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4.3폄하 김재원의 사과 "당 요청 따른 것" ... '보여주기' 불과?
4.3폄하 김재원의 사과 "당 요청 따른 것" ... '보여주기' 불과?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6.02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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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방문, 징계니까 하는 맘 ... 당 지도부 요청 사안"
민주당 반발 "자의 따른 것 아닌 징계 피하기 위한 행보"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지난 4월20일 오후 제주4.3평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자신의 4.3폄하 발언에 대해 유족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이 사과를 두고 지난 1일 "당 지도부의 요청에 따른 사안이었다"고 발언했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지난 4월20일 오후 제주4.3평화기념관 4층 대회의실에서 자신의 4.3폄하 발언에 대해 유족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이 사과를 두고 지난 1일 "당 지도부의 요청에 따른 사안이었다"고 발언했다.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4.3을 폄하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샀던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자신의 발언에 대한 사과를 위해 제주를 방문했던 것에 대해 “당 지도부의 요청에 따라 한 것”이라고 언급, 논란을 사고 있다.

4.3유족들에 대한 사과가 본인의 뜻이 아니었다는 취지로 보일 수 있는 발언이라, 유족들에 대한 사과가 반성하는 마음이 없이 이뤄진 일종의 ‘보여주기’에 불과했다는 비판을 자초하는 꼴이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 5.18광주민주화운동 및 제주4.3과 관련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기 위해 광주와 제주를 방문한 것을 두고 “지도부의 요청에 따른 사안이었다”고 발언했다.

김 최고위원은 “김기현 당대표가 한 달간 자숙하고 조용히 있어달라고 말씀하셨을 때 그것을 일종의 징계라고 봤다”며 “그래서 그 이후에 수많은 이야기들 중 제가 이해할 수 없는 황당한 이야기들이 너무 많았는데도 당대표와의 약속 때문에 전혀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이게 징계니까 하는 마음으로 광주도 다녀오고 제주도도 다녀왔다”며 “이것도 지도부의 요청에 따른 사안이었는데, 그리고 징계를 해버렸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지난 4월20일 제주를 찾아 자신의 4.3폄하 발언에 대해 유족들에게 사과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김 최고위원은 앞서 제75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의 다음날인 지난 4월4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4.3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4.3추념일은 3.1절이나 광복절보다는 조금 격이 낮은 기념일이라,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았다고 무조건 공격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4.3을 폄하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4.3추념식이 3.1절이나 광복절보다는 격이 낮다”고 표현하면서, 4.3 자체가 3.1절이나 광복절보다는 격이 낮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김 최고위원은 결국 제주를 찾아 “앞으로는 4.3의 아픔을 좀더 이해하고, 그 아픔에 함께하고, 더 나아가서 제가 좀 더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 함께 했던 4.3유족들은 김 최고위원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일부 유족들은 김 최고위원을 향해 “징계를 피하기 위해 쇼를 하는 것이 아니냐? 유족들이 들러리냐”라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이런 일이 있고 난 후에 김 최고위원의 방송에 나와 4.3유족들에 대한 사과가 “지도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라고 발언한 것이다. 결국 4.3유족들에 대한 사과의 진성성에 더욱 물음표가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일부 유족들이 강하게 질타했던, 진정성이 결여된 ‘보여주기식’ 사과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이와 관련해 2일 성명을 내고 “집권 여당 국민의힘 지도부의 제주4.3 인식 수준이 드러났다”며 질타했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이를 두고 “제주4.3은 격이 낮다는 망언으로 물의를 빚은 김 최고위원이 제주를 방문해 희생자와 유족 앞에 사과했던 것은 지도부의 요청에 의한 ‘억지 사과’였다는 사실을 실토한 것”이라며 “김 최고위원이 자의에서 우러나 잘못을 깨닫고 사죄를 표명하러 제주를 찾은 것이 아니라, 징계를 피하기 위한 행보를 한 것이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4.3에 대한 그릇된 망언에 대해 한 달간 자숙하면 정리될 것이라고 한 김기현 당대표의 인식 또한 매우 실망스럽다”며 “국민의힘은 4.3과 제주도민을 기만하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진정으로 사죄하는 것이 집권여당으로서의 자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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