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화역사공원, 제주대병원·공항 합친 것보다 많아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내 에너지 다소비 건물이 공개됐다. 상위 10곳 중 절반 이상이 도내 대형 호텔 등 관광사업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서귀포시의 경우 관광시설 6곳이 시 전체 건물에너지의 35%를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핵·기후위기 제주행동은 15일 오전 10시30분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도내 에너지 다소비 건물명과 업체명을 공개했다.
이들에 따르면 제주도에서 에너지 다소비 건물로 지정된 곳은 모두 11곳이다. 이 중 공공시설로 분류되는 곳이 3곳이다. 제주대병원과 제주국제공항, 제주대다. 이 3곳을 제외한 8곳이 모두 관광사업장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 관광사업장 중 7곳이 대규모 관광숙박시설이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제주도내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건물시설은 제주신화역사공원이다. 신화역사공원의 총 건물에너지 사용량은 1만1665석유환산톤(toe)로 나왔다.
석유환산톤은 에너지의 양을 나타내는 단위로 원유 1톤의 발열량 1000만Kcal를 1석유환산톤으로 정의한다.
이번에 공개된 신화역사공원의 총 건물에너지 사용량은 두 번째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제주대병원의 총 사용량 5279석유환산톤과 세 번째인 제주국제공항의 총 사용량 5265석유환산톤을 합친 것보다 더욱 많은 양이다.
더군다나 배출 온실가스 역시 신화역사공원의 경우 제주대병원과 제주공항의 배출량을 합친 것보다 더욱 많았다.
도내에서 네 번째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곳은 제주대로 나왔다. 그 뒤를 이어 모두 관광사업장이다.
서귀포시 중문 롯데호텔의 에너지소비량이 4150석유환톤으로 나왔다. 신라호텔은 3856석유환산톤, 해비치호텔이 3290석유환산톤이다.
뒤를 이어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이 2975석유환산톤, 서귀포시 성산 섭지코지의 휘닉스 제주가 2504석유환산톤을 기록했다.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2339석유환산톤, 메종글래드 제주가 2153석유환산톤이다.
탈핵·기후행동은 이 목록에서 관광사업장 6곳이 서귀포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가통계포털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서귀포시 총 건물수는 4만5202곳이다. 탈핵·기후행동은 “이 건물들의 전체 에너지 소비량은 7만929석유환산톤”이라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봤을 때 제주신화역사공원 한 곳만 서귀포시 전체 건물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14.7%를 사용하는 셈이다.
여기에 나머지 관광시설 5곳을 더하면 서귀포시 전체 건물의 0.013%에 불과한 곳이 시 전체 건물 에너지의 35%를 소비하고 있다.
탈핵·기후행동은 이 점을 지적하며 “제주도는 지금이라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고 대형관광시설의 탄소중립을 강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일정 규모의 건물에 대해서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도 요구했다.
이외에 에너지 다소비 건물을 소유한 업체를 향해서는 “사회적 책임을 직시하고 스스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자발적 감축 계획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