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장관에게 보내는 글쓰기’, 지속가능한 제주 사회를 위한 결의문 낭독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 제2공항 백지화 결정을 촉구하는 도민결의대회가 19일 오후 7시 제주시청 상징조형물 앞에서 열렸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제주 제2공항 사업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 재보완서를 환경부에 제출해놓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날 도민결의대회에서는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된 도민 의견수렴 결과를 무시하고 전략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국토부를 향해 “투기 세력을 비호하는 국토부를 해체하라”는 구호가 터져 나왔다.
국토부가 제출한 전략환경영향평가 재보완서를 검토 중인 환경부에 대해서도 도민 결정을 받아들여 ‘부동의’로 결론을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
강원보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 상임대표는 대회사에서 “도민 여론조사를 통해 도민 의견 수렴결과가 확인된 후에도 국토부가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면서 4개월을 질질 끌고 있다”고 국토부를 비판한 뒤 “도민들의 현명한 선택이 지켜질 수 있도록 결단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그는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 재보완서를 법정 마감시한 마지막날에야 제출한 것을 두고 “마지막 꼼수”라고 신랄하게 꼬집으면서 “환경부가 주민수용성 요건을 갖추도록 보완을 요구한 만큼 도민 의견을 수용해 ‘부동의’로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면 도민들의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그는 “6년 동안 싸워온 투쟁이 이제 한 달 남짓 남았다”면서 “남은 기간 동안 국토부와 환경부, 국회, 청와대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다하면서 흐트러짐 없이 종지부를 찍을 수 있도록 가열차게 투쟁해 나가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규탄 발언에 나선 김희정씨는 지난 2019년 ‘합리적‧객관적 절차에 따라 도민 의견이 수렴된다면 존중’하기로 한 당정협의 결과에 따라 도민 여론조사가 실시됐고, 여론조사 결과 ‘반대’라는 결론이 내려지기까지 과정을 다시 한 번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도민들은 더 이상 관광이 우선이 아니라 도민들의 삶이 우선이라는 판단을 내렸다”며 “우리의 미래 세대를 위한 현명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평가, 도민들이 ‘자기결정권’을 행사해 스스로 내린 결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최근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선 원희룡 지사를 겨냥해 “자신의 살 길만 찾지 말고 도민들이 살 길을 찾아달라”고 신랄하게 꼬집기도 했다.
이어 그는 국토부에는 제2공항 백지화 선언을 요구하면서 환경부에도 “국토부가 제출한 전략환경영향평가 재보완서를 단 한 장도 넘겨봐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번째 규탄 발언에 나선 오창현 수산리 반대대책위 사무국장은 수산리와 난산리, 신산리, 온평리 등 제2공항 부지에 포함된 마을들이 모두 마을총회에서 ‘제2공항 반대’로 입장을 정리한 점을 들어 “국토부는 ‘주민수용성’을 ‘물에 녹는다’는 의미로 알고 있어서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 내용에 대해서도 그는 “제2공항 부지 인근 조류 생태조사를 보면 새들이 100m 이상 날지 못하는 것으로 돼있다”면서 “성산 일출봉 정상 높이가 270m인데, 그러면 정상 부근의 하얀 가마우지 배설물은 새들이 정상까지 걸어갔다는 얘기가 되는 것 아니냐”며 상식적으로도 납득이 되지 않는 조사 결과임을 지적했다.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이어 환경부 장관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한 자, 한 자씩 눌러 쓴 뒤 ‘제주 제2공항 백지화와 지속가능한 제주 사회를 위한 도민 결의문’ 낭독을 끝으로 이날 도민결의대회를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