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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참상 알린 다랑쉬굴, 체계적 정비·보존 이뤄지나
제주4.3 참상 알린 다랑쉬굴, 체계적 정비·보존 이뤄지나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05.17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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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관련 예산 7억원 확보 ... 사유지 다랑쉬굴 매입 나서
연내 토지 매입 목표, 진입로 정비 및 주차장 조성 등도
2015년 국제 콜로키움 행사 주제발표 자료에 실린 다랑쉬굴의 유해발굴 현장 사진.
2015년 국제 콜로키움 행사 주제발표 자료에 실린 다랑쉬굴의 유해발굴 현장 사진.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4.3의 참상을 알렸던 대표적인 4.3유적 ‘다랑쉬굴’에 대한 정비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가 사유지인 다랑쉬굴을 매입, 체계적인 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을 내놨다.

제주도는 올해 다랑쉬굴 유해 발굴 30주년을 맞아 유해 발굴 현장의 보존·정비가 시급하다고 판단, 지난 3월 행정안전부에 특별교부세를 신청해 7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고 17일 밝혔다.

다랑쉬굴 유적지는 사유지라는 이유로 그동안 안내판 정도만 설치되고 보존과 정비가 어려운 상태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도는 이번에 7억원의 예산이 확보되면서 사유지인 토지를 우선 매입해 유적지를 보존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도는 앞서 그동안 토지소유자인 학교법인 이화학당과 토지 매수 협의를 진행해 왔다. 그 과정에서 학교법인 관계자와의 현지 조사 등을 통해 다랑쉬굴의 역사적 가치 등에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지난 4월에도 공문으로 매수 협의를 진행한 결과, 최근 학교법인 이사회에서 매각의사가 있다는 뜻을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이에 따라 앞으로 교육부가 수익용 기본재산 처분 허가를 승인하면 감정평가 등을 통해 토지 매입 절차가 진행, 연내에 토지 매입이 가능하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토지 매입이 이뤄진 후에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진입로 정비 및 주차장 조성이 이뤄질 예정이다. 또 위령·추모 공간 등 도입시설에 대해서는 4.3유족회와 관련 기관 및 단체의 의견수렴 등 공론화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도는 이를 통해 4.3희생자의 영면을 기원하고 유족의 한을 푸는 것은 물론 4.3사건 진상규명의 발단이자, 제주4.3의 비극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적지로서의 가치를 미래세대에 전승하는 현장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한편, 다랑쉬굴 4·3 유적지는 제주4·3의 비극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적지다. 1948년 12월18일 하도리 및 종달리 주민이 피신해 살다가 굴이 발각돼 13명이 집단 희생당한 곳으로, 지난 1992년 11구의 유해가 발견된 바 있다. 이 유해에는 아이와 여성들도 있었다.

이들의 유해는 발견된 후 끝내 무덤에 안장되지 못했다. 당시 공안기관의 주도로 유족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서둘러 장례절차가 진행됐고 유골은 화장돼 바다에 뿌려졌다.

이는 4.3의 참혹상이 현재진행형임을 증언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4.3의 참상을 전국에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또 한편으론 4.3진상규명운동의 기폭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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