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2년 5개월 만에 탐방객 맞이한 용눈이오름, 이대로 괜찮을까?
2년 5개월 만에 탐방객 맞이한 용눈이오름, 이대로 괜찮을까?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7.10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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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눈이오름, 7월1일부터 다시 탐방객들 맞이 시작해
평일과 주말에 오름 찾는 탐방객들 발길 계속 이어져
일부 구간에 쓰러진 난간 ... 경관 해치는 철근 구조물도
오름 식생 복원 더딘 구간도 확인돼, 훼손 가속화될 수도
용눈이오름. /사진=미디어제주.
용눈이오름.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를 대표하는 오름 중 하나로 널리 알려진 용눈이오름이 이달부터 다시 탐방객들을 받기 시작했다. 극심한 훼손으로 인해 자연휴식년에 들어가면서 일반 탐방객들의 출입이 금지된지 2년 5개월만에 다시 문이 열린 것이다. 하지만 잠깐의 휴식을 갖고 다시 열린 용눈이오름은 탐방객들을 맞이하기에는 아직은 부족한 모습들이 곳곳에서 보였다.

용눈이오름은 앞서 지난 2021년 2월1일부터 출입이 전면 통제된 바 있다. 오름이 방송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유명세를 타면서 탐방객들이 급증하기 시작했고, 탐방객들의 답압에 의해 오름의 훼손이 가속화됐기 때문이다.

일부 구간에선 심각할 수준으로 땅이 파헤쳐졌으며, 기존 지면에서 30cm 이상 토실이 유실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탐방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으면서 용눈이오름의 상태는 날이 갈수록 악화됐다. 제주도에서는 이에 따라 식생복원 등을 위해 용눈이오름에 대한 자연휴식년제를 결정했다.

하지만 이후 용눈이오름을 소유한 일부 소유주들이 제주도에 지속적으로 용눈의오름의 재개방을 요구했고, 결국 지난해 12월 탐방로 보수 이후 개방을 한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제주도는 이후 지난 3월20일부터 4월14일까지 2900만원을 투입, 탐방객들의 답압에 의한 영향을 완화할 수 있는 야자매트를 설치하는 등 탐방로 보수 작업에 나섰다. 이어 이달 1일부터 다시 한 번 탐방객들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 9일 <미디어제주>가 찾아가 본 용눈이오름에는 오전부터 많은 방문객들이 탐방에 나서고 있었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많았으며, 그 외 10여명이 무리를 이뤄 탐방에 나서는 경우도 있었다.

이들이 발걸음을 옮긴 탐방로는 오름이 휴식년제에 들어가기 이전과 같은 코스였다. 다만 탐방로는 주차장에서 정상까지만 이어졌으며, 정상에서 분화구를 내려가거나 분화구 둘레를 따라 걸을 수 있었던 탐방로는 모두 막혀 있었다.

이는 식생복원을 위한 제주도의 결정이 아닌, 용눈이오름 소유주들 중 일부의 결정이었다. 용눈이오름 분화구 앞에는 이들이 설치한 철근 구조물도 있었다. 이와 같은 철근구조물은 분화구 둘레를 따라 오름 중턱을 한 바퀴 둘러쳐 설치돼 있었다.

용눈이오름의 일부 소유주가 설치한 철근 구조물. 이와 같은 구조물이 오름 중턱에서 분화구 둘레를 따라 설치돼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용눈이오름의 일부 소유주가 설치한 철근 구조물. 이와 같은 구조물이 오름 중턱에서 분화구 둘레를 따라 설치돼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용눈이오름의 일부 소유주가 설치한 철근 구조물이 용눈이오름 정상의 경관을 일부 가리고 있다. 용눈이오름에는 현재 이와 같은 구조물이 오름 중턱에서 분화구 둘레를 따라 설치돼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용눈이오름의 일부 소유주가 설치한 철근 구조물이 용눈이오름 정상의 경관을 일부 가리고 있다. 용눈이오름에는 현재 이와 같은 구조물이 오름 중턱에서 분화구 둘레를 따라 설치돼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문제는 이와 같은 철근구조물이 공사현장에서 볼 법한 형태로 설치돼 있어 용눈이오름 경관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상에서는 철근구조물이 용눈이오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을 가리면서 기존 오름이 가지고 있었던 매력을 떨어뜨리는 듯 했다. 이와 같은 철근 구조물은 제주도 및 제주시의 오름 관리부서와는 사전에 협의 등이 이뤄지지 않은 채 설치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제주도의 탐방로 정비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나타났다.

제주도는 이번 정비를 통해 노후화된 부분을 중심으로 약 400m 구간에서 야자매트를 새로 깔았다. 용눈이오름 주차장에서 탐방로를 따라 정상까지 약 1.7km 정도 이어지는 것을 고려했을 때, 제주도가 야자매트를 새로 깐 부분은 전체 탐방로의 약 4분의 1이다.

도는 그 외 나머지 구간에선 아직은 야자매트를 새로 깔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야자매트를 교체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상부근에서는 이미 기존에 설치돼 있던 야자매트가 삭아 일부 흙이 들어난 구간이 나타나기도 했다. 도는 다만 야자매트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노후화된 구간을 주기적으로 교체한다는 방침이다. 

탐방로의 중간 구간에선 탐방객들의 탐방로 이탈을 막기 위해 설치된 것으로 보이는 난간 일부가 넘어진 부분도 있어 제주도의 정비가 무색하게 보이기도 했다. 이 역시 철근 난간과 더불어 용눈이오름의 경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이와 같은 난간에 대해 “땅에 묻었다가 빼고 다시 묻을 수 있게 설계가 된 난간인데, 일대 방목 과정에서 넘어졌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이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보강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2년간의 자연휴식년제를 통해 기존에 훼손이 이뤄졌던 곳이 회복되고 복원된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일부 구간에선 기존 훼손됐던 모습이 아물지 않은 채 남아 있는 모습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사진 촬영 등의 목적으로 일부 탐방객이 탐방로를 벗어나는 사례들이 나타난다면 다시 용눈이오름의 훼손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년 5개월만에 개방된 용눈이오름의 탐방로 일부 구간에서 난간이 쓰러져 있는 것이 확인됐다. /사진=미디어제주.
2년 5개월만에 개방된 용눈이오름의 탐방로 일부 구간에서 난간이 쓰러져 있는 것이 확인됐다. /사진=미디어제주.
2년5개월만에 개방된 용눈이오름 탐방로 일부 구간에서 야자메트가 삭아 있는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2년5개월만에 개방된 용눈이오름 탐방로 일부 구간에서 야자메트가 삭아 있는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2년5개월만에 개방된 용눈이오름 탐방로를 따라 훼손된 부분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2년5개월만에 개방된 용눈이오름 탐방로를 따라 훼손된 부분이 그대로 노출돼 있다. /사진=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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