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출신 변성진 감독 <헛묘> 한중단편영화제 ‘2관왕’
제주출신 변성진 감독 <헛묘> 한중단편영화제 ‘2관왕’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0.08.3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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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작품상, 남우주연상은 성지루 배우 수상
제주4·3와 개발에 따른 아픔과 가족사랑 그려내
변성진 "무겁지 않게 제주 4.3 보여주고 싶었다"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코로나19로 모두 지친 이때, 제주출신 감독의 작품이 제4회 한중국제단편영화제 최우수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등 2관왕을 달성했다는 소식이 30일 날아들었다.

2관왕의 영광을 안은 작품은 변성진 감독의 단편영화 <헛묘>이다. 헛묘는 제주4·3의 아픔을 상징적으로 일컫는 장례행위이다. 제주4·3의 와중에 시신을 찾지 못한 영령은 얼마나 많았을까. 그때를 살던 제주사람들은 ‘시신없는 빈 묘소’인 헛묘를 만들어 죽은 자의 영령을 달랬다. 그게 있어야 산 자 역시 슬픔의 굴레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었다.

제4회 한중국제영화제는 시상식 행사를 위주로 하는 어워드영화제로 8월 25일 개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확산으로 취소되고, 약식 행사를 지난 29일 마포구에 있는 영화제 사무국에서 진행했다.

<헛묘>는 800여 편의 작품 가운데 최우수작품으로 선정됐고, 중국 마케팅도 잇따를 전망이다. 남우주연상은 봉삼 역할의 성지루 배우이다.

단편 <헛묘>는 벌초대행업자인 주인공이 겪는 가짜묘 해프닝을 통해 시대를 넘는 가족의 사랑과 아픔을 끄집어낸다.

단편 '헛묘' 한 장면.
단편 '헛묘' 한 장면.

벌초대행업을 하며 홀로 딸을 키우는 주인공 봉삼. 어느날 일본에 있는 재일동포 할머니로부터 제주4·3 때 돌아가신 아버지의 묘를 벌초해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봉삼은 할머니가 그려준 약도를 보며 묘를 찾지만, 이미 묘터는 대규모 건설 현장으로 변해버렸다. 돈이 아쉬운 봉삼은 할머니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핑계로 가짜묘를 만들기 시작한다.

<헛묘> 시나리오는 지난 2018년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 중단편시나리오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지난해 영화진흥위원회 독립예술영화 제작지원 작품으로 선정됐고,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으로부터도 지원을 받으면서 제작됐다.

제주출신 변성진 감독은 단편 <빈집>을 2013 미쟝센단편영화제 경쟁작에 올려놓았고, 지난해는 장편 <미여지뱅뒤>로 인도 노이다국제영화제 최우수 편집상을 받았다.

변성진 감독은 “제주4.3 이야기는 부담감 때문에 항상 뒤로만 미루고 있었다. 영화가 담고 있는 것보다 담고 있지 못한 것이 더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은 영화, 무겁지만은 않은 스타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제주4.3을 보여주는 시도를 하고 싶었다”면서 “4·3희생자와 행불인들의 영령을 애도하며, 제작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2관왕의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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