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제주 떠나는 젊은 여성들 ... 열악한 근로여건, 개선은 미비
제주 떠나는 젊은 여성들 ... 열악한 근로여건, 개선은 미비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6.14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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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제주지역 청년 순유출 요인 발표
20대 전출 높은 수준 ... 여성 전출 증가폭도
제주도 전경. /사진=미디어제주.
제주도 전경.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의 청년유출이 심화되는 가운데, 특히 여성의 유출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일자리 눈높이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제주의 근로 여건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나아지질 않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여성들의 근로여건 개선이 매우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제주의 인구는 2010년부터 순유입으로 전환된 이후 지역경제 호조와 지역개발 관련 정책 등으로 점차 그 규모가 확돼됐다. 하지만 2018년 이후 지역 경기 둔화와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정주여건이 악화되면서 증가푹이 크게 둔화됐고, 특히 만19세에서 39세 사이 청년층에서 순유입 둔화가 뚜렸하게 나타났다.

제주에서의 청년층 인구는 2012년부터 순유입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이후 2017년까지 순유입 규모가 확대됐지만, 2018년 이후 빠르게 둔화됐고 지난해부터는 순유출로 전환됐다.

청년층 중에서도 20대에서 제주를 빠져나가는 인구가 많았다. 만19세에서 28세 사이 청년층의 경우 2014년 400명의 순유입이 기록된 이후 2017년에는 순유입이 800명까지 늘었지만, 그 이후 전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2019년에는 1100명이 순유출됐다. 순유출 규모는 해가 지날수록 더욱 커져 지난해에는 1600명이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30대의 경우 전출인구보다 전입인구가 지속적으로 많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다만 전입인구의 규모가 시간이 지날수로 줄어들면서 순유입 인구의 규모도 감소되는 추세를 보였다. 30대 인구의 경우 2014년 3800명의 순유입이 기록됐으며 2016년에는 4200명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2018년을 기점으로 크게 줄어들기 시작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500명 안팎의 순유입이 기록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성별로 보면 젊은 여성의 전출이 남성에 비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여성의 경우 2013년 전출이 4600명이었던 것이 2022년에는 7500명까지 늘었다. 수치만 보면 남성의 전출자가 더욱 많지만, 증가폭은 여성이 더욱 크다.

이처럼 여성의 전출 증가폭이 큰 것은 최근 5년간 여성의 일자리 눈높이가 높아진 반면, 임금 등 제주도내 근로 여건의 개선이 상대적으로 뒤쩔어짐에 따라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제주의 최근 5년간 4년제 이상 대학 졸업 여성의 취업자 비중 증가폭은 13.1%p로, 전국대비 더욱 높았다. 일자리를 찾는 젊은 여성들의 비율이 전국평균과 비교해 높은 것으로도 풀이될 수 있는 사항이다. 

하지만 이 여성들의 최근 5년간 임금 상승폭은 다른 전국 평균 44만2000원보다 무려 10만원이 낮은 34만1000원에 그쳤다. 특히 만19세에서 28세 여성의 최근 5년간 임금 상승폭은 불과 18만8000원에 그쳤다.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이외에 청년들을 상대로 한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제주 청년층의 애로사항으로 일자리부족과 열악한 근로환경, 높은 생활물가와 주거비용, 문화·교육·교통 등 생활 인프라 부족 등이 꼽혔다.

한국은행은 이에 따라 제주도가 펼치는 정책의 방향을 대학 진학 또는 대학졸업 후 첫 취직 시기에 있는 청년 중에서도 고학력의 미혼 여성에 맞출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이를 강조하면서 “도에서 진행 중인 대학 핵심역량 강화 지원사업의 내실화를 통해 도내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지역 내 대학과 기업간 산학 연계 사업을 확대해 최대한 청년의 도내 취업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주에서 지속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청년들의 경우 문화인프라에 대한 불만이 높에 나타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문화 및 공연 시설 규모의 질을 개선하는 한편, 청년 선호도를 고려한 양질의 뮤지컬과 콘서트 등을 유치하는 것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 다른 지역의 청년을 제주로 불어들이기 위해 전입 인센트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다른 지역에서 온 청년의 경우 높은 생활물가 및 주거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므로 추진 중인 청년 월세 한시 특별지원 사업 등을 정착 비용이 큰 전입 청년에게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방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청년층 무주택자에 대한 공공임대주택의 지속적 확충 등을 통해 주거비 부담 경감 및 주거 환경 개선을 추진할 필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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