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자체검증만으로도 중대한 문제들 확인 ... 국토부 답해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 제2공항 반대측이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및 기본계획안과 관련해 제시된 각종 의혹들에 대해 국토부에 공동 검증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19일 오전 10시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토부를 향해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기본계획에 대한 공동 검증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서 지난달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및 기본계획 검증 TF팀을 구성하고 한 달여에 걸쳐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및 기본계획안을 검토했다. 그 결과 크게 네 가지의 문제점을 제시했다.
첫 번째로 제시된 문제점은 제2공항 건설 계획의 적정성과 관련된 내용이다.
국토부가 기본계획안 등을 통해 제시한 제2공항의 수요예측은 2055년 기준 3969만 수준이다. 이는 제2공항 사전타당성 조사 당시 제시된 연간 4560만명과 비교해 600만명이 줄어든 수준이다. 더군다나 제2공항 비상도민회의에 따르면 3969만명의 수요는 인구의 고령화 등의 일부 요소가 반영되지 않은 수치다. 보다 다양한 요소가 더해질 경우 실제 수요는 더욱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다.
비상도민회의는 이와 같은 점을 들며 “이처럼 수요가 과잉예측됐는데, 왜 현 제주공항보다 훨신 큰 165만평 규모의 제2공항을 지어야 하는 것인가? 국토부는 과도한 규모로 불필요하게 환경을 훼손하고 세금을 낭비하는 공항을 지어야 하느냐에 대해 답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문제점은 조류 서식지를 보호하면서 조류충돌 위험성을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이는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검토한 전문기관에서도 문제점으로 제시된 점이기도 하다.
비상도민회의는 “최근의 검증 과정에서 조류충돌의 위험성 평가가 축소 및 조작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제2공항 주변에서 발견된 172종의 새 중에서 불과 39종만 평가 대상에 포함됐고, 이 중에서도 12종만 피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실재로 항공기 충돌이 일어났던 조류 종만 피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비상식적인 기준을 적용해 축소 및 조작했음에도 제2공항 조류충돌 위험성은 현 제주공항의 최대 8.3배로 나타났다”며 “제대로 평가했으면 조류충돌 위험성은 현 제주공항의 수십 배가 됐을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아울러 “제2공항 후보지 주변에는 많은 철새도래지가 있는데, 이에 대해 아무런 대책이 없으니 충돌위험성을 축소 및 조작한 것이 아닌가”라고 덧붙엿다.
세 번째 문제는 숨골과 물 문제다. 이들은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제시한 숨골의 보전가치가 미비하고, 숨골이 막힐 때 지하수 함양과 홍수피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도 답이 없다”고 질타했다.
네 번째 문제는 제2공항 후보지 부지 내 동굴의 분포 가능성이다. 비상도민회의는 “기본계획의 지반조사 등을 토대로 다수의 용암동굴이 존재할 가능성이 확인됐다”며 “이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국토부가 답을 해야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앞으로도 우리는 소음문제와 경제성 분석 등 남은 쟁점들에 대한 검증을 이어갈 것”이라며 “하지만 지난 한 달여의 검증만으로도 중대한 문제들이 확인됐다. 이에 국토부는 기본계획 및 전략환경영향평가의 검증에 필요한 모든 자료를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 국토부를 향해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기본계획에 대해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제주도 및 시민사회와의 공동 검증에 나설 것과,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관련된 의혹을 검토하기 위한 ‘전문위원회’를 꾸릴 것, 제2공항 후보지 인근에 대한 자체적인 동굴 조사를 할 것 등을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