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이 얼마나 머문다고 우도에 리조트를 짓나요”
“관광객이 얼마나 머문다고 우도에 리조트를 짓나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0.07.28 15:5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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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와 개발] <3> 우도의 낯선 리조트

세계적 작가 훈데르트바서 이름 딴 건축 공사 돌입
비날씨만 되면 우도 경관 돌칸이 일대 토사로 범벅
우도의 리조트 개발 현장. 세계적 작가 '훈데르트바서'의 이름을 딴 리조트 공사가 지난 6월부터 시작됐다. 미디어제주
우도의 리조트 개발 현장. 세계적 작가 '훈데르트바서'의 이름을 딴 리조트 공사가 지난 6월부터 시작됐다.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작은 섬 우도. 19세기 중반부터 사람들이 정착해서 살았으니, 현재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오랜 역사를 지닌 섬은 아니다. 그러나 시간은 변한다. 시간은 공간의 변화도 함께한다. 물론 우도는 변하고 있다.

얼마 전 우도에 있는 오봉리 낚시터를 본 김에 우도 최고의 역사(役事)가 될 리조트 현장도 지켜보게 됐다. 사실 우도에 리조트가 들어선다는 그 자체가 놀라웠다.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우도를 찾길래 리조트가 필요할까라는 의문이다. 리조트는 세계적 작가의 이름을 딴 ‘훈데르트바서 파크앤리조트’이다. 훈데르트바서는 지금은 세상에 없는 인물이다. 그가 세상을 떠난지 20년이나 됐다.

다시 한번 되물어보자. 우도에 리조트가 필요할까? 필요하다는 답을 찾기는 어렵다. 그래서인지 사업자는 ‘훈데르트바서’라는 이름을 가져왔고,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훈데리트바서 리조트 공사는 지난달부터 시작됐다. 작은 섬이어서 그럴까. 리조트 공사 초기엔 공사지점 뿐아니라 우도 섬 곳곳에 울림이 있었다고 한다. 공사 현장은 연평리 일원이지만 우도 북쪽에 해당하는 오봉리 일대까지 공사 울림이 들렸다고 한다.

공사장 인근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이는 더 불만이다. 도항선으로 들어온 공사차량은 쉼없이 현장까지 오간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에도 수십대의 차량이 오간다. 여기서 우도 주민 몇사람을 만났다. 사실 우도 지역은 좁아서 이름을 밝히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알파벳 이니셜로 대신한다. 여기서 사업을 하고 있는 A씨의 말을 들어본다.

“정말 돌아버리겠어요. 스트레스는 장난이 아닙니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말도 못할 정도로 공사차량이 돌아다녀요. 건물에 금이 가는 건 매일매일 달라질 정도입니다.”

훈데르트바서리조트 조감도.
훈데르트바서리조트 조감도.

A씨는 살살 다녀달라고 공사측 관계자에게 얘기를 했다고 하는데, 잘 먹히진 않은 모양이다. 공사차량이 빈번하게 오가면서 공사장으로 향하는 도로 중간은 구멍이 생긴 곳도 있을 정도였다.

“공사를 시작하는 것도 몰랐어요. 설명회를 했다고 하는데 언제 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정말 몰라요.”

‘훈데르트바서 파크앤리조트’는 우도면 연평리 일대 4만9981㎡를 차지하게 된다. 리조트 남서쪽으로 성산일출봉 등의 광경이 펼쳐진다. 이곳은 우도의 절경 가운데 한곳인 ‘돌칸이’와도 가깝다. 우도 지역 사람들은 이번 공사로 돌칸이 일대 암반이 무너져내리지는 않을지 불안하다는 의견도 비쳤다.

수일째 오락가락하던 장마전선이 물러가긴 했으나 비날씨엔 우도 바다는 온통 흙탕물을 뒤집어써야 한다. B씨의 하소연을 들어보자.

“장마철은 우기인데, 지속적인 터파기 공사로 폭우에 토사가 흘러내려 톨칸이 앞바다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어요. 앞으로 바다 사막화를 초래할 것이 분명합니다. 게다가 생활쓰레기, 생활하수 등 리조트에서 나오는 오염원이 더해지면 어떻게 될 것 같은가요?”

비만 오면 우도 일대 바다는 리조트에서 나온 흙과 섞여 흙탕물을 이룬다. 독자 제공
비만 오면 우도 일대 바다는 리조트에서 나온 흙과 섞여 흙탕물을 이룬다. ⓒ독자 제공

시간은 끝없는 영속성을 지닌다. 우리는 시간이라는 흐름에 따라 공간을 창출한다. 하지만 너무 급하게 가려다 보니 그걸 거스르곤 한다. 겹겹이 싸인 시간을 공간이 덮어버리면서 모든 걸 앗아간다. 쉽게 말하면 개발이다.

훈데르트바서는 우도에 들어서는 리조트를 아떻게 바라볼까. 자신의 이름을 딴 리조트가 들어선다는 사실을 안다면 뭐라고 할까. 화를 냈음에 분명하다. 훈데르트바서는 지독한 환경우선론자이다. 자연의 생명력을 늘 강조했던 그는 나무 한그루에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던 인물이다. 직선 투성이의 건축물을 향해서는 날선 비난을 하기도 했다. 그는 심지어 “건축을 위한 건축은 범죄다”고 했다. 한창 공사중인 훈데르트바서 리조트는 어떨까. ‘건축을 위한 건축’이 아니고 무엇일까. 훈데르트바서라는 이름을 딴다고 해서 생태주의 건축이 되는 건 아니다. 훈데르트바서는 자연을 함부로 하지 말라고 했는데, 그 이름을 딴 리조트는 과연 그걸 알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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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2020-07-29 14:41:11
큰일이야... 큰일이야..

공생 2020-07-31 00:00:26
누가 한번 훈데르트 바서 재단이나 후손에게 이 광경을 보여주면 좋겠다.
아마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며 하는 말
"네, 이놈들! 당장 멈추거라. 어서 저 놈들을 하옥 시켜라!"
하겠지. 아니다. 우리말은 못하겠지?
오호통재라...

UDo 2020-08-03 11:01:35
이래서 우도는 안되는거... 우도자체가 사람들이 2시간 놀다간다고 생각하는데 제주여행을 2박3일 또는 더길게와도 우도는 볼게 없어 고작2시간 왜? 1박2일 코스를 만들지 않는가 고작 볼게 자연? 그게다야? 섬명성에 걸맞게 장기적으로 봐서는 제주여행이 아니라 우도여행만 올 수있게 만들어야 할거 같은데.... 생각이 짧은 섬사람들 ㅉㅉㅉ