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 한라산 정상 백록담 주변에 즉석식품의 발열체 역할을 하는 하얀가루가 버려져 있는 것이 확인되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한라산 정상 백록담 부근에서 데크 아래나 바위 틈새에 하얀가루가 버려져 있는 것이 일부 등산객들에 의해 목격됐다.

이 하안가루는 최근 등산객들이나 캠핑객들 사이에서 자주 이용되는 즉석식품의 발열체로 알려졌다. 이 발열체가 들어있는 발열팩에 물을 부으면 발열체에서 열이 나오면서 음식물을 데우게 된다. 

한라산국립공원 내에서의 조리용 발열팩 사용은 자연공원법 제29조와 같은 법의 시행령 제26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지만, 음식을 데워 먹을 수 있는 발열도시락에 포함된 발열팩의 사용은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 몇년간 젊은 층을 중심으로 등산 인구가 급증하면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발열도시락의 수요 역시 증가, 한라산국립공원 내에서도 발열도시락을 이용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됐다.

문제는 발열도시락의 발열팩 속 발열체의 처리다. 발열팩 속 발열체는 열을 충분히 식힌 후 쓰레기봉투에 넣어 처리해야 한다. 말 그대로 '쓰레기'인 것이다.

하지만 한라산을 찾은 등산객들 중 일부가 하산 과정에서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하얀가루 형태의 이 발열체를 데크 아래나 바위틈새 등에 그냥 버리고 가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발열체는 일반적으로 알카리성으로 토양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열도시락에도 “사용된 발열체는 토양 환경오염을 유발하지 않는다”라는 식의 내용이 표기돼 있다.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처럼 산에서 버려지는 발열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버려진 발열체가 토양에는 큰 영향은 미치지 않는다고해도, 산에 사는 야생 동물 및 곤충류가 이를 섭취하게 될 경우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발열체를 산에 버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누리꾼은 “발열체 가루가 땅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는 하지만, 단순히 토양에 미치는 영향만을 고려할 것은 아닌 것 같다”며 “특히 산의 생태계는 다양한 요인들이 맞물려 서로 영향을 미친다. 발열체의 처리도 더욱 넓은 관점에서 고려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하기도 했다.

아울러 충분히 식혀지지 않은 발열체가 버려졌을 경우 산불 등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이외에 한 누리꾼은 “누군가 화장된 뼛가루를 산에 뿌린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며 경관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꼬집기도 했다.

고원상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