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에 대한 대응력을 놀이터에서 갖출 수 있어야”
“위험에 대한 대응력을 놀이터에서 갖출 수 있어야”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1.10.28 0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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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문 교육감, <미디어제주> 창간 17주년 대담

2024년 개원할 제주유아체험원은 놀이 변화 예고

제주어린이도서관 관장에 초등 장학사 배치 검토

지방선거 출마 여부는 올해 연말에 입장 밝힐 것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코로나19. 세상을 많이 바꾸어 놓았다. 교육 역시 마찬가지이다.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온라인교육은 흔한 풍경이다. 그렇다면 미래교육도 변화가 예고된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이석문 교육감은 <미디어제주> 창간 17주년 대담을 통해 아이들 개개인의 꽃을 피우는 교육이 새로운 미래를 밝히는 교육이 되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코로나19 이후엔 미래로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시대에 맞는 경쟁과 서열, 성적 중심의 교육으로는 미래를 대비하기 힘들다. 결국 아이 한 명, 한 명을 독립된 삶의 주체로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제주 창간 17주년 대담을 하고 있는 이석문 교육감.
미디어제주 창간 17주년 대담을 하고 있는 이석문 교육감.

아이들에겐 놀이도 무척 중요하다. 제주도교육청이 추진하는 ‘제주유아체험교육원’도 그런 연장선에 있다. 이석문 교육감은 놀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그는 “인공 구조물로 채워진 놀이터에서는 놀이 본연의 의미를 얻을 수 없다. 삶의 풍경을 반영한 자연과 환경, 문화가 어우러진 놀이터에서 진정한 놀이의 가치를 얻게 된다”며 “삶이 초래하는 모험과 도전, 위험에 대한 대응력도 놀이터에서 갖출 수 있어야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펼쳤다.

제주유아체험원은 옛 회천분교에 세워진다. 올해 안으로 최종안을 수립, 내년 6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공사를 진행하고, 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2024년 3월 개원한다.

제주도교육청은 새로운 교육시설로 제주도서관에 어린이도서관을 짓고 있다. 올해 12월 개관을 앞둔 어린이도서관은 ‘별이 내리는 숲’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다. 이석문 교육감은 기존 도서관과 다른 새로운 모형의 도서관을 제시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조용함이 강조됐던 기존 도서관보다는 아이들의 다양한 꿈과 끼, 상상력이 발현되는 도서관이 됐으면 한다”면서 “특히 독서교육의 본질을 명확히 뿌리내리기 위해 도서관장에 초등 장학사를 배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내년 치러질 지방선거 출마와 관련해서는 올해말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석문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 우선 교육과정 변화에 대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서귀포시 표선 지역을 중심으로 IB 교육과정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IB 교육과정의 성과를 말씀해주시고, 부족한 게 있다면 어떤 식으로 보완을 하시겠습니까.

도입 초기에는 IB가 생소한 개념이었기 때문에 일부 반대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실제 시행 과정에서 긍정적 효과를 확인하면서 자발적으로 IB학교를 지원하는 흐름이 생기고, 대한민국 교육의 대안으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IB는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독서와 토론, 논리적 사고 등이 일상화됩니다. 이를테면 표선고 수학시간에서 학생들은 생활에서 발견한 수학과 관련한 질문들을 갖고 해결 방안을 탐구합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담긴 다른 크기의 얼음 조각들의 녹는 시간도 다를까?”라는 질문을 하며 수학적으로 답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앞으로 과제는 IB교사 양성과 대학입시와 연계성입니다. 교사 양성이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교사가 늘어야 학교도 확대할 수 있습니다. IB의 확대를 위해서는 기존 수능 체제가 변화해야 합니다. 2028학년도에 새로운 대입 체제가 시행되는데, 논‧서술형 수능 도입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 오는 2025학년도부터 고교학점제가 시행됩니다. 학생 수가 많은 학교는 다양한 교과를 실험할 수 있겠지만, 학생 수가 적은 읍면 지역은 고교학점제를 제대로 시행 가능할지 걱정입니다. 이에 대한 교육감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지난 2014년 취임 후 지금까지 고교체제개편을 통해 읍면지역 고등학교의 균형 발전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물론 부족한것도 있겠지만 고교체제개편의 성과가 고교학점제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평가합니다. 2025년 전면 도입이기 때문에 아직 준비 시간이 남아있습니다. 올해 16개교에서 운영하는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를 내년에는 도내 모든 고교로 확대합니다. 이 과정에서 충실히 현장과 소통하며 부족한 부분들을 채우겠습니다. 읍면지역 학교는 학급당 학생 수가 제주시 동지역보다 적기 때문에 고교학점제 시행에 있어서 좋은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제주대학교와 협약을 맺고 다양한 강좌를 개설하고 소인수 선택 과목 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석문 교육감이 달라지는 교육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석문 교육감이 달라지는 교육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 다양한 교육과정을 시도하려면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는 게 급선무입니다. 특히 제주시 동지역 학교는 여전히 학급당 학생수가 높습니다. 어떻게 개선을 하시겠습니까.

