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6 18:24 (금)
“제주의 흑백사진에 과거 내 모습도 들어 있을까”
“제주의 흑백사진에 과거 내 모습도 들어 있을까”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1.09.29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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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예술공간 ‘큰바다영’ 두 번째 고영일 사진전
1960~80년대 제주아이들 놀던 다양한 모습 담아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사진예술공간 ‘큰바다영(瀛)’이 두 번째 전시를 마련했다. 지난 4월 문을 연 ‘큰바다영’은 개관전으로 ‘고영일이 만난 제주아이들’을 선보였는데, 이번 전시 역시 제주아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부제는 개관전이나 이번 전시나 같다. 개관전 부제가 ‘야이덜, 이제 어떵들 살암싱고예’였는데, 이번 전시는 두 번째 이야기가 되는 셈이다. 두 번째 전시는 10월 1일부터 10월 30일까지 10월 내내 만날 수 있다.

‘큰바다영’은 라석 고영일(高瀛一, 1926~2009)의 이름에서 따왔다. ‘큰바다영’은 사진가 고영일 선생이 남긴 작품을 선보이는 사진예술공간임을 알게 만든다. 고영일 선생은 우리의 옛 모습을 고스란히 남겼고, 이젠 볼 수 없는 기억으로만 남은 곳이 많다. 그러나 사진은 ‘현장증명’이라고 하지 않는가. 흑백 사진에 담긴 현장에 있던 아이들은 자신을 기억한다. 어쩌면 ‘큰바다영’이 마련한 고영일 선생의 작품전은 사진 속 아이들, 아니 지금은 어른이 된 이들을 향해 “어여 와봅서”고 부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큰바다영’은 고영일 선생의 아들인 고경대씨가 운영하고 있다. 그는 두 번째 전시를 연 이유를 다음처럼 설명한다.

“선생은 그 당시 제주아이들을 찍으면서 이 아이들이 컸을 때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반갑게 나눌 수 있는 ‘형편’을 희망하고 기대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이 사진전은 ‘야이덜, 이제 어떵들 살암싱고예?’라는 질문으로 시작했습니다. 고영일 선생이 돌아가시고서야, 이렇게 사진을 내걸고 그때 ‘아이’들을 반기고자 합니다.”

조천초등학교 운동회 모습. 1980년대 추정. 고영일
조천초등학교 운동회 모습. 1980년대 추정. ⓒ고영일
장소 미상. 1970년대 추정. 고영일
장소 미상. 1970년대 추정. ⓒ고영일

두 번째 전시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 사진을 선보인다. 제주 바닷가 풍경, 중산간, 동네 골목의 풍경이 있으며, 각각의 풍경에 아이들이 등장한다. 고영일 선생이 찍은 사진에 과연 누구의 모습이 담겼을까. 10월 한달동안 전시를 한다고 하니, 자신의 모습이 있는지 확인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고영일 선생은 사진가이면서 기자로도 활동했다. 아울러 제주카메라클럽 창립회원·고문, 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도 지냈다. 지난 1990년엔 제주도문화상도 수상했다.

‘큰바다영’을 운영하는 고경대씨는 아버지의 작업을 펼쳐내며 제주의 이야기를 하는 건 물론, 다른 사진가의 작품도 마음껏 펼치는 공간으로 만들 구상을 가지고 있다. ‘큰바다영’은 목~일요일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문을 연다. ‘큰바다영’은 제주시 건입동 동자복 옆에 주소(제주시 만덕로 11)를 두고 있다. 전시 문의는 ☎ 070-4246-5504 또는 010-8007-5504(고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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