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6 21:11 (금)
탐라국부터 이어진 '제주성' 옛 모습 되찾나? 복원계획 제시
탐라국부터 이어진 '제주성' 옛 모습 되찾나? 복원계획 제시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04.19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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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제2차 제주성지 보존·관리 계획 용역 보고서 공개
전체 복원 보다는 주요 지점 중심으로한 복원 방안 제시
오현단에서 바라본 제주성곽. /사진=미디어제주.
오현단에서 바라본 제주성곽. /사진=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옛 탐라국 시절부터 제주의 중심지였던 제주성지의 일부분을 30여년에 걸쳐 복원하자는 내용의 계획이 제시됐다. 

제주도는 지난 18일 ‘제2차 제주성지 보존·관리 및 활용계획’ 연구용역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번 계획은 제주성 복원과 관련해 지난 2013년에 앞서 제시됐던 연구용역에 이은 두 번째 용역 결과물이다.

지난 2013년의 1차 계획은 제주성의 완전 복원을 전재로 기존의 잔존유적 정비와 보존, 그리고 뒤이은 멸실구역의 발굴정비와 복원 등을 통해 제주성의 원형을 복원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이 구상은 제주도정의 복원 추진 역량에 비해 과도하게 목표가 높게 설정됐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에 따라 이번 용역을 담당한 제주대 산학협력단은 이번 2차 계획에서 제주성의 완전 복원이 아닌 주요 유적 거점을 중심으로 한 복원을 단기·중기·장기로 나눠 진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단기 사업은 향후 5년 이내에 실현이 가능한 사업을 말한다. 여기서 제시된 복원 구역은 남문 인근의 일각구역이다. 현재 제주 남초등학교의 동쪽 구역으로 제주도에서 이 일대의 토지를 매입한 후, 지역주민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역사공원 및 주차장을 조성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처럼 공공성이 있는 공간으로 활용을 하면서 동시에 발굴조사를 실시, 복원사업을 추진하자는 방안이다.

또 중인문 구역이 단기 사업에 들어간다. 중인문 구역은 16세기 중엽 제주에 부임했던 목사 곽흘에 의해 제주성의 동쪽 구역이 축성되기 이전에 간성이 있었던 곳으로, 현재 산지천 인근의 북수구광장 일대를 말한다. 이 일대는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공공사업이 추진돼 공유지가 넓게 분포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덕분에 복원사업이 용이할 것으로 분석됐다.

산지천을 따라 간성과 중인문이 복원될 경우 인근의 탐라문화광장 완성도를 높이고 지역상권과의 연계 등으로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측되기도 했다.

중기사업은 사업추진 기간이 5년 이상 10년 이하로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이다. 먼저 복원이 제시된 곳은 남동성 구간이다. 이는 현재 남수각에서 동쪽에 자리잡은 곳으로 일도초등학교 북서쪽 일대다.

용역진에 따르면 이 곳은 개발이 많이 진행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지형과 유적이 원형에 가깝게 보존돼 있다. 다만 성곽의 일부분이 변형됐으며, 성곽 위에 주택들이 들어서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도는 이 건물들을 매입한 후 철거를 하면 성곽이 원형 그대로 드러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 일대는 토지매입의 범위가 넓고 매입비용도 적지 않아 부담이 클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따라서 단기사업에서 제시된 일각구역과 중인문구역의 봉원을 적극 추진하면서, 여기서 나온 성과를 토대로 중기사업에서 남동성 구역을 매입하는 등의 방안이 제시됐다.

옛 제주성 위치를 표시한 도면과 현재 원형이 남아 있는 제주성곽의 모습들. /사진=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옛 제주성 위치를 표시한 도면과 현재 원형이 남아 있는 제주성곽의 모습들. /사진=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그 외 장기사업은 최대 30년까지 소요되는 사업을 말한다. 동문구역과 서문구역, 북동성 구역, 남성 구역 등이 있다.

동문 구역은 현재 동문로터리의 동쪽에 자리잡은 구역이다.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복원 논의가 이뤄졌던 곳이기도 하다. 현재는 도로개설과 확장 등으로 인해 성곽과 옹성이 훼손됐지만 동문 안팎을 연결하던 옛길은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곳에 대해서는 교통량이 많고 상가 및 주택이 밀집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민공모사업 등을 통해 주민들의 참여를 장려하는 방식으로 복원사업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점이 제시됐다. 아울러 복원사업과 함께 우회도로를 만들어야 하는 필요성도 제시됐다.

서문구역은 현재 관덕정 광장과 서문사거리의 사이를 말한다. 이 곳 역시 동문과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복원이 추진돼 왔던 장소다. 이 곳 역시 교통량이 많고 상가 및 주택이 밀집해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민의 사업 참여를 높일 필요성이 제기됐다. 아울러 서문의 주요 부분이 도로 위에 위치하고 있는 점을 고려, 이를 중심으로 제주도가 일대 토지를 매입해야 한다는 점도 제시됐다.

북동성 구역은 동문 구역의 북쪽으로 산지천과의 사이에 자리잡은 구역이다. 제주지방기상청이 자리 잡고 있는 구역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기상청과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장기간에 걸쳐 복원을 해 나가는 방안이 언급됐다.

남문 구역은 현재 제주성곽의 일부가 복원돼 있는 곳이다. 하지만 배불림 현상 등 불완전한 복원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일대 원형이 남아 있는 성곽과 연동해 제대로 된 복원 추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와 함께 단계별로 성안의 옛길을 제주현무암을 이용해 포장, 이를 통해 옛길의 기억을 보존하는 형식의 문화콘텐츠로 활용하자는 내용이 나왔고, 옛길의 안내동판을 지면에 설치하자는 방안도 제시됐다.

또 현재 제주우체국 뒷편에 자리잡은 노인회노인자원봉사지원센터 건물을 활용해 가칭 ‘제주도성 박물관’을 만들자는 의견도 나왔다.

또 주목할만한 점은 제주도 곳곳에 흩어진 돌하르방을 원래 자리로 되돌려 놓자는 것이다. 이는 장기사업으로 제시됐다.

제주성에 세워졌던 돌하르방은 모두 24기였다. 이들 돌하르방은 모두 기존에 서 있던 위치에서 옮겨져 현재는 다른 곳에 있다. 제주를 떠나 서울의 국립민속박물관으로 옮겨간 돌하르방도 있고, 중산간 제주대 정문과 제주시청, KBS제주방송총국 정문 등으로 옮겨간 돌하르방도 있다.

용역진은 이번 용역을 통해 제주성 3문 중 하나를 복원해 그 진입로에 돌하르방을 다시 옮겨와 원 위치에 복원하는 사업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제주성과 관련된 다양한 건축물의 복원이 언급되기도 했다.

제주도는 향후 이처럼 제시된 계획에 대해 지속적으로 내부 협의를 거치고 검토 작업을 하면서 순차적으로 제주성 복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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