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의 기쁨-온가족 맛있는 책 읽기 1
과정의 기쁨-온가족 맛있는 책 읽기 1
  • 송미아
  • 승인 2022.08.16 08:15
  • 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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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아의 독서칼럼] <12>
2022 온가족 맛있는 책 읽기(첫 날 기조강의 ‘과정의 기쁨’)
2022 온가족 맛있는 책 읽기(첫 날 기조강의 ‘과정의 기쁨’)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제주 지역 독서문화 조성을 위한 가족 행사인 ‘온 가족 맛있는 책 읽기’가 시행되었다. 한우리 제주지역센터와 《미디어제주》는 가족 독서 생활화를 표방하며 7월과 8월 두 달간 제주시와 서귀포시 가족들을 대상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시기적 특성을 반영하여 기조 강의 20분과 기적의 책 읽기 20분 비대면으로 진행되었다. 이 행사에 참여한 가족들은 무더운 여름밤 가족 독서의 기쁨을 만나는 특별한 시간을 함께했다.


# 어떻게 출발했나

필자가 몸담고 있는 (사)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는 1990년 설립된 단체로 독서문화 증진을 위한 다양한 차원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자녀와 함께 하루 30분 책 읽기’다. 이 캠페인은 독서를 단지 지식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 관점에서 벗어나, 가정 내 독서 생활화를 통해 독서 선진문화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출발하였다.

가정 내 독서 선진문화란 부모와 자녀가 함께 독자가 되어 책을 읽고 책을 매개로 한 소통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독서가 가정 문화의 일부로 자리잡는 것을 의미한다. 문화란 한 집단이 오랜 시간 구축해 온 삶의 양식이다. 따라서 가정 안에서 독서가 문화로 자리잡는 것 또한 오랜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책 읽는 자녀’를 키우고 싶다면 엄마·아빠부터 ‘책 읽는 부모’로서 준비가 필요하다. 독서 문화가 안착된 가정은 부모의 동참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부모의 독서 마인드가 가정 내 독서환경을 결정 짓고 이것이 가정 내 문식성 환경을 좌우하게 된다(가정 문식성 환경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칼럼에서 자세히 다루겠다.)

독서문화 조성을 위한 노력은 이미 국가적 차원에서도 시작되어왔다. 2006년 독서문화진흥법이 제정된 이후로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국민 독서 운동이 전개된 것이다. 책 읽는 문화 조성을 통해 사회 구성원 간 소통과 지식 활용의 장을 넓히고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각 공공 도서관과 지역 도서관을 중심으로 서적 보급률을 높이고 다양한 도서관 프로그램들을 지원해왔다. 뿐만 아니라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책을 사랑하는 시민 모임’, ‘YMCA’, ‘국민독서문화진흥회’ 등등 다양한 단체에서도 독서문화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국가·지역 차원의 노력으로 국내 독서문화는 일정 수준 향상됐다. 그러나 2013년 이후로 독서인구는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그리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독서 인구 비중과 독서량이 더욱 감소하고 있다.

독서인구 감소의 원인은 각종 디지털 매체의 발달과 경기 불안 등 다양한 측면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그러나 주목할 것은 독서문화가 정부나 지역 차원의 주도로만 증진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독서 생활화는 사회적 인식과 저변 확대를 넘어 이제 가정과 사회 소그룹 내에서 보다 밀도 높게 관리되어야 한다. 특정 시기에 보이는 사회현상이 아닌 각 가정 안에서 일상생활로 자리 잡아야 한다. 그래야 진짜 독서문화가 뿌리내리게 되는 것이다. 창의적 문화 콘텐츠는 국가 경쟁력이다. 독서의 가치를 단순히 지식과 정보의 전이에만 두지 않고 포괄적 행위로 이해해야 한다. 독서는 개개인이 일상생활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쉽고 안전한 문화적 행위라는 점도 놓쳐서는 안 된다.

다양한 매체의 출현으로 하나의 정보는 생산자의 주관에 따라 이제 더 이상 일원화된 의미를 갖지 못한다. 특히 현대인들이 주로 소비하는 시각 정보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양각색의 이미지로 남아 정보 과잉 또는 왜곡의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지식과 정보를 독해하고 비판적으로 수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독서를 통한 사고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독서는 모든 생활의 기반이기 때문이다.

독서는 문자라는 기호를 의미화할 수 있는 상상력이 요구되는 고난도의 작업이다. 이러한 과정이 축적되면 정보가 문자든 영상이든 모두 수렴할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교육학자들은 한 사회의 리터러시 능력이 높아지면 습득된 정보를 활용하여 개인이 자신의 성취 욕구를 달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치·사회적 참여를 확대함으로써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한다. 이런 사회적 요구를 감지한 부모들이 독서 교육에 더 큰 관심을 두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독서가 더욱 필요한 이유다.

