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거래 시 채무승계 없이 명의이전 가능한 점을 이용
[미디어제주 김민범 기자] 지난 2020년 6월부터 시작된 ‘200억대 중고차 투자 사기조직’ 15명이 경찰의 2년여간 끈질긴 수사로 붙잡혔다.
제주경찰청은 ‘200억대 중고차 투자 사기 사건’ 피의자 4명이 추가로 검거됐다고 28일 전했다. 이로써 지난 2020년 6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제주지역에서 발생한 200억원대 중고차 사기 혐의를 받는 총 15명의 피의자가 검거된 것이다.
이들은 제주지역에서 투자설명회 등을 개최해 ‘차량 대출명의를 제공하면 중고차 출고 후 수출해 수익을 주겠다’라며 피해자 135명을 모집했다. 이어 중고차 및 리스차 총 259대를 출고해 약 200억원의 피해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중고차 거래 시 저당채무가 설정돼 있어도 채무승계 없이 명의이전이 가능한 점’을 이용,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경찰은 지난해 11월 중고차 및 리스차 총 259대를 대포차로 처분한 주범 3명을 포함한 7명을 구속하고 11명을 검거했다. 이어 이들과 공모한 ▵피해자들 명의로 고액 대출을 받아 차량을 출고한 딜러 2명을 구속, ▵차량을 시세보다 싸게 매입해 대포차로 유통한 장물업자 2명도 불구속 송치했다. 또한 ▵피해차량 수배, ▵운행정지 조치 등 피해차량 회수를 위해 노력, 현재 90여 대 회수에 성공했다.
경찰은 사기조직이 ‘중고차 거래 시 채무승계 없이 명의이전이 가능한 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점을 통해 또 다른 피해 발생을 우려, 관련 부처에 제도개선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상률 제주경찰청장은 “지인들의 투자권유를 받은 도민들이 의심없이 신분증 등을 제공해 큰 피해로 이어진 사안이다”라며 “앞으로도 서민을 울리는 악성 사기사범과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경제적 신뢰를 깨뜨리는 불법행위는 끝까지 추적해 엄단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한편 중고차 및 리스차 259대를 대포차로 처분한 주범 3명 중 2명은 사기혐의로 징역 18년형을 받았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