영법인의 간섭없이 외부에서 추천을 받은 임시 시설장을 두고, 시설이 정상 운영되고 사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임시 시설장을 선임하기 위한 절차가 원할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의회 현지홍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는 먼저 김미숙 제주시 복지위생국장을 향해 “제가 지난 회기에서 사랑의 집 시설을 폐쇄하고 임시 시설장을 파견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었다. 그 때는 국장님이 다른 의견을 주셨고, 결국 최근들어서야 시설 폐쇄 및 임시 시설장 파견을 결정했다. 긴급한 사안이었는데 한 달 동안 시간을 끌게 된 꼴”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김 국장을 향해 “임시 시설장과 관련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김 국장이 이에 “20일까지 제주도 사회복지협의회에 추천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하자 현 의원은 “알아보고 있다고 하는데, 사회복지협의회에서 추천이 안 되면 대안도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추천을 못받게 되면 어떻게 할 건가”라고 물었다.

김 국장은 이에 “추천을 못 받을 경우까지는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결국 임시 시설장 추천을 못받게 될 경우를 고려한 대안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시인한 것이다.

현 의원은 “제가 만약 시설을 이용하는 이용자의 부모나 가족의 입장이면 제주시를 믿지 못할 것 같다”며 “임시 시설장이 선임되고 빠르게 시설을 안정화시켜야 하는데, 제주시에서 이 자리에 와서도 정확한 답을 못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빨리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현 의원은 ‘사랑의 집’과 관련된 채용공고 문제도 지적했다. 해당 시설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으로 이용자들이 사실상 내부에만 갇혀 지내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자원봉사자도 따로 받지 않으며, 채용 공고는 냈지만 공고에 ‘시설이 폐쇄 예정이다’라는 말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 의원은 이를 두고 “채용 공고에 ‘시설 폐쇄 예정이다’라는 말이 나와 있으면 누가 신청을 하겠는가”라며 “이는 채용 공고가 아니다. 운영 법인에서 제주시 보라고 생색만 내는 것일 뿐이다. 이런 부분에서 제주시가 좀더 유념있게 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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