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6 21:11 (금)
핵오염수 반대 포스터 게시한 제주 환경단체, 경찰 수사까지
핵오염수 반대 포스터 게시한 제주 환경단체, 경찰 수사까지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5.22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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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 제주 곳곳에 포스터 부착
경찰, 관계자 3명 '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 적용
탈핵·기후위기 반발 "명백한 탄압 ... 묵과하지 않을 것"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이 제주 곳곳에 부착한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 포스터. 경찰은 이 포스터를 부착한 이들 중 3명을 '경범죄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이 제주 곳곳에 부착한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 포스터. 경찰은 이 포스터를 부착한 이들 중 3명을 '경범죄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주환경운동연합.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내 환경단체가 부착한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 포스터에 대한 경찰수사가 이뤄지면서 이에 대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경범죄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제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 3명을 조사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현재 정식으로 입건된 상태는 아니며, 내사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조사를 받는 이유는 앞서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이 버스정류장과 공공시설물 등 제주도내 280여곳에 ‘핵오염수’라고 표기된 물을 따라 마시는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과 함게 ‘일본 후쿠시마 핵오염수 정말 마실 수 있나요?’라는 문구가 들어간 포스터를 게시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이 포스터를 게시한 것을 ‘광고물 무단부착’으로 보고 수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에 조사를 받고 있는 이들이 포스터를 부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은 즉각 이에 반발하고 나섰다.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은 22일 성명을 내고 “우리 단체가 도내 곳곳에 게시한 포스터에 대해 경찰수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경찰은 반대 포스터를 부착한 행위가 경범죄처벌법에 저촉된다며 이례적으로 포스터를 부착한 것으로 확인된 연대 단체 회원들에게 출석조사를 요구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들은 이어 “경범죄처벌법은 공공질서를 지키는 것이 핵심인 법”이라며 “쉽게 말해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거나, 공원에서 꽃이나 나무를 함부러 꺾거나 노상방뇨 등을 하는 경우에 처벌하는 조항이다. 그래서 통상 경범죄의 처벌은 현장적발된 경우에 한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번에 경찰이 수사하는 방식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그러면서 “경찰은 이번에는 신고가 들어왔다는 이유로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며 포스터를 붙인 두 명의 차적을 조회하고 특정, 신원을 확인했다”며 “심지어 수사관이 주거지로 직접 찾아와 조사를 수행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였다. 또 다른 한 명은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는 통보를 받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또 “더욱이 광고물 무단부착으로 신고된 지역이 포스터를 붙인 것으로 특정된 두 명이 포스터를 붙인 곳과 다른 곳이라는 점, 신고된 지역에서 두 명이 직접 포스터를 붙인 행위를 특정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는 명백한 표적수사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며 “공권력의 남용이자 행정력의 낭비”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이들은 “수사과정도 이해하기 어렵다”며 “집으로 찾아가서 조사를 하거나 출석을 요구하는 한편, 조사과정에서 누가 시켰는지를 집요하게 캐묻고, 협조하지 않으면 사안이 커질 것이라는 공포감을 조성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경범죄의 조사라고 보기엔 큰 무리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외에도 “포스터를 부착한 행위를 경범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며 “옥외광고물법에서는 표시 및 설치기간이 30일 이내인 비영리목적의 광고물로 단체나 개인이 적법한 정치활동을 위한 행사 또는 집회 등에 사용하기 위해 표시하고 설치한 광고물에 대해서는 허가나 신고 대상이 아니며, 금지도 제한도 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이번 포스터 부착은 경범죄로도 처벌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이번 수사를 두고 “이는 정부가 부담스러워하는 현안에 공권력을 투입해 입을 막으려는 탄압”이라며 “우리는 이와 같은 탄압을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더욱 강력한 반대운동으로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를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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