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 “경찰 피의자 체포 시 진술거부권까지 고지 필요”
국가인권위 “경찰 피의자 체포 시 진술거부권까지 고지 필요”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1.01.1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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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소송법 개정 해야” 의견 제시
“의수 착용 ‘뒷수갑’ 사용도 부적절”
국가인권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 갈무리. © 미디어제주
국가인권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 갈무리.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경찰이 의수를 착용한 피의자 체포 시 '뒷수갑' 사용은 과도하며, 진술거부권까지 고지를 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의견은 제주경찰이 피의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 계기가 됐다.

11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제주도내 모 지구대 경찰 2명(A경위, B경장)은 2019년 11월 3일 오후 모애견숍에서 '손님과 업주 간 시비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시비를 벌이던 손님 C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시비는 C씨가 사흘 전 애견숍 업주에게 계약금 10만원을 주고 강아지 분양을 계약했는데, 분양을 받으러 가보니 그 강아지가 아니어서 환불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지 1시간이 지날 때까지 C씨가 계약금 반환을 주장하며 퇴거에 불응하자 피의사실 요지와 체포 이유 등을 고지하고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C씨는 '미란다 원칙'을 고지 받지 못했고 의수를 착용한 자신에게 뒷수갑을 채워 적법 절차 원칙 위반 및 신체 자유 침해로 국가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국가인권위는 경찰의 수갑 사용이 부적절했다고 판단하면서도 미란다 원칙 고지 미고지에 대해서는 진정을 기각했다. 체포 당시가 경찰청 범죄수사규칙 개정 전으로 진술거부권 고지 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체포 및 이송 과정에서 실질적인 피의자 신문이 이뤄졌다고 볼만한 정황도 없기 때문이다.

다만 뒷수갑 사용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피력했다. 의수를 착용한 C씨에게 뒷수갑을 사용해야 할 정도로 저항하는 모습이 없었다는 이유다. 경찰이 C씨가 왼쪽 팔에 의수를 착용한 장애인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등 주의 의무를 게을리 했다고 지적했다.

국가인권위는 이에 따라 해당 지구대를 관할하는 경찰서장에게 '과도한 경찰장구 사용'이 재발하지 않도록 직무교육 실시를 권고했다. 이와 함께 법무부장관에게 체포 및 구속 피의자의 권리보장을 두텁게 하기 위해 '형사소송법' 제200조의 5(체포와 피의사실 등의 고지) 내용에 진술거부권을 포함,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더불어 경찰청장에게도 앞으로 경찰관들이 피의자 체포 시 이행해야 하는 권리고지 범위를 분명히 할 수 있도록 '(경찰청) 범죄수사규칙'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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