저출산에 따른 지속적인 학령인구 감소로 전국적으로 학생 수가 감소추세에 있으나, 제주의 고등학생은 도외 유입인구가 반영되고 소위 황금돼지띠인 2007년생 학생들이 입학하는 2022학년도부터 증가세로 전환돼 2026년까지 1만 9천명대 학생 수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위 흑룡띠인 2012년생 학생들이 입학하는 2028학년도 전체 고등학생 수는 최고치인 2만 1,257명으로 예측됩니다. 이후부터 2032학년도까지는 현재 수준의 학생 수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과밀학급 해소와 고교학점제 안정적 대비를 위해 2025년 3월 1일 개교를 목표로 제주시 동지역 제주고등학교 부지에 학년당 10학급 학생 수 290명, 총 30학급 870명의 고등학교 신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가 신설되면 제주시 평준화 일반고 학급당 학생 수는 기존 30명에서 1명 줄어든 29명대로, 도내 일반고 전체는 29.2명에서 0.6명이 감소한 28.6명이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교육시설 변화에 대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제주도서관에 ‘제주어린이도서관’을 구축하고 계신데, 어떤 모습으로 제주도민들을 만날지 궁금합니다.

우선 도민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도민 대상으로 도서관 이름 공모를 했는데 ‘별이 내리는 숲’으로 최종 선정됐습니다. 의미와 이미지가 도서관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이름입니다. 조용함이 강조됐던 기존 도서관보다는 아이들의 다양한 꿈과 끼, 상상력이 발현되고 어우러지는 새로운 도서관 모형이 됐으면 합니다. 친구, 가족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놀이도 즐길 수 있는 복합 교육문화 공간을 지향합니다. 특히 독서 교육의 본질을 명확히 뿌리내리기 위해 도서관장을 초등 장학사를 배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12월 개관하면 많이 찾아주시고 사랑해주십시오.

- 유아들에겐 놀이가 무척 중요한데, 옛 회천분교에 들어설 예정인 ‘제주유아체험교육원’ 진행 상황이 궁금합니다. 아울러 ‘유아들에게 놀이란 무엇인지’ 교육감님의 생각도 듣고 싶습니다.

세계적인 인기를 넘어 유행이 된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보며 놀이의 힘과 의미를 생각합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구슬치기’ 등 어린 시절에 했던 놀이들이 드라마에서는 목숨을 결정하는 잔인한 게임이 됩니다. <호모루덴스> 저자 요한 하위징아의 “놀이는 문화의 한 요소가 아니라 문화 그 자체”라는 정의가 <오징어게임>에 정확히 부합하고 있습니다. <오징어게임> 같은 현실을 막으려면 어릴 때부터 놀이 속에서 배려, 협력, 존중의 가치를 체화해야 합니다. 인공 구조물로 채워진 놀이터에서는 놀이 본연의 의미를 얻을 수 없습니다. 삶의 풍경을 반영한 자연과 환경, 문화가 어우러진 놀이터에서 진정한 놀이의 가치를 얻을 수 있습니다. 삶이 초래하는 모험과 도전, 위험에 대한 대응력도 놀이터에서 갖출 수 있어야 합니다. 그 개념과 기대효과를 바탕으로 ‘유아체험교육원’을 만들고 있습니다. 중간보고회를 통해 교육원의 밑그림이 공개됐습니다. 도민 의견을 모으면서 올해 안에 최종안을 수립하려 합니다. 내년 6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공사를 진행합니다. 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2024년 3월에 개원합니다.

이석문 교육감은 인공 구조물로 채워진 놀이터는 놀이 본연의 의미를 얻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인공 구조물로 채워진 놀이터는 놀이 본연의 의미를 얻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 달라질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싶습니다. 코로나19가 많은 걸 바꿔놓았습니다. 교육도 마찬가지인데요, 좀 추상적인 질문이 될 수도 있겠으나, 교육감님이 생각하는 미래 교육은 현재 학교에서 진행되는 교육과는 어떤 차이가 있으리라 예상하시나요.

코로나19 이후에는 미래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될 것입니다. 그만큼 처음 경험하는 변화도 자주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럴 때일수록 교육본질은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제가 정의하는 교육은 ‘교사와 아이들이 사랑으로 눈을 맞추며 일어나는 따뜻한 변화’입니다. 한국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시대적 과제들이 교실에서도 반영돼 나타나고 있습니다. 심각한 저출산과 양극화, 정치적 다원성 등이 아이들을 통해 발현됩니다. 교실에서 다양한 계층과 상황, 삶의 조건, 아픔을 가진 아이들이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시대에 맞는 경쟁과 서열, 성적 중심의 교육으로는 미래를 대비하기 힘듭니다. 아이 한 명, 한 명이 가진 개별적인 꿈과 끼, 가능성을 존중하고 포용하면서 100세 시대의 미래로 꽃피워야 합니다. 결국 아이 한 명, 한 명을 독립된 삶의 주체로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교육이 바뀌어야 합니다.

- 아울러 곧 다가올 미래인 내년 선거는 어떻게 임하실지도 궁금합니다.

어렵게 ‘위드코로나’로 접어들었습니다. 전체 등교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긴장의 여정입니다. 11월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등의 중요한 일정도 있습니다. 이를 안전하게 마무리한 뒤 연말 즈음에 공식 입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디어제주> 독자들에게도 한말씀 부탁합니다.

먼저 <미디어제주> 창간 17주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언론사 운영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변함없이 제주도민들을 위한 소통의 창(窓)이 돼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주교육 발전을 위한 각별한 애정도 감사드립니다. <미디어제주> 독자들께서 노고와 헌신을 다해주셨기에 코로나19를 넘어 회복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됐습니다. 자신의 삶을 뒤로하고 아이들과 학교 현장을 지켜주셔서 거듭 감사드립니다. 연말로 향하는 시점입니다. 연말까지 건강하게 지내시고 결실이 가득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내년에는 마스크를 벗고 함께 웃으며 만날 수 있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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