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19 16:35 (화)
“알뜨르 평화대공원, 참혹한 전쟁 상황 배우고 깨닫는 장소로”
“알뜨르 평화대공원, 참혹한 전쟁 상황 배우고 깨닫는 장소로”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3.01.27 1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성윤 교수, ‘알뜨르 평화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 이야기마당 발제
“전쟁 준비 상황과 태평양전쟁, 2차 세계대전, 난징 대학살 등 망라돼야”
‘알뜨르, 평화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를 주제로 평화대공원을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마당이 27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렸다. ⓒ미디어제주
‘알뜨르, 평화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를 주제로 평화대공원을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마당이 27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렸다.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일제 강점기 때 비행장으로 조성된 후 미군 소유를 거쳐 한국으로 반환된 후에도 군사기지 활용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알뜨르비행장을 평화대공원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이야기마당이 27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진행됐다.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주민회와 강정평화네트워크, 대정농민회, 송악산개발반대대책위원회 등 13개 단체 공동 주최로 마련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조성윤 제주대 명예교수와 김정임 송악산개발반대책위 상임대표가 ‘우리가 만들어가는 평화공원’을 주제로 발제를 한 데 이어 지정토론자의 토론이 이어졌다.

조성윤 교수는 우선 전쟁 유적으로서 ‘알뜨르 항공기지’를 재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조 교수는 “알뜨르 전쟁유적은 활주로를 중심으로 멀리는 대촌병사, 송악산 해안 특공기지까지 포괄하는 영역에 걸쳐 흩어져 있는 상황”이라며 “비행장을 중심으로 하는 전쟁유적은 활주로가 중심이지만, 이를 둘라싸고 지휘소를 비롯한 각종 건물과 연료고, 탄약고 등 다양한 건물이 어떻게 배치돼 이용되고 있었는지 가능한 수준에서 확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를 염두에 두면서 스토리 라인을 짜고, 짜여진 스토리에 따라 과거 알뜨르 비행장의 옛 모습과 관련된 흔적을 발굴, 이를 바탕으로 어떤 것을 어떻게 정비하고 재구성하고 재현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는 구상이었다.

이같은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그는 유적 발굴 및 정비 위원회 구성 필요성을 역설했다.

아울러 그는 아시아-태평양 전쟁과 한국전쟁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평화전시관을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송악산 알뜨르 평화공원 내에는 전쟁유적을 전시하고, 도 전역에 흩어져 있는 일본군 전쟁유적지를 한눈에 보여줄 수 있는 전시관이 별도로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이와 함께 그는 알뜨르 비행장이 애초 중간 기착지로 조성되던 중 중일전쟁이 확대되면서 중국 남경 등 주요 도시를 폭격하는 기지로 활용됐다는 점을 들어 당시 남경 폭격 상황을 전시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조 교수는 지난 2014년부터 난징대학살 추모제가 알뜨르 비행장 일대에서 진행되고 있는 데 주목했다.

추모제를 진행하고 있는 ‘난징대학살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시민들에게 알뜨르 비행장 부지를 바라보면서 전쟁의 상처를 기억하고, 이곳을 전쟁기지로 만들어버린 일본 해군들의 폭격기에 싣고간 폭탄에 죽어간 남경 시민들을 기억하자고 말하고 있는 데서 착안한 것이다.

그는 “이 행사가 규모는 작지만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본다”면서 “이제부터 시작할 알뜨르 평화대공원 조성사업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발제를 마무리하면서 그는 “알뜨르 비행장을 포함한 대정읍 일대는 일제 말기 태평양 전쟁 당시 제주도에 포진했던 7만8000여 명 일본군의 전쟁준비 상황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표본”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평화대공원에는 제주도가 어떻게 전쟁 상황에 말려들어갔고, 전쟁 준비의 한복판에 있었음을 보여주는 전시관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자료관을 만들고도 전시 내용을 알뜨르 비행장 설명으로 제한한다면 그것은 잘못”이라며 “알뜨르 비행장을 통해 미군과 일본군의 전투 준비 상황을 알고, 더 나아가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 인류가 부딪쳤던 참혹한 전쟁 상황을 배우고 깨닫는 장소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의미에서 그는 “알뜨르 비행장이야말로 한국인들이 태평양전쟁, 제2차 세계대전을 이해하는 통로이자 나침반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소”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정임 송악산개발반대대책위 상임대표는 송악산과 알뜨르 비행장 일대를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하는 방안을 추진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김 대표는 특히 지난해 말 발표된 ‘지속 가능한 송악산 관리 및 지역상생방안’ 최종보고서에서 이 일대를 문화재로 지정하거나 도립공원으로 지정하는 두 가지 방안이 제시된 데 대해 “정작 주민 상생 방안에서는 결국 개발 사업 위주의 보고서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알뜨르, 평화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를 주제로 평화대공원을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마당이 27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렸다. ⓒ미디어제주
‘알뜨르, 평화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를 주제로 평화대공원을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마당이 27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렸다. ⓒ미디어제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