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장으로 변하는 제주바다 ... "행정, 해결에 대한 고민 없다"
쓰레기장으로 변하는 제주바다 ... "행정, 해결에 대한 고민 없다"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08.17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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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읍부터 성산에 걸친 제주남쪽 해안에 많은 쓰레기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도, 깊은 고민 없다 ... 전담 부서 필요"
지난 13일 서귀포시 하예동 하예포구 인근의 한 해변 모습. 해안가가 각종 쓰레기로 뒤덮여 있다.
지난 13일 서귀포시 하예동 하예포구 인근의 한 해변 모습. 해안가가 각종 쓰레기로 뒤덮여 있다.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 남쪽 해안이 쓰레기장으로 변하고 있다. 바다에서 수많은 해양쓰레기가 밀려와 쌓이고 있기 때문으로, 매년 여름철마다 반복되는 문제다. 하지만 이를 막을 수 있는 뚜렷한 해결책은 없는 상황이다.

최근 <미디어제주>가 제주도 대정읍부터 성산읍에 걸친 제주 남쪽 해안가를 살펴본 결과 해안가를 따라 많은 쓰레기들이 떠밀려 온 것이 확인됐다.

쓰레기의 종류도 다양했다. 페트병과 각종 플라스틱 조각들은 물론 스티로폼과 폐목재 등이 어럽지 않게 눈에 띄었다. 페트병 등에는 한자어 등이 적힌 경우도 어렵지 않게 발견됐다. 외국기인 쓰레기다. 대형 쓰레기들도 상당수였다. 폐그물과 각종 밧줄 등의 어구들이 제주 해안가에 버려져 있었다.

이는 여름철 조류와 바람의 영향으로 보인다. 특히 여름철 제주에 남서풍이 주로 불면서 이 바람을 정면에서 맞게 되는 제주 남서쪽 해안가에 특히 많은 쓰레기들이 밀려오고 있다. 매년 여름철마다 반복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지난7월17일 대정읍 신도리의 한 해안가 모습. 수많은 쓰레기들이 해안가에 떠밀려 와 있다.
지난7월 17일 대정읍 신도리의 한 해안가 모습. 수많은 쓰레기들이 해안가에 떠밀려 와 있다.

이에 대해서는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도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제주도 홈페이지 제주관광불편민원 게시판에는 16일 서귀포시 중문해수욕장에 밀려온 쓰레기 문제를 지적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중문 해수욕장이 쓰레기로 난장판이 돼서 이용자들이 다칠 위험이 있었다”며 “해변에서 신발을 벗도 다닐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악취도 있었다”며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일텐데, 외국인들에게 민망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광객은 표선 해안도로변의 쓰레기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8일 제주관광불편민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에는 “표선에 있는 올레길 4코스 해안도로를 걷다보면 눈을 찌푸리게 만드는 쓰레기들이 많이 있었다”며 “이에 대한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있다.

이와 함께 올라온 사진에는 해안가에 버려진 각종 페트병과 폐목재, 스티로폼 조각, 어구 등이 있었다.

제주 ‘섬 속의 섬’으로 알려진 우도의 상황도 비슷했다. 우도 역시 대부분의 해안이 쓰레기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양의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특히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톨칸이 해안과 검멀레 해안에 쓰레기들이 쌓여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해안도로변에도 많은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사실상 제주 북부 해안가를 제외한 모든 해안으로 쓰레기들이 밀려들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 홈페이지에 게시판에 지난 8일 올라온 표선면 해안도로변 모습. 각종 쓰레기들이 해안가에 떠밀려와 있다. /사진=제주도 홈페이지 게시판 갈무리.
제주도 홈페이지에 게시판에 지난 8일 올라온 표선면 해안도로변 모습. 각종 쓰레기들이 해안가에 떠밀려와 있다. 게시판에 이 글을 올린 이는 이에 대해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며 제주도를 향해 쓰레기 처리를 촉구했다. /사진=제주도 홈페이지 게시판 갈무리.
지난 7월17일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해안가에 밀려온 쓰레기들.
지난 7월17일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해안가에 밀려온 쓰레기들.
지난 15일 제주 '섬 속의 섬' 우도의 톨칸이 해안 모습. 각종 폐어구는 물론 온갖 생활쓰레기가 해안가에 떠밀려와 있다.
지난 15일 제주 '섬 속의 섬' 우도의 톨칸이 해안 모습. 각종 폐어구는 물론 온갖 생활쓰레기가 해안가에 떠밀려와 있다.
지난 15일 제주시 우도면 검멀레 해안의 모습. 해안가에 수많은 쓰레기가 떠 밀려와 있다. 이날은 광복절 연휴의 마지막날로 많은 관광객들이 우도를 방문해 있었다. 검멀레 해안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해변 등을 조망하고 있었다.
지난 15일 제주시 우도면 검멀레 해안의 모습. 해안가에 수많은 쓰레기가 떠 밀려와 있다. 이날은 광복절 연휴의 마지막날로 많은 관광객들이 우도를 방문해 있었다. 검멀레 해안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해변 등을 조망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해양 쓰레기는 바다에서 살아가는 해양생물들에게도 위협이 되고 있다.

