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발포로 도민들 피해 입은 곳 ... 복장만이라도 바꿔야"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목관아와 관덕정 인근에서 이뤄진 제주도 자치경찰단 기마대의 기마 퍼레이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경찰제복을 착용하고 기마 행진을 하는 것이 자칫 제주4.3의 시작이었던 1947년 3.1절 발포사건을 떠올리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도의회 홍인숙 의원(더불어민주당, 아라동갑)은 26일 열린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 자리에서 구만섭 제주도 행정부지사를 향해 제주목관아 수문장 교대의식과 연계해 이뤄지는 제주 자치경찰단의 기마 퍼레이드에 대해 언급했다.
제주목관아 앞에서는 10월 한달 동안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수문장 교대의식이 펼쳐지고 있다. 제주목관아 수문장 교대의식은 조선시대 궁궐이나 성문에서 행해진 것을 재현하는 행사다. 수문군 복장을 하고 제주목 관아에서 중앙로, 칠성로 일대까지 행진을 하면서 다양한 특별공연이 펼쳐진다. 제주 자치경찰단 기마단은 이 행사에 힘을 더한다는 취지에서 합동으로 기마 퍼레이드에 나서고 있다.
홍 의원은 “일요일마다 이와 같은 행사가 열리고 있는 것은 매우 잘하고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자치경찰단 기마단의 복장을 지적했다.
홍 의원은 “자치경찰단에서 그대로 제복을 착용하고 있는데, 제주목관아 앞과 관덕정 인근은 1947년 3월1일 독립운동 기념 집회 중 어린아이를 치고 도망친 기마경찰관으로 인해 시위가 일어났고, 경찰의 발포로 시위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도민들까지 피해를 입었던 곳”이라며 “기마 퍼레이드 자체가 잘못됬다는 건 아니지만, 복장만이라도 바꿔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이어 기마 퍼레이드의 한 장면을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일단 멋있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권위적인 모습으로 비춰보이는 부분도 있다. 더군다나 제주목사의 퍼포먼스를 하는데 현대적인 복장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라고 보인다”고 꼬집었다.
홍 의원은 이어 “지금 지적하고 있는 것이 작은 부분일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아픔으로 기억되고 있는 장소에서 어떤 행사를 한다고 했을 때는, 좀 더 신경써 주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