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기자는 가만히 앉아서 기사를 쓰지 않아”
“기자는 가만히 앉아서 기사를 쓰지 않아”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2.12.09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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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고홍철, ≪돌소리 바람소리≫ 출간
기자로 활동하며 썼던 칼럼 묶어서 내놓아
언론인 고홍철.
언론인 고홍철.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언론인 고홍철씨는 “바람을 먹고 살았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그는 “기자는 바람을 먹고 사는 직업이야. 바람이 보람으로 보일 때는 할만한 일이야”라면서.

바람을 먹고 산다? 거센 바람은 피해야 할 대상이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겠다. 기자에게 바람은 ‘바람’으로 그치지 않는다. 바람에 휩쓸린 주변의 대상을 봐야 하고, 왜 바람이 거센지를 들여다봐야 한다.

그는 격정적이다. 바람을 먹고 살면서, 바람을 낭만으로 여기지 않고 주변은 어땠는지 늘 둘러봤다. 때문에 울분이 터졌고, 울분과 격정을 담은 글은 그의 머리와 몸을 거쳐 세상으로 나오곤 했다. 이젠 그렇게 지면으로 토했던 글을 다른 이들에게도 보여줄 때다. 그의 글은 ≪돌소리 바람소리≫라는 책으로 환생했다.

<제주신문>에 입사를 했으나 신문은 폐간된다. 동지들과 함께 <제민일보>를 만들었고, 인터넷신문 <제주의 소리>도 그의 숨결과 함께였다. ≪돌소리 바람소리≫는 그가 언론사를 거쳐오며 세상을 향해 던진 목소리를 담았다.

“내 고장 인재 양성을 위해 중요한 것은 ‘우리 손으로 우리의 인물을 키우겠다’는 의지일 것이다. 위에서 끌어주고 아래서 떠받쳐 주는, 땀 흘려 달라는 주자에게 아낌없는 성원과 갈채를 보내는 풍토 조성이 그것이다. 인물은 저절로 크는 것이 아니라 키워지는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제민일보 1993년 3월 7일자)

‘제주병’을 치유하자며 던진 목소리다. 30년 전의 이야기이지만 여전히 유효하다. ≪돌소리 바람소리≫는 이처럼 당대를 표현한 글을 추려서 펴냈다. 모두 6부 17장.

색깔론을 담은 1부. 냉정시대는 지났는데 우리는 아직도 그런 이데올로기를 이야기한다. 2부는 미국에 대한 애증의 단면을 만나게 된다. 3부는 ‘민권’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여기엔 4·3도 들어간다. 4부와 5부는 지방자치를 비롯한 지역의 가치를 그의 칼럼을 통해 듣게 된다. ≪돌소리 바람소리≫는 각 장마다 고용완 화백의 삽화가 곁들여 있다.

돌소리. 돌은 혼자 소리를 내지 않는다. 돌은 주변이 움직일 때 반응한다. 바람소리. 그건 격할 때 몸으로 느낀다. 바람소리가 격하다면 돌소리도 들을 수 있다. 그건 우리 기자들을 향해 던지는 목소리다. 가만 있지 말고, 움직이라는 대선배의 외침이기도 하다.

언론인 고홍철은 제주신문 정경부차장, 제민일보 편집국장·논설위원, 제주의소리 대표, 전국인터넷신문협회 회장 등을 지냈다. 한국기자상 수상(2회) 등의 경력이 있고, 현재 제주4·3평화재단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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