지난 7월 4일부터 7월 8일까지 열린 제주시 ‘온가족 맛있는 책 읽기’
지난 7월 4일부터 7월 8일까지 열린 제주시 ‘온가족 맛있는 책 읽기’

필자는 장기간 독서지도 현장에서 가정과 소그룹 문식성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변화를 체득했다. 특히 ‘소그룹과 가정 문식성에서의 독서습관 방안’에 대해 연구하면서 ‘자녀와 함께 하루 30분 책 읽기’ 실천 지침 등 가정 독서에 대해 집요할 만큼 애착을 갖게 되었다. 이 사례연구와 독서지도 경험을 바탕으로 가정문식성 환경 조성의 과정 전반을 살펴보게 되었다. 그 유의미한 결과들을 바탕으로 관심 있는 가정들을 위해 작은 계기라도 만들어보자는 심정에서 기획한 것이 바로 ‘온가족 맛있는 책 읽기’다.
 

# ‘온가족 맛있는 책 읽기’ 행사에서 만난 과정의 기쁨

발달 이론가들은 흔히 인간은 ‘되어가는 존재’라고 말한다. ‘되어 간다’라는 것은 뭔가 ‘이루어 간다’라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과정의 소산은 자기 극복과 나름의 성취다. 끊임없는 도전과 시련 속에 정체된 자아를 내던져 새로운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인간의 발달 단계에서 독서는 새로운 세계에서 자아를 변모시켜 가는 소리 없는 진통의 과정을 제공한다. 낯설고 어려울수록 진통은 거세다. 하지만 이를 극복했을 때 기쁨을 만난다. 바로 작가가 그린 진정한 세계를 만나는 것이다. 독서력은 인내력, 어휘력, 이해력, 상상력, 비판력, 공감능력 등 무수한 힘을 필요로 한다. 그 힘을 키우는 과정 또한 쉽지 않다. 그 여정을 과연 자녀 혼자 걷게 해도 될까. 자녀에게 독서문화를 물려주고 싶다면 부모들은 이제 응답해야 한다. 나는 함께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지난 8월 1일부터 8월 5일까지 열린 서귀포시 ‘온가족 맛있는 책 읽기’
지난 8월 1일부터 8월 5일까지 열린 서귀포시 ‘온가족 맛있는 책 읽기’

2022년 ‘온가족 맛있는 책 읽기’는 가정과 소그룹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온라인 방법론을 취했다. 필자의 인생 전체를 아우르며 체득한 독서의 가치를 온라인으로 전달하는 것이 처음에는 어쩐지 투박하고 섬세하지 못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익숙해지고 스크린의 심리적 거리는 좁혀졌다. 자녀에게 독서라는 문화적 유산을 물려주고픈 부모의 마음이 온라인을 타고 이어졌다. 자녀들 또한 새로운 접근에 흥미를 느끼게 된 것이다. 7월 초 제주시, 8월 초 서귀포에서 이어졌던 이 행사는 제주를 넘어 바다 건너 전주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행사를 주최한 한우리 제주지역센터, 미디어제주, 참여한 가족들, 도움을 준 여러 관계자분들도 함께 과정의 기쁨을 맛본 것이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아버지》의 저자인 오빌 프레스콧의 말처럼 저절로 책을 좋아하는 아이는 거의 없다. 누군가는 아이를 매혹적인 이야기의 세계로 끓어 들여야 한다. 과정을 기쁨으로 승화시키며 함께 독서의 세계로 들어오게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온 가족 맛있는 책 읽기’다. ‘온 가족 맛있는 책 읽기’는 제주 지역에 계속 뿌리내려갈 것이다. 내년에는 더 많은 가족이 행사에 참여해 과정의 기쁨을 함께 맛보기를 기대해 본다.
 


“온가족 맛있는 책 읽기” 참여 가족 소감 (제주시 100 가정 참여, 서귀포시 40가정 참여)

*다음 칼럼에서도 후기를 게재할 예정이며, 우수 실천 가정은 미디어제주에서 취재 보도합니다.

<미선 엄마>
아이들이 먼저 가족회의를 하자고 졸라서 어색하지만 가족회의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 독서의 힘 강의 들으면서 우리 아이가 친구들과 같은 책을 읽고 나서 토의 수업을 하는 것이 책 백 번 읽은 효과처럼 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가족끼리도 같은 책을 읽고 대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질문하며 강의하는 것이 재밌었고 우리 아이는 이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선우 엄마>
아이들도 처음에는 엄마의 권유 반, 호기심 반으로 시작했는데 책 읽기 시간이 끝나고도 읽던 책을 계속 읽어나가는 모습에 온 가족 맛있는 책 읽기를 하길 잘했구나~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들과 회의를 하여 책 읽기 시간을 정해 앞으로도 계속 책 읽고 이야기 나누어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답니다

<5학년 학생>
저는 맛있는 책 읽기 시간을 가지며 책과 친해졌습니다. 강의를 들으며 필기를 했는데 오랜만에 도서관을 가고 싶어서 학교에서 갔다 왔습니다. 그리고, 저희 동생이 책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저희 가족은 항상 이 프로그램이 끝나면 5-10분 더 책을 읽어요. 이 시간을 가짐으로써 저희 동생은 저를 쫒아다니며 책 줄거리를 줄줄 얘기하고는 합니다.

