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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 인근 곶자왈, 축구장 10배 넓이 사라졌다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 인근 곶자왈, 축구장 10배 넓이 사라졌다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08.23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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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자치경찰, 개발업자 2명 등 구속, 4명 추가 입건
땅값 상승 및 개발행위 목적 ... 훼손된 나무만 1만 그루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 인근 선흘 곶자왈 중 훼손된 지역. /사진=제주자치경찰단.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 인근 선흘 곶자왈 중 훼손된 지역. /사진=제주자치경찰단.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거문오름 인근 곶자왈의 대규모 훼손이 확인됐다. 훼손된 규모만 축구장 넓이의 10배 넘고 잘린 나무만 해도 1만 그루가 넘는다.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조천읍 선흘리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인근의 선흘곶자왈 일부를 훼손한 부동산개발업자 2명을 제주특별법 및 문화재보호법과 산지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훼손에 가담한 중장비기사 2명과 토지 공동매입장 등 4명을 추가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토지의 소유주 A(51)씨와 부동산개발업자 B(56)씨는 2021년 11월경부터 2022년 1월경까지 제주시 조천읍 일대 4필지 18만8423㎡ 중 축구장 10배가 넘는 7만6990㎡ 면적의 곶자왈을 굴삭기 등 중장비를 이용해 훼손한 것으로 알려졌다. 땅값 상승에 더해 각종 개발행위를 할 목적으로 훼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훼손 전 토지 전체 실거래 가격은 평당 2만5000원 수준이었지만 훼손 후 10만원으로 상승, 훼손면적만 비교해도 5억8000만원에 매입된 토지가 현재는 23억원 정도에 거래될 정도로 올라 17억원 가까이 불법 시세차익이 예상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 인근 선흘 곶자왈 중 훼손된 지역의 위성사진. 위 사진이 훼손 전, 아래 사진이 훼손 이후다. /사진=제주자치경찰단.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 인근 선흘 곶자왈 중 훼손된 지역의 위성사진. 위 사진이 훼손 전, 아래 사진이 훼손 이후다. /사진=제주자치경찰단.

훼손 과정에서 잘리거나 파헤쳐진 나무만 팽나무와 서어나무 등 1만28그루로 확인됐다. A씨 등은 이외에도 3m가량의 높고 낮은 지면을 절·성토해 지반을 고르게 평탄화작업을 했으며, 향후 추가 개발을 위해 인접도로와 연결되는 길이 27미터, 폭 4∼6미터 상당의 진입로를 개설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한 피해금액은 모두 5억5000만 원 상당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훼손된 토지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 제444호 ‘거문오름’과 제490호 ‘벵뒤굴’ 등에 인접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문화재보호구역 경계와 500m 이내 지점에 위치, 보존의 필요성이 인정되면서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으로 지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선흘곶자왈에 포함돼 있어 ‘제주특별법’에 따라 중점 관리되는 보전지역이기도 하다.

고정근 제주도 자치경찰단 수사과장은 “이번 특별수사는 수사 초기부터‘세계유산보호 중점검찰청’인 제주지방검찰청과 긴밀한 공조수사를 통해 진행한 사안”이라며 “앞으로도 고해상도 드론을 활용한 산림 순찰과 사이버수사 전담 순찰반의 추적 모니터링 등을 적극 활용해 편법적 개발 행위에 대해 모니터링 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법행위가 확인되면 즉시 입건해 수사하고, 청정제주의 자연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주자치경찰단에서는 한라산과 계곡, 해안가 등의 절·상대보전지역 내에서의 각종 편의시설 건축과 불법 형질변경, 주차장 및 경사로 조성, 공유수면 매립 등의 훼손행위에 대해서도 특별수사를 펼치고 있다.

현재 7건을 적발해 수사 중이며, 지난해에도 제2공항과 중산간 일대에서 대규모로 산림을 훼손한 5명을 구속하고, 75명을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 인근 선흘 곶자왈 중 훼손된 지역. /사진=제주자치경찰단.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 인근 선흘 곶자왈 중 훼손된 지역. /사진=제주자치경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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