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동안 실험으로 끝날 처지에 놓인 제주 자치경찰”
“14년 동안 실험으로 끝날 처지에 놓인 제주 자치경찰”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0.08.0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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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 자치경찰단 특례조항 적극 대응 주문
“700억 지방비 투입했는데 헌신짝 취급 … 결국 제주도민만 피해”
14일 오전 진행된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 회의 모습.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당정청 협의를 거쳐 발표된 경찰법 개정안과 관련, 제주 자치경찰 존치를 위해 특례조항 신설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채택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14일 오전 진행된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 회의 모습.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당정청 협의를 거쳐 발표된 경찰법 개정안과 관련, 제주 자치경찰 존치를 위해 특례조항 신설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채택됐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제주에서 14년째 운영돼온 자치경찰이 다시 국가 경찰에 흡수될 처지에 놓인 가운데, 제주에서 성공적으로 시행돼온 자치경찰 제도를 크게 후퇴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위원장 양영식)는 6일 제385회 임시회 폐회 중 제3차 회의를 개최, 제주특별자치도경찰단으로부터 긴급 현안 보고 받은 자리에서 제주특별법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자치경찰에 대한 특례조항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고찬경 자치경찰단장은 이날 보건복지안전위 회의에 출석, 현안 보고를 통해 “최근 당정청 협의를 거쳐 발표된 ‘자치경찰법’이 시행될 경우 모든 경찰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유지되고 자기경찰의 사무에 관한 부분은 시도경찰청장이 아니라 시도경찰위원회에서 지휘 감독을 하기 되며 필요한 인력과 사무는 지자체가 지원하는 형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고 단장은 “전국적으로 이원화 모델 조직 신설에 따른 비용과 업무 혼선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는 데는 공감한다”면서도 “제주도의 경우 고도의 지방분권 실현을 목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제정한 제주특별법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 자치경찰제인데 이런 방향으로 법 개정이 된다면 자치경찰은 국가경찰에 흡수돼 전국적으로 자치경찰제를 시행한다고 해도 제주특별법의 취지에 반해 제주의 자치경찰제도를 크게 후퇴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고 단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원희룡 지사도 “일반법을 개정하면서 제주특별법의 조항을 삭제하는 것은 법의 단계적 논리에도 맞지 않다”면서 “자치경찰단이 그동안 제주도민의 혈세로 성장해왔는데 자치분권에 역행하는 조치”라며 자치경찰의 존립을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에서 보건복지안전위 소속 의원들도 한 목소리로 자치경찰 존폐 문제에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쏟아냈다.

김경학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구좌읍)은 “제주도가 중앙 정부와 국회 분위기를 미리 예의주시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했어야 하는데 대응이 부실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며 “의회 차원에서도 특례 규정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대표단을 구성해 중앙부처와 국회를 방문하는 등 강력 대응하고 집행부에서 총력 대응에 나서 도민 역량을 집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오라동)도 현대성 도 기획조정실장이 전국 시도지사협의회 화상회의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답변한 것을 두고 “14년째 자치경찰제를 시행하고 있는 제주도의 입장이 다른 지자체의 공감을 얻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시도지사협의회 차원에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원희룡 지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본다”고 주문했다.

특히 이 의원은 “다른 지자체는 환영 입장일 수도 있는데 이 시점에서 시도지사협의회 차원에서 대응하는 것은 너무 안이한 대응”이라고 신랄하게 꼬집으면서 “국회에서도 한 달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도에서 입장 발표가 전혀 없었다”고 도 집행부의 ‘뒷북 대응’을 질타했다.

반면 홍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이도2동 갑)은 “제주도로서는 손해보는 느낌이지만 전국적으로는 나름대로 시대 변화를 앞당기는 차원에서 의미있는 법안”이라면서도 “14년간 제주에서 자치경찰이 실험됐는데 국가에서 제주형 자치경찰이 썩 좋게 평가를 받지 못해 전국화되는 데 설득력을 얻지 못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양영식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연동 갑)은 더욱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양 위원장은 “일원화된 조직으로 자치경찰을 하겠다는 건 눈가리고 아웅하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어떻게 중앙 정부의 통제를 받고 눈치를 보면서 자치경찰이라고 명명할 수 있겠느냐. 자율성이 담보가 돼야 창의적이고 지역 특성에 맞는 치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결국 제주도민만 피해를 보게 됐다”며 “지금까지 7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됐다. 시범 운영을 해달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헌신짝처럼 내팽개치는 거냐. 제주도민이 실험 대상인 마루타인 거냐. 이런 특별자치도라면 반납하고 말지 계속 붙들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양 위원장은 “자치경찰단과 집행부, 의회가 힘을 합쳐 행안위 소위에 들어가서 특례조항을 통해 자치경찰단을 존치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고, 현 실장도 “이해관계 부서인 자치경찰단이 직접 지사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고 있다”면서 “기조실 차원에서도 긴밀하게 협조하면서 역할을 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경학 의원도 “원 지사가 직접 나서서 중앙부처와 국회를 설득하는 데 제주 국회의원들과 힘을 모아나가야 하는데, 기조실장의 답변을 들어보면 느슨한 것 같다”면서 “제주도는 다른 시도와 이해관계가 다르다. 지금 플랜 B나 C를 얘기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중앙 정부나 국회는 업무 혼선과 예산 부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속내는 지방자치단체를 믿지 못하겠다는 거다”라며 “분권에 대한 저항이라고 본다. 대통령은 분권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중앙 부처나 국회가 권력을 나눠주고 싶지 않은 거 같다”고 거듭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당정청 협의를 거쳐 발표된 경찰법 개정안과 관련, 제주 자치경찰 존치를 위해 특례조항 신설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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