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방제 전력 할 때 정치 일정 바람직하지 않아”
‘日 원전 오염수 대응 협약’은 원 전 지사 반대 불참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차기 대통령선거에 나서는 더불어민주당 경선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제주행이 태풍 '찬투'(CHANTHU)에 발목이 잡혔다. 국민의힘 대선경선에 나선 원희룡 후보의 제주도지사 시절에 이어 두 번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열린캠프 측은 오는 17일로 예정된 이 후보의 제주 방문 및 제주 공약발표 기자회견 일정 순연을 밝혔다. 한반도를 향하고 있는 제14호 태풍 '찬투'를 이유로 들었다.
'찬투'는 13일 오전 9시 현재 중국 상하이 남동쪽 약 320km 부근 해상에서 시속 27km의 속도로 북북동진 중이다. 중심기압 955hPa, 순간최대풍속은 초속 40m(시속 144km)의 강한 태풍으로 강풍 반경은 280km에 이른다. 오는 16일 오전 중국 상하이 북동쪽 약 160km 부근 해상을 지나 17일 오전 제주 북서쪽 약 40km 북서쪽 부근 해상을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
열린캠프 측은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재난방제에 전력해야 할 제주에서 공약발표 등 정치 일정을 갖는 것이 제주도민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후보(이 지사)의 뜻에 따라 오는 17일 제주 일정을 순연한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의 제주 대선 행보는 앞서 지난 6월에도 막힌 바 있다. 제주도지사를 맡고 있던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의 반대에 따른 것이다.
이 지사는 지난 6월 11일 제주에서 제주도를 뺀 제주도의회와 경기도, 경기도의회 등 3개 기관의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공동 대응 협약에 참석하기로 했다. 원 전 지사는 당시 '이재명 지사님 제주 방역이 절박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자신의 SNS에 올리고 불참을 요구했다. 원 전 지사는 글에서 "이지명 지사님과 민주당이 장악한 경기도, 제주도의회간 이번 행사가 강행된다면 제주도의 절박함을 외면한 처사가 될 것이다.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이번 행사를 연기해달라. 당리당략과 정치적 유불리를 따질 때가 아니다"고 요청했다.
이 지사는 이에 '원희룡 지사님의 의견을 존중하겠습니다"라는 글을 통해 원 전 지사의 요구를 수용했다. 그러면서 "대단히 안타깝기도하다. 무엇보다 4.3 유가족분들을 만나 뵙고 마음 속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지사의 제주 일정은 이번에 '찬투'에 발목이 잡히며 추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열린캠프 측은 "이 후보의 제주 방문 일정이 추후 결정되는 대로 알리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