최근 대정읍 해상에서는 많은 쓰레기들이 떠 있는 바다에서 돌고래들이 헤엄치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얼마 전 제주바다에서 야생적응 훈련에 들어간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머물러 있는 가두리 시설 주변으로도 부유쓰레기들이 확인된다. 해양환경단체에서는 이와 같은 부유 쓰레기가 돌고래나 다른 해양생물에게 걸리기라도 하는 경우 목숨을 앗아가는 정도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지난 17일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앞바다에 많은 해상쓰레기들이 떠 있는 사이로 돌고래들이 헤엄을 치고 있다.
지난 7월 17일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앞바다에 많은 해상쓰레기들이 떠 있는 사이로 돌고래들이 헤엄을 치고 있다.
지난 7월 17일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앞바다에 많은 해상쓰레기들이 떠 있는 사이로 돌고래들이 헤엄을 치고 있다.
지난 7월 17일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앞바다에 많은 해상쓰레기들이 떠 있는 사이로 돌고래들이 헤엄을 치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이와 같은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바다 환경지킴이 등의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기간제로 바다 환경지킴이를 고용, 해양쓰레기 수거 활동에 나서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수거 활동보다 더 많은 쓰레기들이 제주 남쪽 해안가에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수협을 통해 해상의 부유 쓰레기를 수거해오는 어선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도 운영하고 있지만 실적은 미미하다. 올해의 경우 상반기 동안 76톤의 부유쓰레기가 수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에서 지난해에만 2만톤이 넘는 해양쓰레기가 수거된 것에 비하면 매우 적은 양이다.

더욱이 지난해 12월 제주대 씨그렌트센터에서 발표한 ‘어선기인 해양쓰레기 발생실태 조사 및 관리방안 연구’에 따르면 어선에서 버려지는 것으로 추정되는 페트병만 184만병이다. 다른 종류의 쓰레기까지 감안한다면 어선에서 줍는 쓰레기보다 버려지는 쓰레기가 더 많은 실정이다.

제주환경운동연합에서는 이 보조금 사업이 단발성에 그친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일시적인 사업으로 해양쓰레기와 관련된 정화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제주환경운동연합에서는 아울러 제주도에 해양환경과 관련된 전담부서가 없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제주도내 해양쓰레기 관련 내용은 제주도 해양수산국 내에 있는 해양산업과 해양관리팀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 해양관리팀는 해양쓰레기 정책은 물론 연안정비 및 공유수면 매립 업무 등 다양한 업무를 소화하고 있다. 이 팀에서도 해양쓰레기 관련 담당자는 1명에 불과하다. 이 담당자도 해양쓰레기 업무만 전담하는 것이 아닌, 그 외 10여개의 다양한 업무를 복합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 점을 지적하면서 “해양쓰레기 처리와 관련해 제주도의 정책적 방안 마련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서 “제주도내 해양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 수준의 전담 부서가 있어야 한다”며 “전담 부서가 없다보니 예산마련도 쉽지 않고, 수행하기 쉬운 사업들만 진행하려고 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문제 해결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해양쓰레기와 관련해 도정차원의 고민이 있어야 하고 계획도 필요하다. 이와 관련한 홍보도 절실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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