<현지 엄마>
“엄마 왜 제목이 온 가족 맛있는 책 읽기인 줄 알아요?” (생략) 그런데 이번 온 가족 맛있는 책 읽기 프로그램에서 선생님들의 강의를 들으며 저의 노력에 중요한 한 가지가 빠져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둘째의 이야기처럼 온 가족 맛있는 책 읽기! 제목에 답이 있었습니다. 책을 읽는 그 시간이 온 가족이 둘러앉아 맛있는 식사를 하는 시간처럼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도록, 그 속에서 아이들이 책의 맛을 알 수 있도록, 더 나아가 우리 가족의 해피타임이 될 수 있도록 즐겁게 이 시간을 준비해야겠습니다.

<지호 엄마>
온 가족 맛있는 책 읽기 프로그램... 우리 가족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껴 책 읽기 프로그램을 신청하게 되었다. 나는 책 읽기의 중요성을 알아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야 한다고 재촉하기만 했지. 함께 읽을 생각을 하지는 못했다. 아이들도 서로 책을 고르려고 하고, 서로 한 줄이라도 더 책을 많이 읽으려 아웅다웅 다투기도 한다. 이 다툼마저도 좋아 보이는 시간이었다. 책을 읽고 나서 책의 내용도 서로 공유하며 다양한 질문도 하게 되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짧은 시간이었지만 효과는 컸다.

<채원 엄마>
이렇게 가족이 모여서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것을 생각만 했었고 실천에 옮기진 못했었는데 맛있는 책 읽기 행사에 참여하면서 저희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애들에게만 책을 강요하고 엄마, 아빠는 티브이나 핸드폰을 보는 일이 있었는데 저 또한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온가족 맛있는 책 읽기 시간을 계기로 해서 가족 구성원 누구 하나 빠짐없이 하루에 20분씩 같이 읽고 토론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미영 교사>
평소 책을 들지 않는 남편이 이 행사에 긍정적인 자세로 참여하여 내 회원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남편이 고마웠습니다. 또한 강사님의 기조 강의를 듣고 남에게도 하는 봉사를 내 어머니께 독서 봉사를 해야겠다는 다짐 했습니다.

<승리, 봄이 엄마>
4일째, 작년에 맛있는 책 읽기를 참여하며 열심히 기록하고 잊었던 가족회의도 해본다고 애썼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왔습니다. 익숙하지 않아 방법도 모른 채 하는 거에 의미를 뒀었는데, 이번 참여를 통해 진행자의 역할과 질문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어서 너무너무 도움이 되었습니다.

<정희 엄마>
올해 두 번째 참여로 올해는 세 번 읽기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가족문식성 환경이 중요함을 알게 해 줬고 더욱 좋았다. 다음달부터는 가족회의를 하기로 했다. 특히 아빠표 문식성 강의를 들으면서 남편이 아빠 역할을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어 기뻤다. 무엇보다 남편이 함께 애들이랑 집중하며 이야기하고 책을 읽게 마련해준 한우리 선생님들이 너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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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사랑 2022-08-26 21:50:03
가족의 둘러앉아 책을 읽고 서로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가정이라면 정말 이상적인 가정일 것 같네요. '온 가족 맛있는 책읽기'가 더욱 더 활성화되어 그 안에서 독서의 기쁨과 내적인 성장뿐만아니라 가정의 화목까지 함께 이루어지는 가정이 많아지면 좋겠네요.

고정순 2022-08-21 20:46:17
화상으로 '온가족 맛있는 책읽기'에 참여하는것을 보고 퇴근한 아들이 관심을 가지고 이것 저것 물어 보기에 자세히 설명해 주었어요. 아들은 지금도 한달에 두어권씩 책을 사서 읽곤합니다. 자녀들이 성인이 되다보니 시간을 정해 놓고 같이 책을 읽지는 못 하지만 틈틈이 이야기도 나누고 책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

양창연 2022-08-19 12:11:59
어른은 아이의 모범이지만 아이는 어른의 스승이지요. 아이를 보면서 내 자신을 반성해 봅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대화를 한다면 아이들에게 책이 가족처럼 다가올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경혜 2022-08-19 12:01:21
가족들이 한 마음으로 책 읽는 모습이 떠올라 흐뭇하네요.
아이들의 어린 시절 즣은 추억 거리를 또하나 만든 시간들이 좋네요.

정소영 2022-08-18 13:34:53
어릴 때 생각해 보면 독서의 즐거움이 정말 컸던 시간이며 점점 나이 들어가며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책의 소중함을 잊고 살았는데, 서점에 들러보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독서 운동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